몸집 커지는 중국 내 한식당, 일식 바짝 추격
몸집 커지는 중국 내 한식당, 일식 바짝 추격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12.07 11: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강식에 마진율 높아…고기구이 프랜차이즈 3년 후 11조 원대
저렴한 가격에 높은 영양으로 직장인 선호
표준화된 요리법 맛 편차 적고 인건비 절감
거주자 상권서 도심 번화가·캠퍼스 주변 확산

중국에서 한식당의 시장 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그동안 중국 해외 요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던 일식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등으로 반일 정서가 거세지면서 주춤한 가운데 한식당은 높아진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승승장구하고 있다.

코트라 톈진무역관에 따르면, 최근 한식을 즐기는 중국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한식당이 한국인 거주지 상권에서 도심 번화가와 캠퍼스 주변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또한 현지 요식업 창업자들도 한식당은 마진율이 높고, 정형화된 요리를 계속해 판매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선호도가 높아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프랜차이즈 식당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한식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어 우리 정통 한식당과 식재료 브랜드의 진출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성장하는 중국의 한식당 시장


중국에서 한국 음식은 인지도가 높으며 한식당도 많은 편이다.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중국 내 해외 요리 중 1, 2위를 차지한 일식, 한식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53%, 36%였다. 최근엔 주요 소비층인 20대, 30대 사이에 K-팝과 드라마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데다, 한국 음식이 건강하다는 인식이 있어 중국 각 도시의 한식당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이에 중얀푸화산업연구원은 중국의 한식당 시장 규모는 앞으로 계속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식당 중에는 고기를 주요 메뉴로 하는 프랜차이즈 식당이 많이 늘고 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신청 플랫폼인 지아멍싱왕 내 한식 브랜드는 현재 200개가 넘는다. 일식보다 많은 숫자다. 이는 본사에서 식재료와 양념 소스, 반찬 등을 일괄적으로 공급하고 있고 조리법이 표준화되어 있어 본점의 맛과 품질을 각 가맹점에서도 어렵지 않게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기류를 주로 판매하는 한식당은 1인당 소비단가가 높으며 요리사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 프랜차이즈 운영에도 유리하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안삼팡이다. 2023년까지 상하이, 베이징 등에서 136개 지점을 오픈했으며 2022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톈진시에만 총 5개 지점을 개업했다. 배달 플랫폼인 메이퇀디엔핑은 이러한 증가세에 힘입어 중국의 고기구이 한식당의 시장 규모는 2022년 385억 위안에서 2026년 700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K-푸드의 인기와 함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 높은 이윤, 표준화된 조리법 등으로 한식당 창업이 부쩍 늘고 있으며 종류도 다양해지는 등 한식당 시장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사진=지아멍싱왕)
△최근 중국에서는 K-푸드의 인기와 함께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 높은 이윤, 표준화된 조리법 등으로 한식당 창업이 부쩍 늘고 있으며 종류도 다양해지는 등 한식당 시장규모가 계속 커지고 있다. (사진=지아멍싱왕)

번화가와 캠퍼스 주변으로 확산


주로 한인 밀집 지역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던 한식당이 최근 들어 톈진시의 도심 번화가나 대학교 캠퍼스 주변에도 많아지고 있다.

리뷰 플랫폼인 따종디엔핑에 따르면 2023년 11월 기준 톈진시에는 약 400개의 한식당이 소재해 있으며 한인타운에 약 50여 개 있고 나머지 85%는 빈장다오 등 시내 번화가와 캠퍼스 주변에 위치한다. 특히 번화가인 빈장다오 주변의 한식당은 31개로 한인타운인 메이쟝, 시대오성 등 보다 많다. 또 400개 한식당 중 약 10%만 한국인 사장이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나머지 90%는 중국 현지인이 직접 운영 중인 식당으로 알려졌다.

한식당이 늘어나면서 종류도 다양해졌다. 번화가와 캠퍼스 주변은 젊은 소비자가 많아 메뉴와 가격이 주로 이들의 취향과 소비 습관에 맞춰져 있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주로 비빔밥, 찌개류, 냉면과 고기류 등과 기본적인 메뉴가 많으며 치킨, 김밥 등 특정 메뉴만 판매하는 가게도 있다.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대개 9000~1만7500원이며 고기류가 없는 식당의 1인당 평균 구매금액은 1만2500원 이하이다.

한식당이 많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프랜차이즈 형태의 한식당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23년 11월 기준 톈지시에서 가맹점을 3곳 보유한 한식당 프랜차이즈는 10개이며, 가맹점이 4곳 이상인 브랜드는 8개다. 그중 가장 인기 높은 미촌비빔밥은 비빔밥, 불고기 등 인기 메뉴로 톈진시에서만 총 41개의 가맹점을 오픈했다. 또 톈진시에는 현지인이 운영 중인 고기구이 전문점 녹색마을이 11개, 안삼팡이 5개, 시타할매가 4개 운영되고 있다. 특히 녹색마을은 한식 배달에 특화된 포장 용기를 사용하고 다양한 반찬 세트를 제공해 인기를 얻고 있다.


한식을 선택하는 이유는?


중국인들이 한식당을 좋아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저렴한 가격대와 높은 영양 때문이다. 한식은 비빔밥, 찌개류, 김밥, 고기구이 등 메뉴가 다양하며 평균 판매가격은 라멘이나 카레, 오므라이스 등 일본 음식보다 낮아 부담이 덜한 편이다. 한식은 또 건강하면서도 식사 시간이 오래 소요되지 않아 1인 가정에서 많이 이용된다. 또한 한식 재료에는 채소류가 많이 사용되고 지방 영양소가 비교적 적어 패스트푸드보다 건강에 좋고 중국 요리보다 조리 시간이 짧아 평일엔 직장인들의 선호도가 높다.

요식업 창업자가 한국요리를 선택하는 이유는 높은 이윤과 소비자의 선호, 표준화된 요리법이 주요인이다.

먼저, 한식당의 영업이익률은 중식당에 비해 높은 편이다. 중국에서 판매하는 한식의 주재료인 채소, 쌀, 고기류는 저렴한 편이며, 대표 메뉴인 비빔밥과 김밥, 찌개류의 영업이익률은 70~90%에 달한다. 반면 중식 볶음요리의 영업이익률은 약 50~65% 정도다.

둘째는 한식당이 많아지면서 현지인들의 한국요리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는 한식의 조리법은 중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단해 표준화된 요리법으로 누구나 쉽게 조리할 수 있으며, 요리사 인건비도 다른 식당에 비해 낮게 유지할 수 있다. 또 표준화된 레시피로 가맹점마다 맛의 편차가 크지 않다.

이 외에도 밑반찬, 김치, 양념 소스 등 식당에서 이용되는 식재료들은 모두 본사가 지정한 공장에서 각 가맹점으로 배송하고 있어 식재료 준비가 편리하다.

한편, 무역관은 중국 현지에서 한식당이 늘어나고 있지만 프랜차이즈 간 메뉴나 품질에는 큰 차이가 없으나 맛 등은 아직 한국의 한식당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현지 한식당의 시장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추세이기에 한국의 요식업 프랜차이즈도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한식에 관한 부쩍 높아진 관심 탓에 프리미엄 한식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지만, 아직 프리미엄 한식당이 많지 않아 시장 개척 가능성도 큰 편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한국에서 판매되는 수준의 한식을 중국에 공급할 수 있다면 한국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