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논알코올 음료, 정부 뒷받침에 성장 탄력
일본 논알코올 음료, 정부 뒷받침에 성장 탄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3.15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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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생성 ‘건강 위한 음주 지침’ 발표…하루 남성 40g-여성 20g 이하 권고
아사히맥주, 도수 8% 이상 신제품 발매 않기로
논알코올·저알코올 점유율 내년까지 20% 달성
과일 맛·하이볼·다이어트 효과 등 다양한 제품 선봬
소비자 2명 중 1명 “마셔 본 경험”…맛·건강 등 고려

일본의 논알코올 음료가 갈수록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 후생노동성이 ‘건강을 배려한 음주 가이드라인’을 최초 발표함에 따라 기업들도 논알코올·저알코올 제품 비율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 2월 19일 알코올 문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여 알코올 건강 장애 발생을 예방하자는 취지의 음주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지침은 하루에 남성 40g, 여성 20g 이하의 순 알코올 섭취를 권고한다. 순 알코올 20g은 맥주 한 잔(500㎖)이나 와인 한 잔(120㎖)에 해당한다. 섭취 적정량 이상 음주 시 고혈압, 식도암, 대장암 등의 발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고 경고한다.

또한 단시간에 다량 음주(순 알코올 섭취량 60g 이상), 타인에게 음주 강요, 불안·불면 해소를 위한 음주 등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건강을 고려해 불가피한 음주 시에는 스스로 마실 양을 정하고 마시거나 음주 사이에 물을 섭취해 알코올을 천천히 분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러한 정부 방침에 따라 일본 주류 업계는 신제품의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등 조치를 내놓고 있다. 특히 아사히 맥주는 ESG 전략의 일환으로서 "부적절한 음주 문화를 박멸하고 고객이 술과 좋은 관계를 즐길 수 있도록 2024년 이후 알코올 도수 8% 이상의 신제품을 발매하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사히 맥주의 알코올 도수 3.5% 이하 상품 구성 비율은 2023년 기준 10.1%이며, 2025년까지 전체 시장 15% 이상, 일본 국내시장 20% 달성을 목표로 논알코올·저알코올 제품군을 확대해 갈 계획이다.

아울러 최근 시장에서는 당분 흡수 억제, 기억력 향상 등 건강 기능을 갖춘 논알코올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산토리는 작년 6월 기억력 향상과 더불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올 프리’ 맥주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2019년 내장 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는 성분을 포함한 이후 이번엔 노화로 인한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GABA 성분을 더 추가한 것이다.

아사히 맥주가 8가지 맛으로 고객 선택지를 넓힌 RTD ‘스타일밸런스’도 주목받고 있다.

아사히는 하이볼, 유자·자몽 사와, 스파클링와인 등 다양한 맛으로 술 마시는 기분을 즐길 수 있는 논알코올 칵테일 음료 ‘스타일밸런스’를 판매하고 있다. 다채로운 제품군과 깔끔한 맛이 특징으로 논알코올 RTD 시장에서 3년 연속 매출액 1위를 차지했다. 3월에는 지방·당분 흡수 억제, 수면의 질 향상, 피부 보호 기능을 포함하도록 제품을 리뉴얼해 건강 기능을 강화했다.

한편, 매년 발간하는 '산토리 논알코올 음료 리포트 2023'에 따르면 2023년 일본 논알코올 음료 시장 규모는 3987만 케이스(3억3490만 ℓ)에 이른다. 이는 10년 전 대비 약 1.4배 성장한 수치이다. 종류로는 논알코올 맥주의 비율이 77%로 가장 높았으며, 레몬 사와, 하이볼로 대표되는 RTD 음료의 성장도 눈에 띄어 논알코올 제품군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 전년 대비 섭취량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2491명 대상자료: 산토리
주: 전년 대비 섭취량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2491명 대상자료: 산토리

또한 후생노동성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주 3일, 하루 500㎖ 이상 음주하는 습관이 있는 20~30대 남성의 비율은 20년 전 조사와 비교해 절반 정도 감소했으며 20~30대 여성의 비율도 3%에 불과하다. 젊은 세대의 음주 빈도가 감소하는 가장 큰 요인은 코로나 이후 고조된 건강 지향 소비이다. 또 음주로 인한 실수가 두렵다는 의견 등 음주의 장점보다 단점이 크다고 생각하는 젊은 층이 늘어나며 논알코올 음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산토리가 일본 수도권 거주 20~60대 3만 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0.4%가 논알코올 음료를 ‘마셔본 적 있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전년 대비 논알코올 음료 섭취가 증가했다고 말한 모집단의 섭취 증가 이유로는 ‘맛있어져서’가 41.1%를 차지했으며 ‘제품 종류가 다양해져서(21.1%)’, ‘건강 고려(20.4%)’가 뒤를 이었다. 이는 맛과 다양한 제품군이 소비자의 주요 고려 사항임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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