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유통가에 진풍경 연출
‘긴급재난지원금’ 유통가에 진풍경 연출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5.2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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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마트보다 가까운 편의점 몰려 식품 구입…프리미엄 제품도 서슴없이 구매
봉지면·건강식품·냉장냉동 식품 매출 두 자릿수 상승
고가 와인·양주, 한우·과일 등 신선식품 신바람
심리적 부담 줄어 외식도…모두에게 새로운 경험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첫 주가 지남에 따라 편의점, 외식업 등에 심리적 경제 부담감을 줄어든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은 이제까지 구매를 미뤄왔던 생필품을 소비함과 동시에 평소에는 쉽게 즐기지 못했던 비교적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들을 구매해볼 기회가 되고 있어 유통업계도 관련 제품의 매출 약진과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을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긴급재난지원급 지급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편의점에서 일상 생필품과 장보기 관련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고가 제품들과 신선식품의 매출 증진이 두드러졌다. (사진=세븐일레븐)
△긴급재난지원급 지급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편의점에서 일상 생필품과 장보기 관련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교적 고가 제품들과 신선식품의 매출 증진이 두드러졌다. (사진=세븐일레븐)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기 위해 찾는 이가 많은 대형마트보다도 접근성이 높고 긴급재난지원금의 사용처인 편의점으로 소비가 몰리면서 편의점 업계는 최근 고가의 생필품과 신선식품의 매출이 신장했다고 밝혔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긴급재난지원급 지급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매출이 전주 동요일과 비교해 일상 생필품과 장보기 관련 상품 중심으로 판매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가 제품들의 매출 증진이 두드러졌다.

식품 중에는 아이스크림, 주류, 봉지면, 건강식품, 간편과일, 반찬, 냉장·냉동 식품의 매출이 상승했다. 아이스크림도 전체 11.3% 증가했는데 이중 고급 아이스크림(나뚜루, 하겐다즈 등) 매출이 21.6% 증가한 반면, 일반 저가형 아이스크림은 9.9% 증가했다. 주류의 매출도 7.5% 증가했는데 이중 고가 제품인 와인과 양주가 각각 17.2%, 12.8% 오르며 성장을 주도했다. 맥주는 8.3%, 소주·막걸리는 4.1% 늘었다.

그 외에도 봉지면 17.3%, 건강식품 15.9%, 간편과일 34.9%, 반찬 9.0% 매출 증가세를 보였고, 냉장식품과 냉동식품도 각각 10.3%, 13.8% 올랐다.

지난 16~17일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에서는 일상 생필품과 신선식품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GS25의 주요 상품 매출은 전주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아이스 음료(77.7%), 국산 과일류(57.4%), 국산 돼지고기(50.4%), 수입 소고기(50.1%), 반려동물용품(63.6%) 등도 판매가 치솟았다.

특히 프리미엄 과일과 정육 제품 등 신선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GS25에서 매출이 가장 크게 신장한 카테고리 10개 중 4개가 축산 관련 카테고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4개의 축산 상품 카테고리의 신장률과 순위(괄호 안은 신장률 순위)는 △수입육 710.7%(1위) △국산돈육 394.9%(4위) △축산가공 347.7%(5위) △국산우육 234.9%(9위) 순이었다. 또 지난달 한정 수량으로 일반 사과보다 당도가 높은 ‘엔비 사과’를 판매, 가맹점주들의 주문량이 몰려 2주 만에 조기 마감됐다.

편의점 업계는 이런 추세를 감안해 ‘편의점 신선식품은 비싸지 않고 품질이 좋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배달 서비스를 24시간으로 확대하고, 온·오프라인 통합멤버십 등 서비스도 강화하는 등 실적 안정성 굳히기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백화점에만 과일을 납품하던 업체들 중 최근 편의점에 납품 문의를 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며 “프리미엄 포도와 토마토 등 일부 점포에서만 판매하던 고급 과일 상품군을 다른 점포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편의점에선 프리미엄 과일 상품군과 정육 제품 등 신선식품의 매출이 확대됐다. 지난달 GS25가 소개한 고당도의 ‘엔비 사과’는 가맹점주들의 주문량이 몰려 2주 만에 조기 마감된 바 있다. (사진=GS25)
△편의점에선 프리미엄 과일 상품군과 정육 제품 등 신선식품의 매출이 확대됐다. 지난달 GS25가 소개한 고당도의 ‘엔비 사과’는 가맹점주들의 주문량이 몰려 2주 만에 조기 마감된 바 있다. (사진=GS25)

편의점 업계의 주가도 대형마트를 제치고 '유통 대장주'에 올랐다. 지난 15일 기준 GS리테일 시가총액은 3조2725억 원으로 이마트(3조1221억 원)와 롯데쇼핑(2조4640억 원)을 모두 넘었다. BGF리테일도 시총 2조7309억 원으로 롯데쇼핑과 신세계(2조2989억 원)를 제쳤다.

대형마트 중 유일하게 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하나로마트에도 인파가 몰렸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었다. 하나로마트 측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육류 소비가 2~3배 신장했으며, 여름 제철 과일과 쌀 소비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우 등심과 삼겹살 매출은 각각 175%, 200%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상 수요가 아주 크진 않지만 재난지원금 사용으로 심리적 경제 부담이 줄어 고가 생필품, 신선 제품에 소비가 몰렸다”며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편의점에서 과일, 정육 등 신선제품들을 장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이러한 경험이 코로나 이후 ‘뉴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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