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식품 맞춤형 제품 개발 한창
고령친화식품 맞춤형 제품 개발 한창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0.11.19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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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조5000억대…연화식·고단백·저염식 위주에 육류·죽 등으로 메뉴 늘어
KS 표시 기준·규격 제정, 인증제 전환으로 탄력
케어테크 전문 업체와 손잡고 유통·서비스 확대
아워홈 상반기 매출 급증…거래처도 90% 신장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초고령화 사회 진입이 가시화 된 가운데 최근 식품업계의 고령친화식품 공략도 확대 · 다각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성인 기대수명은 83.2세로 30년 전 보다 11.5세 늘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수는 81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를 넘어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은 오는 2025년 고령인구가 전체인구의 20%인 1000만 명을 넘고 2036년 1500만 명(30%)을 초과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자료=통계청 · 내국인 고령인구 추이)
△통계청은 오는 2025년 고령인구가 전체인구의 20%인 1000만 명을 넘고 2036년 1500만 명(30%)을 초과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자료=통계청 · 내국인 고령인구 추이)

통계청은 오는 2025년 고령인구가 20%를 넘어 본격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향후 20년래 고령인구가 2배 이상 증가한 1666만 명(34.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구 고령화로 저작기능, 소화기능 저하와 이로 인한 식생활 불편 및 만성질환을 호소하는 이들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국내 고령자의 37.9%가 저작(咀嚼)기능에, 59.6%가 연하(嚥下)기능에 크고 작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KREI는 고령친화식품(이하 실버푸드) 시장이 활성화되면 사회적 질병비용이 연간 약 5000억 원 절감되고 고령소비자 효용은 6500억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실버푸드 시장 규모(출하량 기준)는 지난 2015년 7천903억 원에서 2017년 1조원대로 6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고령 인구가 급증한 올해는 1조5000억 원대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작년 말 농식품부와 한국식품연구원은 실버푸드 시장의 틀을 잡고 안정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그동안 자율표시제로 운영해 오던 고령친화식품 한국산업표준(KS)을 인증제로 전환하고 기준·규격 등을 구체화한 바 있다.

 

일본, 독일, 덴마크 등 실버푸드 선진시장의 다양한 제품기술과 판매 형태를 뛰어넘고 국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식품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재 CJ프레시웨이, 풀무원, 아워홈 등이 실버푸드 전담 사업부를 신설해 식품개발 시설 및 제조 시설을 확충하고 전문 영양사들을 영입하는 등 중장년층을 포괄하는 맞춤형 식품개발·유통에 나서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15년 업계최초로 고령 전문 식자재 브랜드 ‘헬씨누리’를 론칭해 저작 · 소화에 불편감을 호소하는 고령층을 위한 맞춤 식단 제공 및 관련된 맞춤 식자재 납품을 시작했다. 이후 2018년 식자재 공급뿐 아니라 영양식단, 서비스 컨설팅, 사회공헌 사업까지 아우르는 브랜드로 통합·확장했다.

이어 지난 7월 시니어 케어 전문 기업 ‘비지팅엔젤스’ 및 실버푸드 전문 업체 ‘사랑과선행’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비지팅엔젤스는 전국 131개 지점에 6천780명의 회원을 보유한 요양 전문 기업이고 사랑과선행은 국내 500여개 요양시설에 위탁급식을 제공하는 관련분야 1위 기업이다.

CJ프레시웨이는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노인 맞춤형 푸드 개발과 유통 등 관련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저작 능력과 영양정도, 소화능력 등을 고려해 다양한 식자재를 선보이는 한편 조리 정도를 달리해 현장에서 식단운영이 효율적이고 편리하도록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연화식, 저염식, 고단백으로 제품 콘셉트를 잡고 죽류 등을 추가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푸드머스는 2015년 실버푸드 전문브랜드 ‘소프트메이드(Softmade)’를 론칭했다. 이후 고령식품 선진시장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자체 연구·개발에 투자해 이듬해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초기에는 저작단계와 식이요법 등 2가지 라인업에 따라 제품을 생산했고 지난 2018년부터 부드러움, 영양균형, 고령자기호 등 3가지 기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작년 브랜드명을 ‘풀스케어’로 변경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노인 케어테크 전문 기업 ‘아리아케어’와 협약을 맺고 공동연구 및 서비스 범위 확대에 나섰다.

아리아케어는 ICT기술에 기반한 노인 케어 시스템과 치매 자가진단 앱 등을 보유한 스마트 기업이자 전국에 걸쳐 약 200명의 사회복지사와 3000여명의 요양보호사가 소속된 노인 케어 전문 기업이다. 풀무원푸드머스는 기존 실버푸드 생산·공급과 함께 빅데이터를 활용한 실버푸드 연구, 유통 협력에 이어 방문요양서비스에 실버푸드를 접목할 계획이다.

풀무원푸드머스 관계자는 “요양원 수 급증에 이어 최근 프리미엄 주야간보호센터가 늘어 전문 실버푸드를 찾는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 한다”며 “고령 소비자의 먹는 기쁨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켜 궁극적으로 삶의 질 향상을 돕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물성을 조절한 육류의 저작강도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에서 고령자를 대상으로 물성을 조절한 육류의 저작강도 테스트를 진행하는 모습.

아워홈은 2017년 국내 처음으로 효소를 활용해 육류, 떡, 견과류 등의 물성 조절에 성공해 3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이듬해 자사 프리미엄 식재 브랜드 ‘행복한맛남 케어플러스’를 통해 B2B시장에 진출했고 현재 전국 실버타운과 병원, 요양 복지시설 등에 B2B 형태 유통을 이어오고 있다.

2018년 출시한 연화식 양념육 3종을 시작으로 연화 생선조림 2종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B2B 시장서 노하우를 축적한 아워홈은 올 초 연화 간편식 2종을 B2C 시장에 출시했다.

지난 8월 기준 아워홈 연화간편식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87%가량 성장했고 아워홈이 연화식을 납품하는 거래처도 작년 동기 대비 약 90% 늘었다.

아워홈 관계자는 “자사 연화식은 부드러운 식감과 소화로 실버세대 뿐만 아니라 기호에 따라 모든 연령대가 즐길 수 있다”면서 “특히 뛰어난 효소 침투 방식 연화기술을 활용해 향후 보다 다양한 원물에 대한 상품화는 물론, 세분 연화 단계에 따라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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