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가공 실적 반등…11개 사 영업익 77% 급증
육가공 실적 반등…11개 사 영업익 77% 급증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1.04.13 0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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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매출 3.4% 증가한 5조 470억…육계 부문은 수익성 악화
하림 8955억에 영업이익 114% 늘어 61억
농협목우촌·한성기업·진주햄 이익 세 자릿수 상승
에쓰푸드 킬바사 소시지 먹방 인기…1913억

코로나19 확산으로 집 밥 수요가 늘면서 주요 육가공 업체들의 실적이 반등했다. 반면 생닭 비인기 부위의 적체 심화로 신선육에 주력하는 업체들의 수익성은 줄곧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업계는 제품 다양화와 HMR 및 온라인 판매 강화를 기치로 내걸었다.

식품음료 신문이 종합식품기업을 제외한 육가공 주력 업체 11곳의 공시 자료와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11개사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3.4% 증가해 5조 4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77.4% 급증하며 437억 원을 기록해, 2019년 나타난 전반적인 영업 손실 흐름에서 벗어나 뚜렷한 성장세로 돌아섰다. 이에 반해 체리부로, 마니커 등 육계 부문에 사업이 집중된 업체의 수익성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어 명암이 엇갈렸다.

*자료:금융감독원 / 표: 권한일 기자
*자료:금융감독원 / 표: 권한일 기자

팜스코 전년보다 14.5% 증가한 1조 3339억 원의 매출과 95.6% 늘어난 39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료, 신선식품, 축산계열화, 육가공, 태양광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매출 1조 달성 후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신선육 부문에서 4896억 원의 매출과 4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고, 육가공 부문에서 250억 원의 매출과 7억 7800만 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대형 유통사 및 대리점 중심의 판매 전략을 수립해 신선 · 육가공 부문 매출의 100%를 내수로 충당하는 이 회사는 자체 연구소를 통한 연구개발(작년 기준 1억 4835만 원 투자)과 브랜드 가치를 앞세워 타사 제품 대비 15~20%가량 높은 고가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하림은 전년보다 11.1% 늘어난 8955억 원의 매출과 114.1% 증가한 61억 원의 영업이익을 공시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약 2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올린 하림은 과감한 설비 투자로 인해 2018년 영업이익이 15억으로 쪼그라 들었고, 2019년에는 434억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작년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작년 총매출의 71.68%를 차지한 육계 등 신선육 부문은 이 회사의 주력 사업으로, 육계 가격 하락세가 이어진 가운데 영업이익이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됐다. 회사 측은 "대대적인 투자로 완공된 신규 익산공장 가동에 따른 판매 경쟁력 향상과 도계 라인 로스 개선, 포장로스 개선 효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육계 가격 하락 등 파동에 대한 완충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부분육(포장육), 절단육, 육계가공품 등의 시장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는 한편 동물복지 시스템을 갖춘 최신 설비 등을 앞세워 시장구조 개선을 이끌고 이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편 총매출의 17.81%(1595억)인 육가공품 매출 가운데 수출 물량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증가해 작년에는 전년보다 47% 늘어난 63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푸드 육가공 부문은 전체 매출의 38.25%인 657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3% 줄어든 수치로, 외식과 식자재 공급 등 B2B 비중이 높은 사업구조가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육가공 부문을 포함해 최근 4년간 회사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침체 극복을 위해 작년 말, 동원F&B와 CJ제일제당 등 식품기업을 두루 거친 이진성 대표가 선임됐다.

롯데푸드는 이달 완공 예정인 김천공장 HMR 생산라인을 통한 간편식 제품군 확대와 시장 지배력 강화를 노린다. 한편 육가공품 수출량은 지난 2019년 17억 원에서 작년 71억으로 급증했다. 이는 작년 하반기 시작된 런천미트의 동남아 수출 개시 효과로, 최근 로스팜도 추가 진출하는 등 올해는 작년보다 수출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목우촌은 지난해보다 9.1% 늘어난 6352억 원의 매출과 259% 증가한 74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목우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각 온라인 몰과 농협 몰 등에서의 비대면 판매가 크게 늘었고, 경기교육청과 학교급식을 대체해 선보인 목우촌 꾸러미 세트의 반응도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사조오양은 전년대비 4.5% 늘어난 3276억 원의 매출과 18.2% 증가한 267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맛살, 어묵, 소시지, 햄 등 식품 제조 부문에서 총매출의 77.47%(2305억)를 거둔 이 회사는 사조대림 등 관계사 및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를 병행할 방침이다.

체리부로는 3년 연속 영업 손실 규모가 커졌다.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3030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 손실은 78.1% 더해져 257억 원, 당기 순손실은 459억 496만 원으로 적자 폭이 123.2% 늘었다. 육계 등 신선육 부문에 75.54%의 매출이 집중된 이 회사는 최근 수년간 생닭 공급과잉으로 판매가가 계속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됐다.

체리부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꿔바로우, 스테이크, 삼계탕, 닭개장 등 가정 간편식 제품을 최근 잇달아 선보이며 닭 가슴살 등 비인기 부위 재고 해소에 힘쓰고 있다.

마니커도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졌다. 매출은 전년보다 11.1% 감소한 2148억 원이었고, 영업 손실은 30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손실이 전년보다 105.9% 불어난 것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작년 9월 213억 규모의 유상증 자을 단행했지만 누적 결손금이 911억 원으로 늘면서 자본잠식을 피하지 못했다.

공급과잉으로 닭고기 가격이 원가 이하로 내려가는 등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지난해 상반기 화물연대 파업으로 동두천 공장과 천안 공장 생산이 약 20일간 중단된 여파가 컸다. 두 공장에서 전체 매출의 약 80%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이 파업으로 하루 매출 7억 원 등 최소 168억의 손실을 봤다.

올해는 온라인과 다양한 HMR로 돌파구를 모색한다. 지난해 닭 가슴살 전문 몰인 진심닭컴과 신선육과 한우, 돼지고기, 오리고기 등 관계사 제품을 판매하던 마니커 몰을 진심닭컴으로 통합했고, 도매 회원을 대상으로 직배송 서비스(기존 4단계→2단계) 등을 선보여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 각종 HMR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재고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육가공제품 수요 증가로 주요 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업계는 제품 다양화와 온라인, HMR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사진=권한일 기자)
△지난해 육가공제품 수요 증가로 주요 업체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호조세를 보인 가운데, 올해 업계는 제품 다양화와 온라인, HMR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사진=권한일 기자)

한성기업은 매출이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을 키우며 내실을 다졌다. 한성기업의 매출은 전년보다 1.5% 감소한 2661억 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77% 증가한 64억 원을 기록해 전년 영업 손실 83억 원에서 흑자전환했다.

해외부문은 어획량 감소와 수입 수산물 매출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77억 원(약 8.8%) 줄었지만, 총매출의 69.1%를 차지하는 수산 가공·육가공 등 식품부문 매출은 신제품 출시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억 원(약 2.3%) 증가해 약 34억 원의 영업이익 거뒀다. 올해도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개발과 혁신활동으로 게맛살, 어묵, 해물만두, 햄 등 주력 제품의 경쟁력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에쓰푸드는 전년보다 9.4% 증가한 1913억 원의 매출과 10.7% 감소한 91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였다. 킬바사 소시지가 먹방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판매량이 전년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08만 개를 기록하며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에쓰푸드는 기존 주력 육가공품 이외에 가정간편식과 기능식으로 사업 군을 확장하는 등 제품 다양화에 힘쓰는 한편 온라인몰 등 판매망 확대 노력을 이어간다.

팜덕은 전년보다 8.6% 증가한 1220억 원의 매출과 177.7% 늘어난 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2019년 영업 손실분을 만회했다. 코로나로 인한 내식 인구 증가로 다향오리 등 대표 제품군의 판매가 늘었고, 온라인 등 판매처를 다양화한 영향으로 분석됐다.

진주햄은 전년보다 4.6% 감소한 100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반면 수익은 125.7% 증가해 24억 원을 거뒀다. 회사 측은 중국 수출 정상화로 수출 물량이 늘면서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내수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가 전년대비 약 150% 성장해 급식 등 B2B 매출 감소분을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진주햄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강화를 위해 최근 온라인 사업 팀을 신설했고, 홈트족을 겨냥해 B2B 전용 닭 가슴살, 계육 베이스 제품군을 늘리는 등 제품 다각화에도 힘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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