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식품 ‘1조 클럽’ 분석①-종합식품기업
[기획연재] 식품 ‘1조 클럽’ 분석①-종합식품기업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1.04.22 0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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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코로나 대표적 수혜 업종…비상장사 포함 31개 업체
HMR ·육가공·조미료 등 사업 군 다양한 업체 이익 높아
CJ 온라인 판매망 확대 주효…영업익 73% 급증 1조 3960억
동원 매출 3조 1700억 2위…수익은 대상이 1740억으로 많아
풀무원 · 삼양사 매출 소폭 감소…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신장

지난해 국내 식음료 업계가 전반적인 상승 흐름을 탔지만, 연 매출 1조를 넘는 이른바 ‘1조 클럽’ 기업은 전년보다 줄어든 31개로 조사됐다. 코로나19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힌 식품 산업이지만 매출 1조 원 리스트에 새롭게 발 도장을 찍은 업체는 없었다. 이들 기업 31곳은 긴 역사와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며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식품 대기업 집단으로 꼽히는 31개 업체를 주력 제품군별로 분류해 총 5회에 걸쳐, 각 사의 현재와 중장기 계획을 연재한다.

*자료:금융감독원/표:권한일 기자
*자료:금융감독원/표:권한일 기자

식품음료 신문이 금융감독원 공시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30개 식품기업이 지난해 매출 1조 원 달성을 확정했다. 비상장사 가운데 아직 감사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아워홈이 예년과 비슷한 매출을 유지할 경우 1조 클럽 식품기업은 총 31곳이 된다.

실적이 발표된 30개 주요 식품기업의 작년 평균 매출은 전년대비 3.5% 늘어난 72조 2424억 원, 영업이익은 21.1% 급증한 4조 6023억 원이었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수요가 급증한 HMR과 육가공 품을 비롯해 조미료, 바이오 등 주력 사업 군을 다양하게 영위하는 종합식품기업들의 영업이익은 대체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종합식품기업은 올해 기존 주요 수익원으로 꼽히는 제품군의 성장은 물론 품목 다양화와 RMR 확대, 온라인 및 식물성 제품 강화, 연구개발 노력, 해외 수출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각 사는 이를 통한 매출원의 다각화로 규모와 내실을 동시에 다지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CJ제일제당(물류 사업 제외)은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인 매출 14조 1637억 원과 1조 396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 10.9%, 영업이익 73.0%가 치솟았다. 특히 바이오 부문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104.4% 늘어난 5315억 원을 기록했다.

식품부문에서는 자체 M&A 중 역대 최대 규모인 약 3조 원 가치의 미국 대형 식품기업 슈완스 인수 후 미 대륙 전역에 생산기지가 22개로 확대됐고, 중대형 유통 채널은 물론 소형 슈퍼마켓까지 입점한 것이 현지 실적 향상의 원동력이 됐다. 또 국내외 온라인 판매망 확대로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펫 푸드 등 수익성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는 사업을 과감하게 접는 등 수년간에 걸친 사업구조 혁신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CJ제일제당은 미국 내 아시안 푸드 수요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략해 아시안 냉동식품 분야 1등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바탕으로 캐나다, 멕시코 등 인근 국가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최근 온라인 사업 팀 신설 후 관련 매출이 13배 성장한 중국 시장에서는 주력인 비비로 왕 교자 제품뿐만 아니라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HMR로 시장 점유율을 늘릴 방침이다.

바이오 부문에서는 라이신, 트립토판, 발린, 핵산, 농축대두단백 등 글로벌 매출 1위 품목 5개 이외에 100% 해양 생분해 친환경 플라스틱인 PHA를 앞세운 화이트 바이오로 친환경 사업 매출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동원F&B는 전년보다 4.6% 증가한 3조 1702억 원의 매출과 14.7% 증가한 116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 회사의 주요 매출원인 참치캔은 내식 증가로 매출이 늘어 지난해 시장점유율 80.4%를 기록하는 등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의 수요 급증으로 현지 자회사인 ‘스타키스트’를 통해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식품부문은 동원몰, 더 반찬& 등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중국을 비롯해 성장 가능성이 큰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을 중심으로 사업을 다각화할 예정이다. 또 오븐 앤 그릴, 양반 등 신선 · HMR 제품군을 늘리고 ‘덴마크 유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미·유통 부문에서는 기술력과 외식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리테일 판매 확대와 해외 진출 등 사업 확장을 노린다. 특히 해외 유명 브랜드와 제휴로 B2C 사업을 확대해 이를 미래형 사업으로 육성하고, 자체 기술과 공정으로 혁신 제품 R&D 투자를 늘려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아울러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아동시설 및 요양원을 중심으로 급식사업을 확장하고 식자재 유통의 시장 지배력을 넓힐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체 첨단 전산 시스템과 물류체계를 통해 제조, 유통 영역 간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대상은 전년보다 5% 늘어난 3조 1133억 원의 매출과 34.3% 증가한 17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김치 등 신선식품과 HMR을 포함한 육가공품, 장류 등 주요 품목의 국내외 매출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특히 국내 온라인 채널 성장이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의 주요인 가운데 하나였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에서 50년 가까이 쌓아온 영업 노하우와 탄탄한 영업망이 동남아 시장 내 안정적인 매출 증가의 원동력이 됐다.

올해는 지난해 4분기 본격 가동을 시작한 베트남 공장과 중국 신 공장의 생산량 증대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신규 제조공장도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김치·편의식·소스, 미국은 김치·고추장 등 국가별 주력 제품의 현지 생산으로 해외 매출 상승을 기대한다.

전분당 부문에서는 웰빙, 영양, 기능성 등 미래 시장 키워드 선점을 위해 전분제품을 활용한 특화 전분 소재, 기능성 당류 및 멀티 스위트너(Multi-Sweetner) 제품 등을 개발해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라이신 및 바이오 사업은 주요 개도국의 경제발전과 식생활 개선,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의 증가 등으로 꾸준한 사료 수요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원으로 가져갈 계획이다.

△지난해 HMR과 참치캔, 육가공품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 1조원 이상 종합식품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성장했다.(사진=권한일 기자)
△지난해 HMR과 참치캔, 육가공품 등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 1조원 이상 종합식품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성장했다.(사진=권한일 기자)

풀무원은 전년보다 소폭(2.9%) 감소한 2조 311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50.4% 증가한 459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푸드서비스 및 외식 부문 매출이 33.6% 줄고 영업이익은 323억 적자를 냈지만, 식품 및 식자재 부문 영업이익이 24.9% 증가한 658억 원을 기록했고, 건강생활과 해외 매출도 늘었다.

두부·나물 품목의 가격 인상 효과가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고, 해외에서 식물성 단백질이 주목받으면서 구조적 성장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한다.

풀무원은 앞으로 동물복지 인증 계란 공급량을 늘리고, 면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한 비건 지향 제품과 아동, 실버 등 세대별로 세분화된 맞춤 제품을 지속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저온 자동화 물류센터인 음성 허브센터와 전국 물류거점 네트워크를 보유한 엑소후레쉬물류를 통해 높은 수준의 콜드 체인 시스템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출고 적재 자동화 설비 도입을 추진하는 등 자동화 물류체계 구축을 통한 원가 절감에 힘쓴다.

풀무원건강생활은 향후 온라인 채널로 전환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기존 방문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판매 채널 다각화와 기존 가맹점과 연계한 온라인 방문판매 비즈니스 모델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최근 성장기에 있는 국내 고급 펫 푸드 시장에서 품질 경쟁력은 물론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 매출 증대를 꾀하고 있다.

삼양사는 전년보다 2.1% 감소한 2조 517억 원의 매출과 36.8% 증가한 111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식품 사업 영업이익은 10.7% 늘어난 522억 원, 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9.7% 증가한 458억 원이었다.

올해 식품부문에서는 구매, 생산, 판매 및 사후관리에 이르는 토털 솔루션을 강화해 신규 사업 진출 및 신시장 개척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최근 대체 감미료의 대두로 기존 설탕 수요가 위축될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를 유지 ·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수입 전분의 시장 잠식과 내수경기 침체, 경쟁사 간 과열 양상을 보이는 전분 당의 수익성 방어에 힘쓴다. 밀가루는 주원료인 밀가루와 부원료인 유지를 미리 배합해 간편 조리할 수 있는 프리믹스 제품 등 용도와 수요에 맞는 맞춤형 제품의 확대를 추진한다.

화학 부문에서는 식음료의 고급·소용량화 추세에 맞춰 유리 등 고급감을 강조한 제품과 내열성과 파손의 우려가 없는 안전한 제약 용기 개발에 힘쓴다. 또 기존 차별화된 PET 병 기술로 원료 사용을 저감한 감량형 PET를 개발해 다양한 종류의 음료 용기를 지속적으로 상품화할 예정이다.

롯데푸드는 전년보다 3.9% 감소한 1조 7188억 원의 매출과 10.2% 줄어든 443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최근 3년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롯데푸드 관계자는 “외식과 식자재 유통 등 B2B 매출 비중이 큰 편이라 코로나19로 인한 외식경기 불향의 영향이 컸다”면서 “식용유, 마가린, 버터 등 매출 이익 비중이 큰 분야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으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롯데푸드는 유지류 제조 기술력을 기반으로 화장품,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신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특히 내달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인 김천공장 HMR 생산라인을 통해 최근 수요가 급증한 HMR 제조 역량 강화와 제품군 확대, 공격적인 마케팅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한 유제품 분유와 연관된 영업조직,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베이비푸드 시장에서 이유식 제품을 론칭하는 등 직접 배송(배달) 및 소매 채널을 통한 판매를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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