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위기에도 식품 브랜드 저력 발휘
2021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위기에도 식품 브랜드 저력 발휘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5.04 0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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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등 식품 브랜드 18개 NBCI 76.11로 고득점
제조업 평균 상회…11개는 점수 상승률도 높아
신라면 79점으로 1위…진라면 76-삼양라면 74점
서울우유 77-매일우유 76-맛있는 우유 GT 74점
발효유 ‘윌’ 80점으로 수위…누적 판매 41억 개 달해
소주 ‘참이슬’-맥주 ‘카스’ 나란히 81로 전체 최고점

코로나19, 장기 불황으로 인한 소비 둔화 등 위기에도 국내 식품 업계의 브랜드 저력은 빛났다.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1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에 따르면 생수, 맥주, 소주, 우유, 마시는 발효유, 라면 등 식품제조업 부문에서 3위권 내 이름을 올렸던 식품 브랜드들은 모두 전년 순위를 유지했고, 그중 다수는 작년보다 소폭 상승한 점수를 기록했다.

한국생산성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생수 분야에선 △제주삼다수(제주 개발공사) △아이시스(롯데칠성음료) △백산수(농심), 맥주는 △카스(오비맥주) △테라(하이트진로) △하이트(하이트진로), 소주는 △참이슬(하이트진로) △처음처럼(롯데칠성음료) △좋은 데이(무학), 우유는 △서울우유(서울우유협동조합) △매일우유(매일유업) △맛있는 우유 GT(남양유업) 등 순으로 순위를 기록했다. 또 마시는 발효유 분야에서는 △윌(한국야쿠르트) △불가리스(남양유업) △덴마크(동원F&B), 라면은 △신라면(농심) △진라면(오뚜기) △삼양라면(삼양식품) 순이었다.

식품 브랜드 NBCI 점수 평균은 76.11점(100점 만점)으로 전체 제조업을 종합한 117개 브랜드의 평균인 75.8점보다 높았으며, 선정된 18개 식품 브랜드 중 11개는 제조업 업종의 평균 상승률 1.1%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참이슬’과 ‘카스’는 81점을 달성하며 전체 제조업 브랜드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생수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한 제주삼다수는 1998년 출시 이래 40%대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과 브랜드 인지도 등에서 1위를 지켜온 대표적인 생수 브랜드다. 제주삼다수를 생산, 판매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는 2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제주 화산 송이와 두터운 화산 암반층을 통과해 만들어진 지하 420m 청정한 원수의 역할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작년 한 해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제주삼다수의 온라인 주문, 정기배송 등이 가능한 애플리케이션 ‘삼다수 앱’은 2019년 론칭 이후 간편한 주문 방법과 안전한 배송을 기반으로 입지를 넓히며 작년 기준 직전연도 대비 약 202%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오비맥주의 카스는 작년에 이어 9년 연속 맥주 업종 1위로 선정됐다. 카스는 작년 코로나 시대에 ‘온택트 마케팅’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도 했다. 작년 7월에는 주류업계 최초로 온택트 뮤직 페스티벌 ‘카스 블루 플레이그라운드 커넥트 2.0공연을 개최, 한국, 일본,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8만 명 이상이 동시에 접속했으며 3시간 만에 83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백종원 대표와 함께한 유튜브 컨텐츠 역시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자아냈다. 작년 5월에 유튜브에서 백종원 대표와 함께 진행한 ‘알짜 맥주 클라쓰’는 1300만 회 이상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하며 카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또 오비맥주의 ‘카스 후레쉬’와 ‘카스 라이트’가 작년 6월 벨기에 국제식음료품평원(iTQi)이 주최한 국제식음료품평회에서 각각 ‘국제 우수 미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올해 카스는 고품질의 정제 홉과 최적의 맥아 비율로 가장 생생하고 깔끔한 맛을 구현한 ‘올 뉴 카스(All New Cass)’로 리뉴얼을 시도, 본격적인 판매에 나섰다.

오비맥주의 대표 국산 맥주 브랜드인 ‘카스’의 수출 증가세도 무섭다. 오비맥주는 2016년부터 최근 3년간 카스 수출 활성화를 위해 몽골을 비롯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카스 맥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시장을 적극 개척하면서 동남아권,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 미국, 호주, 유럽 등 지역의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카스는 소비자들의 관심과 사랑 덕분에 지난 10년간 ‘국내 맥주 1위’ 그리고 ‘국민 맥주’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라며 “새롭게 선보인 ‘올 뉴 카스’도 올 한 해 국민들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1위 맥주의 자리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은 1998년 출시 이후, 대한민국 소주를 상징하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새롭게 다가가고 있다. 2019년 11월에는 젊은 층이 즐겨 찾는 쇼핑몰 무신사와 협업해 참이슬 백팩을 판매했다. 참이슬 오리지널 팩 소주 모양을 백팩으로 그대로 재현했다. 2020년 11월에는 패션 매거진 보그 코리아와의 협업을 통해 화보를 촬영하고 참이슬 포스터 3종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협업을 통해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하이트진로는 2016년 소주 세계화를 선포하고 외국인들이 비교적 발음하기 쉬운 ‘진로’로 해외 80여 개국에 소주 제품을 판매, 해외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를 집중 공략하며 참이슬 등 제품으로 K-소주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한국생산성본부가 조사한 2021년도 산업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에서 우유 부문 1위로 선정되며 12년 연속 자리를 지켰다. 올해 84주년을 맞는 서울우유는 "국내 유업계를 대표하는 1위 기업으로서 업계 최고 브랜드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라며 "12년 연속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다른 유업체와는 차별화된 ‘나 100%’ 우유를 통한 '품질 고급화' 전략이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줬던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밝혔다.

나 100% 우유는 세균수 1A등급에 체세포수까지 1등급 원유만 사용한 1등급 프리미엄 우유다. 세균수 등급이 원유가 얼마만큼 깨끗하게 관리되는지 보여주는 기준이라면, 체세포수 등급은 젖소의 건강 상태를 가늠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스트레스나 질병이 없는 건강한 젖소에서만 체세포수가 적은 고품질 원유를 얻을 수 있는데, 그동안 우유 위생 품질 기준을 세균수만으로 가늠해 왔다면 서울우유는 체세포수라는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우유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서울우유는 지난 1984년 국내 최초로 목장과 고객을 잇는 전 과정이 냉장상태로 이루어지는 ‘콜드체인 시스템’을 완비하며 우유 품질 고급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에는 '제조일자 병행 표기제’를 도입하며 신선도 높은 우유를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윌은 2019년 기준 누적 판매량 41억 개를 달성한 명실상부 국내 대표 발효유 브랜드로, 출시 이후 누계 매출액은 4조 2000억 원에 이른다. 2000년 출시 당시 한국인의 50% 이상이 보균자지만 다소 생소했던 ‘헬리코박터균’을 대중에게 알리며 탄생했다. 2005년 광고모델이던 '베리 마셜' 박사가 해당 균을 세계 최초로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상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며 ‘노벨상 발효유’라는 별칭도 얻었다.

출시 20주년을 맞이한 작년 8월에는 특허 유산균 ‘HP7’의 함유량을 기존 10배에서 20배로 늘려 기능성을 강화했다. ‘HP7’은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서 분리한 식물 유래 유산균이다. 800여 종의 유산균 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과 결속력이 높아 최종 선별한 유산균 7종을 의미한다. 그 해 2월에는 기능성 키즈 발효유 ‘아이 윌’도 선보였다.

변경구 한국야쿠르트 마케팅부문장은 “‘윌’은 국내 최고 수준의 프로바이오틱스 연구 기술력을 집약해 만든 제품으로 지난 20여 년간 한국야쿠르트의 성장과 함께해 더욱 의미 깊다"라며 “국내 최초 기능성 발효유라는 타이틀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는 제품 혁신을 통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라면 분야에서는 신라면이 79점으로 1점 상승하며 1위를 차지했고, 진라면은 1점 상승한 76점으로 2위를 유지했다. 삼양라면은 1점 상승한 74점을 기록했다.

1위를 점한 농심의 신라면은 국내 매출 4400억, 해외 매출 4200억으로 총 8600억 매출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월드클래스’ 라면으로 인정받고 있다. 작년 농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2.6% 늘어난 2조 6398억 원, 당기순이익은 109.7% 늘어난 1490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신라면은 작년 코로나19로 해외 시장에서 ‘K-라면’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농심의 작년 전 세계 라면기업 순위 5위 등극을 이끌었다. 작년 유로모니터가 발표한 ‘2019-2020 Packaged Food - Instant Noodle’ 통계자료에 따르면 농심은 2019년에 5.3%의 점유율로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라면이 글로벌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 배경에는 지난 56년간 경쟁력을 쌓아온 농심의 노력이 있었다. 미국 유력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고(故) 신춘호 농심 회장의 별세와 관련한 소식을 다루며 신라면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운 업적에 대해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기사는 신 회장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매운맛을 고집하며 세계 무대로 나갔기 때문에 농심이 100여 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농심은 올해 현지 생산설비 확충을 통해 이러한 신라면 열풍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늘어난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농심은 미국 LA 공장을 풀가동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제2공장 설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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