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카드뮴의 위험성-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66)
중금속 카드뮴의 위험성-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66)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1.07.2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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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발암물질…오염된 식품 섭취 주의해야

수년 전 낙지와 문어의 머리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카드뮴이 검출되었다는 뉴스에 회나 연포탕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이 화들짝 놀란 사건이 있었다. 소비자는 중금속 카드뮴을 조금이라도 먹으면 몸에 해롭다 생각하는데, 식약처는 위해성 평가 결과, 안전하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던 일이 있었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중금속(重金屬)이란 지구상에 존재하는 금속 중 비중 4.0 이상의 무거운 금속 즉, heavy metal을 말한다. 공장이나 자동차 매연, 폐수, 폐건전지 등을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은 채 배출하면 토양이나 공기, 물이 오염되고, 이런 환경에서 생산된 식품의 원료인 농축수산물은 중금속에 오염된다. 또한, 중금속은 오염된 식품을 통한 섭취뿐 아니라 생활환경, 황사, 미세먼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나라 정부가 규제하고 있는 대표적인 유해 중금속에는 납, 카드뮴, 수은, 비소 등이 있다.

그중 카드뮴은 납, 수은과 함께 위험한 중금속으로 분류되는데, 부드러운 연성의 금속으로 암석의 풍화작용, 산불, 화산활동 등을 통해 토양, 강, 대기로 방출되어 동식물의 체내에 축적된다. 또한 도금, 염색, 건전지 제조 등의 산업과 농약, 인산비료의 사용 등 농업을 통해서도 발생한다. 사람은 대부분 식품을 통해 카드뮴에 노출되는데, 흡연, 물, 생활용품, 공기 등에 의해 중독되기도 한다.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은 생물 농축의 특성을 가지며 먹이사슬을 따라 피라미드의 최상단에 위치한 인간에게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킨다. 특히, 물에 유입된 중금속이 식물성 플랑크톤이나 물풀로부터 조금씩 더 큰 생물로 축적되는 수산물의 경우 그 피해가 더 커지기 때문에 수산식품 섭취 시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카드뮴 중독은 과거 일본에서 일어났던 ‘이타이이타이병’으로 큰 관심을 끌었다. 이는 일본 도야마현의 진슈강 상류에 있는 금속광업소에서 배출하는 카드뮴 폐수가 원인이 되어 1947년부터 20년간 수십 명이 중독돼 사망한 사건이다. 강 하류 주민들의 허리와 관절에 심한 통증을 유발했고, 심한 경우 팔, 늑골, 골반, 대퇴골 등에 골절을 일으켰으며, 뼈의 위축으로 키가 20센티미터 이상 감소한 사람도 있었던 사건이다. ‘이타이’는 일본말로 ‘아프다’라는 뜻인데 카드뮴이 뼈를 연하게 만들어 통증을 유발시키고 약해진 뼈가 골절되기 때문이다.

카드뮴은 지각의 구성성분(150∼500 ppb)으로 토양에서 경작되는 곡류나 채소류에 자연스레 존재한다. 일본에서는 오염된 쌀 섭취로 대규모 중독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체내 카드뮴 축적은 주로 간과 신장에서 이루어지므로 동물성 식품의 간, 신장, 우유 등에 다량 존재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민 전체 카드뮴의 41.4%는 김, 미역 등 해조류로부터 섭취하고 그다음이 어패류(33.4%), 채소(14%) 순이라고 한다.

카드뮴에 심각하게 오염된 식품이나 음료를 먹은 경우에는 급성 위장증상이 일어나는데, 카드뮴의 1회 경구 투여량의 최대무작용용량(NOEL)은 3mg이다.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동물 및 인간 대상 연구결과를 기반으로 1군 발암물질(Group 1)로 분류하고 있다.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카드뮴의 인체 내 반감기를 고려해 인체노출안전기준으로 잠정주간섭취허용량 2.5μg/kg bw/week를 제시하고 있다. 한편, 국제 FAO/WHO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카드뮴의 인체 내 긴 반감기와 체내 축적성을 고려하여 인체노출안전기준을 잠정월간섭취한계량 25μg/kg bw/month로 정했고 우리나라도 같은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위해성평가 결과, 식품을 정상적으로 섭취하는 경우엔 안전하지만 내장, 머리 등 비식용 부위를 습관적으로 다량, 자주 섭취하는 극단 섭취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유해 중금속이 몸속에 축적되면 신경 손상은 물론, 발암성, 불임, 실명, 뇌 손상, 사망 등 치명적인 결과를 일으킬 수가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일단 우리 몸에 흡수돼 축적되면 제거할 방법이 없다. 당연히 시중에 난립하는 디톡스(해독) 식품은 근거 없는 환상에 불과하다. 사람의 몸에 축적된 중금속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의학적 방법은 아직 없기 때문에 평소 식품섭취에 주의를 기울여 중금속이 체내에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량의 극단 섭취자 또는 머리나 내장 등 특정 부위를 선호하는 사람의 경우, 카드뮴의 위험성을 알리고 가능한 근육 부위만 섭취할 것을 권고해야 한다. 또한 금연, 폐건전지 분리배출 등 생활습관의 개선도 필요하다. 그리고 음식궁합을 잘 맞춰 섭취하는 것도 중금속의 흡수량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식이섬유나 돼지고기 등 지방은 중금속과 함께 섭취 시 중금속을 일부 흡착시켜 체외로 배설하므로 흡수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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