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는 시야의 범위와 인격의 용량-C.S 칼럼(380)
바라보는 시야의 범위와 인격의 용량-C.S 칼럼(380)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1.12.20 0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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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업계 경영자 세계 시장 보는 안목 가져야
사업 구상-미래 전략, 기업 생존·발전에 필수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확 트인 높은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산에 오르기 전까지 아등바등 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게 시원함과 넓은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사는 동네에서도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 많아 몇 개의 건물을 뒤로하고 걷다 보면 낯선 곳이 상당한데, 높은 곳에 올라 보면 동네도 작은 군집들이고 살고 있는 집은 더욱더 작음을 실감한다. 가끔 비행기에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보면, 저렇게 잘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아웅다웅 복잡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우주선에서 촬영된 지구의 모습은 작은 공 하나에 불과하다. 그런가 하면 우주선을 타고 먼 은하계에서 지구를 촬영한다면 그야말로 보일 듯 말 듯 한 작은 점 하나에 불과할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도 근시안으로 답답하게 살다가 쉽게 다른 짐승의 먹잇감이 되는 짐승들이 있는가 하면 멀리까지 내다보며 예측되는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새끼들을 잘 보호하고 먹잇감도 잘 찾는 것들도 있다. 대표적인 근시안 동물이 양(羊)과 타조이다. 양은 멀리 내다보지를 못해 항상 지켜주는 목자가 있지 않으면 주위를 맴도는 이리와 같은 맹수의 사냥감이 되고 만다. 타조는 위험이 닥쳐오면 어떻게 현실을 대처할 줄 모르고 무조건 모래 속에 머리를 쿡 처박고 아무것도 안 보이니 위험도 없어진 것처럼 반응하는 우스꽝스러운 짓을 한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흔히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빗대어 ‘타조 행세를 한다’고 표현한다. 반대로 하늘의 왕자라 불리는 독수리의 눈을 흔히 천리안이라고 한다. 그만큼 높이 오르고 멀리까지 잘 내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과 단위조직은 물론 큰 회사와 기관에서도 멀리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에 보이는 문제에만 몰두해 변함없는 일상을 반복하기 쉽다. 하루하루 지나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지내다가 예상치 못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당황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 경쟁력을 잃고 추락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헤쳐 나가야 할 문제들 앞에서 ‘누군가가 해결해 주겠지’ 또는 ‘어떻게 되겠지’ 하는 방관자적 마인드는 근시안 동물인 양이나 타조와 다를 바 없다. 시선이 나와 주변에만 머물러 있을 것이 아니라 자주 높은 곳에 올라 내가 있던 곳을 내려다보기도 하고, 멀리 동서남북을 바라보며 새로운 전망과 함께 예측되는 문제들을 생각해 사전에 준비하고 대비해 가는 것이 자신과 공동체를 위한 실제적인 기여일 것이다. 개인과 가정, 단체, 회사, 기관의 리더 모두에게 요구되는 덕목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식품업계 경영자들도 국내시장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바라보며 사업구상과 미래전략을 세워야 함은 기업생존과 발전의 필수이다. 높이 멀리 내다보는 사람은 그만큼 생각과 인격의 용량이 크고 넓어질 수밖에 없다. 하물며 국가를 경영하고자 하는 리더인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높이 더 멀리까지 내다보면서도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다양한 층의 사람들을 품을 수 있는 인격의 용량이 필요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국가의 지도자는 하늘이 주신다고 하지 않았던가?

요즘 정치권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국민을 매우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서로 상대 진영의 흠집 내기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진정으로 섬겨야 할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자당의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는 틀에서 벗어나 더 높이 더 멀리 내다보며 진정한 국가지도자로서의 혜안을 지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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