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만금을 동양 식품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자
[기고] 새만금을 동양 식품 산업의 메카로 육성하자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2.01.11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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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새만금은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이름이 됐다. 정부가 1987년 7월 새만금 간척종합개발사업을 발표하면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간척사업으로 공약했다.

새만금이란 말은 우리나라 제1곡창 지대인 만경평야의 만(萬)자와 김제평야의 금(金)자를 따고 새롭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새만금으로 명명됐다. 간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닷물을 막는 방조제다. 세계 최장을 자랑하는 33.9km에 달하는 거대 물막이 공사가 2010년 4월 준공돼 이 지역의 자랑거리가 됐고, 2010년 8월 2일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 물막이 공사로 409㎢ (용지 291㎢, 호소 118㎢)에 이르는 용지가 생겼고, 서울 면적의 2/3에 달하는 광활한 육지가 우리나라 국토 면적에 새롭게 추가됐다. 새만금 지역은 산업연구 용지 등 6개 구역으로 나눠 용도별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새만금의 특징은 새롭게 얻은 넓고 값싼 용지와 함께 해양에 접해있다는 것이다. 새만금이 위치한 해역 가까이 해구(바닷속 골짜기)가 있어 5만 톤 이상의 배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내륙에 넓게 새로 생긴 토지를 배후 농업용지로 활용하면서 복합식품 가공 단지화하면 이 지역을 해양수출업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

식품산업은 농·축·수산물 원료가 필수이며 특히 곡류는 가공제품생산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농수산물과 수입되는 곡물을 이용한 복합가공공장을 설립해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가공된 산물을 내수나 수출로 국내외 소비처에 공급하는 복합가공단지의 건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의 식량(사료작물 포함) 자급률은 23% 내외로 현재 국내 여건에서는 개선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극히 일부 자급되는 식량자원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필요한 곡물 자원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주된 수입 곡물인 밀과 옥수수, 콩은 연간 1,600~1,800만 톤에  이르고 있다.

국내 식품산업도 국산 원료에 비해 가격과 물량 면에서 수입 원료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재 대부분의 밀가루는 수입밀로 만들며 옥수수는 특수용도 외에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콩은 장류 등 식용 외에는 착유나 사료용은 모두 수입 콩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 곡물은 인천, 평택, 부산, 목포 등 항구로 수입돼 전국 각지에 산재한 식품 가공공장으로 장거리 이송되고 있다.

이런 곡류 원료 유통시스템을 개선해 물류비 등 부대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종합식품공장, 즉 ‘식품가공콤비나트’를 새로 조성되는 새만금 단지에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

구상하는 식품가공콤비나트는 복합가공 산업단지로, 새만금 항으로 수입되는 곡류 원료를 접안한 부두에서 공기이송장치(pneumatic system)를 이용해 바로 제분공장, 제유 공장으로 이송한다. 제분공장에서 생산된 밀가루와 옥수숫가루는 인근에 있는 라면, 면류, 제빵, 제과 공장, 제당 공장으로 파이프라인을 통해 직접 공급해 준다. 제유용 콩은 제유 공장으로 바로 이송해 기름을 짠 후 식용유가 필요한 인근 식품공장으로 보내준다. 또 국내외 수요가 많은 사료공장을 단지 내에 설립해 대두박, 밀기울 등 가공부산물을 바로 인근에서 공급받아 이용하도록 한다.

곡류 원료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최종 가공제품 생산 공장이 한 단지 내에 위치해 유기적인 연관관계를 가지면서 최종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식품가공콤비나트에는 제품생산에 필수적인 포장자재 생산 공장과 기계생산업체가 같이 있어야 하고, 이들 시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해 가공효율을 높여야 한다. 이와 같이 구상된 식품가공콤비나트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며 일본이나 일부 지역에 소규모로 운영되고 있다.

평택항에는 수입된 곡류를 이용한 사료공장이 항구 내에 같이 있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새만금에 구상하는 식품가공콤비나트는 가공용 원료공급과 가공공장을 한 지역에 유기적으로 복합하는 개념으로, 이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10만 톤 규모의 곡류 수송선이 접안하는 2선석 규모의 부두가 필수이며 내륙과 연계되는 교통로는 물론 배후 농산물 공급단지 구축이 필요하다.

이 콤비나트는 수출 우선 단지로 육성해 이 단지에서 생산되는 가공제품의 80% 이상은 거대 식품시장인 중국(8.2조 위안), 일본(73.3조 엔), 베트남(628억 불), 태국(472억 불), 인도네시아(886억 불), 인도(5,579억 불) 등에 수출하는 수출 전용 단지로 특화할 필요가 있다.

수출 전용 단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보세구역으로 지정해 관세 혜택을 제공하고 곡물 저장용 사이로 건설 등 외자 유치를 위한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특히 수출 활성화를 위한 각국의 정보제공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별 전용 공동창고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식품가공콤비나트를 구축, 운영함으로써 하역 비용 등 물류비의 획기적 절감, 안전 문제 해결, 분진 등 환경개선 등의 장점이 있다. 또 가공 단지화로 가공비용이 크게 낮춰짐에 따라 원가 절감을 통한 우리 식품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 중국을 잇는 허브기지로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식량 비축기지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큰 그림으로 새만금을 세계적인 식량 비축기지와 식품 종합 이용가공단지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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