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맞은 김춘진 aT 사장…의욕적 ‘그랜드 플랜’ 제시
취임 1주년 맞은 김춘진 aT 사장…의욕적 ‘그랜드 플랜’ 제시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3.2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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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 수출 2030년까지 1000억 불 달성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 동북아 허브 도약
식량안보·식품안전 지원할 ‘통합 관리 거버넌스’ 구축을
상승세 탄 김치, 면역력 개선 등 건강 우수성 홍보 강화도
aT센터서 전문가 간담회

작년 사상 처음 농식품수출액 100억 달러 달성에 혁혁한 공을 세운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오는 2030년까지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목표로 내세웠다. 단 안정된 식량안보를 뒷받침할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김 사장은 취임 1주년(3월 15일)을 맞아 1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진행된 농수산식품분야 전문가(노변청담)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수출 100억 달러라는 목표를 향해 지금까지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네덜란드와 같이 1000억 달러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네덜란드보다 우수한 환경적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어 충분히 동북아시아 식품 허브로 성장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을 타개하고, 식량안보 강화를 위한 ‘식량안보 콤비나트(combinat)’ 건설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춘진 aT 사장(사진=식품음료신문)
△김춘진 aT 사장(사진=식품음료신문)

김 사장은 작년 정부에 식량자급률 제고 방안을 제시하며 새만금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의 당위성을 강력하게 표명했다. 국내에서 생산된 식량자원의 저장·가공·비축은 물론 해외 수입 식량의 비축이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해 식량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집적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김 사장의 주장이다.

김 사장은 “코로나19, 기후 위기 등 곡물 수입이 어려운 상황을 대비한 강력한 공공 비축 정책이 시급하다”면서 “장기적으로 식량 콤비나트에 곡물메이저의 하역시설과 물류창고 사일로를 유치한다면 우리나라가 동북아 식량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철호 식량안보재단 명예이사장은 “식량 콤비나트 사업은 식량 부족 국가가 수입한 원료를 가공해 재판매할 수 있어 동북아 식량 허브를 꿈꾸는 우리나라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할 지표”라며 “곡물메이저 기업들의 하역시설과 대규모 물류창고 사일로를 국내에 유치하고 식품 저장·가공·포장·유통기업들이 대단위 식량 생산단지를 구성할 수 있다. 특히 익산 식품클러스터와 연계한다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김치 홍보 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aT는 김치종주국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 등에 ‘김치의 날’ 제정을 이끌어내는 등 작년 김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0.7% 증가한 1억 59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조교수는 “우리나라는 김치종주국이지만 그동안 세계에서 김치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출이 수입량을 앞서고 있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aT가 김치에 대해 각별하게 홍보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한 이유”라며 “앞으로는 김치가 우리의 건강에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우수성에 대해 적극 알릴 필요가 있다. 현지인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스트레스 해소, 장 건강, 면역력 개선 등 김치의 기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호 서울대 교수는 코로나19, 기후변화, 러-우 사태 등처럼 불확실한 미래에서 식량안보와 식품안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aT가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으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식품산업의 글로벌화는 홍보도 중요하지만 선진화된 식품안전문화와 식량안보의식을 기반으로 한 식품시스템 접근 관리체계가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식품시스템 체인별 이해관계자들이 해당 체인에서 요구되는 식품안전규정을 준수하고 식품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인지함으로써 이에 해당하는 정보 및 자원을 지원할 수 있는 ‘통합 식품 관리 거버넌스’가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푸드 시스템 프레임 접근방식은 다차원적인 사회 생태학적 요소를 결합해 식품의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생태학적 차원의 통합적인 이해를 요구한다. 이는 기업, 정부, 학계, 소비자 등이 바라보는 단순한 식품생산 측면의 솔루션에서 벗어나 생산, 가공, 유통, 소비, 음식물 폐기에 이르기까지 환경, 재활, 건강 등 현 글로벌 식량 체계에서 제기되는 담론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철호 명예 이사장 “익산 클러스터와 연계 효율적”
식품 수출 지원 물류비 내년 종료…별도 대책 강구돼야
콩 등 원료난 해소하고 식품 제조·가공 육성 정책 필요

△김춘진 aT 사장은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사업 확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목표로 내세우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식품음료신문)
△김춘진 aT 사장은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사업 확대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목표로 내세우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다.(사진=식품음료신문)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국가의 식량 수급 조절과 가공·유통을 관리할 정부 출연 국영기업으로서 aT의 역할은 중요하며, 국내외 여건을 감안하면 이 기능은 더욱 확대·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단, 신 교수는 농수산물 비축사업의 내실화를 위해 비축창고의 용량 확대 및 시설 현대화, 비축물의 위생안전 관리는 더욱 강화돼야 하고, 식품업계 수출 시 지원되는 물류비가 2023년에 종료되는 만큼 향후 수출 지원책을 별도 구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식품 원료부터 생산, 가공, 유통, 소비까지 연계하는 정보의 틀을 갖춰야 하고, 유통제도도 현재 트렌드인 온라인 시스템을 활성화해 전국적인 생체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품업계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이군호 식품음료신문 대표는 aT가 모든 정책의 중심축을 1차산업에 두고 있어 2차 가공산업(식품 제조·가공)에 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aT가 수급안정화에 노력하고 있지만 식품업계는 심각한 원료난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부족한 대두 수급을 위해 연해주에 마련한 콩 재배단지에서 생산한 콩은 원료 상태가 식품 원료로 부적합하고, 이물질 등이 많아 식품업계 불만이 쌓이고 있다”며 고도화된 관리역할 강화를 조언했다.

또한 aT의 식문화 보급 및 육성을 위한 조사연구 사업들이 매해 반복적인 자료들만을 생성하고 있어 새로운 시각에서의 조사연구 사업들을 발굴하고 이를 실제적으로 사용하는 기업들에게 공유하고 공개하는 부분까지도 강화돼야 하며, 각 국가별 파견된 해외지사가 능력 있는 신규 협력망을 구축해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는 식품·외식업계 불고 있는 인플레이션 공포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국제 곡물가 가격 변동 추이를 살펴보면 지속적으로 가격이 급등해 현재는 대폭등 시대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애그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이 동시다발성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며 aT가 원료 가격과 수급 안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전문가들의 의견 모두 aT가 중장기적으로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앞으로도 지속가능성과 혁신성이라는 가치 실현에 무게를 두고 새로운 과제를 지속 발굴함으로써 농식품산업의 미래를 이끌어 나가는 일류 공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춘진 사장이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 앞서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만우 aT 미래사업협력부장, 김흥기 모스크바국립대 초빙교수, 박용호 서울대 명예교수, 이철호 식량안보재단 명예이사장,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 김춘진 aT 사장,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 이군호 식품음료신문 대표, 노윤희 aT 홍보실장(사진=식품음료신문)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춘진 사장이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 앞서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한만우 aT 미래사업협력부장, 김흥기 모스크바국립대 초빙교수, 박용호 서울대 명예교수, 이철호 식량안보재단 명예이사장,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 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 김춘진 aT 사장, 박형희 한국외식정보 대표, 이군호 식품음료신문 대표, 노윤희 aT 홍보실장(사진=식품음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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