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뺀 ‘제로 음료’ 실적은 고공 행진
칼로리 뺀 ‘제로 음료’ 실적은 고공 행진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4.0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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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건강한 맛 추구에 세계적 설탕 규제도 한몫…탄산음료 2년 새 4배 성장
칠성사이다, 제로·펩시 제로슈거 2월 매출 870억 증가
탐스·밀키스 등 여타 음료 확산…코카콜라 리뉴얼
일화, 스파클링·두유·매실음료 등도 저칼로리 출시

탄산음료, 탄산수, 이온음료 등이 칼로리를 뺀 ‘제로’ 제품으로 변신하며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자 식품업계는 청량감에 건강까지 더할 수 있는 탄산 제품 라인업을 확대에 힘쓰고 있는 것. 코로나19 이후 배달음식 수요가 크게 늘면서 탄산 수요 자체가 증가한 데 더해 ‘건강한 맛’을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건강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음료업계에 '제로' 열풍이 불고 있다. 제로슈거, 제로칼로리 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제로음료가 출시되며 작년 국내 제로칼로리 탄산 음료 시장은 2년 만에 384% 성장한 2189억 원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건강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음료업계에 '제로' 열풍이 불고 있다. 제로슈거, 제로칼로리 제품 등 다양한 종류의 제로음료가 출시되며 작년 국내 제로칼로리 탄산 음료 시장은 2년 만에 384% 성장한 2189억 원으로 나타났다.

또 글로벌 설탕 규제의 변화도 이러한 트렌드에 영향을 미쳤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6년 가당 음료에 설탕세 부과를 권장한 이래로 노르웨이, 많은 국가들이 설탕세 도입을 시도했으며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최근 국내에서도 설탕 섭취 규제를 강화하는 개정법률안도 발의되는 등 제도 도입이 고려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로 칼로리 탄산음료 시장은 지난 2019년 452억 원에서 작년 2189억 원으로 2년 만에 무려 384% 성장했다. 이는 콜라와 사이다 상품의 판매액을 합친 수치로 실제 시장은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추세에 제로 제품이 매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 2월 롯데칠성음료는 ‘칠성사이다 제로’와 ‘펩시 제로슈거 ’두 가지 무설탕 탄산음료의 매출이 전년 대비 875억 원 증가하면서 전체 연간 탄산음료 판매 증가율(10.3%)을 견인했다고 밝혔다. 연 매출 증가액(547억 원)보다 많은 금액을 제로 제품으로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칠성사이다 제로’는 지난 2월까지 1억 4000만 캔이 팔리기도 했다. ‘코카콜라 제로’는 작년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65% 증가했다.

웅진식품이 온라인 전용으로 재출시한 ‘815콜라 제로’는 약 1년간 500만 캔이 판매됐고, 동아오츠카의 ‘나랑드사이다’ 매출은 2019년 160억 원대에서 2020년 350억 원대로 두 배 이상 증가, 작년엔 온라인 매출만 30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로슈거나 제로칼로리 제품이 음료 시장의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도 제로 이름을 단 신제품이 종류를 막론하고 대거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18일부터 ‘제로콜라’ 제품의 레시피를 변경한 ‘뉴테이스트’ 리뉴얼 제품을 내놓았다. 이번 리뉴얼은 코카콜라 본사가 작년 8월부터 시작된 작업으로 코카콜라 ‘오리지널’에 최대한 가까운 맛을 구현하기 위해 뒷맛을 더 깔끔하게 레시피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엔 ‘우주에서 온 맛’이라는 콘셉트의 제로콜라 ‘제로 스타더스트’ 한정판을 출시하고 팝업 체험존을 운영하는 등 MZ세대를 겨냥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도 트렌드에 지속 대응하기 위해 올해 내로 ‘탐스’와 ‘밀키스’ ‘핫식스 더킹’ 세 음료 모두 제로 제품으로 내놓기로 했다. 특히 과거 단종된 탐스는 제로 유행에 맞춰 재출시하는 것이다.

동원F&B는 전통음료인 매실음료를 저칼로리 제품으로 내놓은 ‘양반 매실’을 출시했다. ‘양반 매실’은 500mL 용량에 25kcal로, 열량이 시중에 판매되는 매실음료의 10% 수준인 저칼로리 음료다. 당 함량을 크게 낮추는 대신 과일로 달콤한 맛을 내는 전통 방식을 그대로 재현해 국내산 매실과 사과를 넣어 만들었다. 동원F&B는 ‘양반 매실’을 앞세워 올해까지 매출액 200억 원을 달성하고 전통 음료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정식품은 최근 저당 설계한 프리미엄 두유 ‘베지밀 프리바이오틱스 두유’를 출시했다. ‘베지밀 프리바이오틱스 두유’는 원활한 배변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과 프락토올리고당을 함유했다. 한 팩(190ml)으로 식이섬유 5g을 섭취할 수 있으며 4g의 저당 설계와 체내에서 천천히 소화·흡수되는 결정과당, 팔라티노스, 프락토올리고당으로 단맛을 더해 당 관리에 용이하다고. 고칼슘 영양 설계로 칼슘 200mg과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도 들어갔다.

이 밖에 일화는 부르르 제로 사이다와 콜라에 이어 저칼로리 탄산음료 ‘부르르 제로 스파클링’ 3종 그린애플, 패션후르츠, 피치를 출시했고, 웅진식품도 블렌딩티 브랜드 티즐의 새로운 라인업으로 ‘티즐 제로 자몽블랙티’를 출시했다. 종근당건강은 유산균음료를 제로 칼로리로 ‘락토조이 제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무설탕 음료와 달리 최근 나오는 제품들은 다양한 대체 감미료와 향을 첨가해 맛을 끌어올렸다”며 “설탕을 줄이고 건강한 음식을 찾는 트렌드를 고려했을 때 제로 음료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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