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만난 설탕 대체 감미료-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12)
때를 만난 설탕 대체 감미료-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12)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2.11.07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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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칼로리 인공 감미료 비만 줄이려 선진국 많이 이용
당뇨 환자 등에 좋아…과다 사용 건강에 부정적 주장도

호주 디킨 대학교(Deakin University) 연구진이 2007∼2019년 세계 시장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음료를 통해 섭취하는 저칼로리 감미료(甘味料)의 양은 지난 10년 동안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양 저칼로리 감미료로는 스테비아, 몽크푸르트와 같은 천연감미료, 아스파탐이나 아세설팜-K 같은 인공감미료가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된 음료에 들어 있는 첨가 당(糖)을 살펴보면 인도, 중국 등 중산층 국가에서는 50% 증가했으며 미국, 호주 등 고소득 국가에서는 오히려 2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우리 몸은 단 걸 먹으면 행복함을 느낀다. 이 단맛은 바로 ‘설탕’이 주는 것인데, 과거 가난으로 영양 부족이던 시대엔 보약(補藥)이었던 것이 지금은 칼로리가 높다고 비만이 걱정돼 기피 대상이 됐다. 비만(肥滿)은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인류의 큰 고민거리다. 미국은 전체인구의 2/3가 과체중이라고 하는데, 이는 그 자체의 건강상 피해도 크지만, 2차적인 질병을 유발해 의료비 부담을 늘이고 개개인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인류 최대의 적이라 봐야 한다.

이러한 연유로 최근 설탕보다 강한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가 거의 없는 감미료가 각광받고 있다. 사카린 등 인공감미료는 한 때 안전성 논란으로 천시 받아왔었는데 최근 다이어트용 저칼로리식품, 당뇨식, 음료와 주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이런 추세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도 중산층 국가에서는 설탕 등 첨가 당의 사용이 많고 저칼로리 감미료 사용이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것 같다.

아마 후진국이나 대부분의 중산층 국가에서는 아직도 과거 감미료의 안전성 논란에 대한 여파가 남아 있어 선뜻 설탕을 대체하지 못하는 것 같고 선진국에서는 비만 등 설탕이 주는 피해가 워낙 커 감미료가 주는 편익을 받아들이고 위해성 문제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많이들 사용하는 것 같다. 이런 감미료 사용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국가마다 개인마다 감미료가 설탕보다 좋은 걸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감미료의 안전성이 걱정돼 설탕 등 칼로리가 높은 당류를 선택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총 22종의 감미료가 허용돼 있는데, 스테비올배당체, 감초추출물 등 천연감미료와 삭카린나트륨, 아세설팜칼륨,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자일리톨, 솔비톨 등의 인공감미료가 있다. 인공감미료 하면 ‘사카린’을 떠올리는데, 이는 1879년 독일 화학자 콘스탄틴 팔베르크가 우연히 발견한 물질이다. 팔베르크는 설탕을 의미하는 라틴어인 ‘사카룸’에서 이름을 딴 ‘사카린(Saccharin)’을 특허 등록하고 독일로 돌아와 사카린을 대량 생산해 부자가 되었다. 사카린은 설탕보다 약 300배 강한 단맛을 갖는 반면, 칼로리가 없어 효과적인 다이어트 소재로 100년 이상 설탕을 대체해오고 있다. 게다가 설탕에 비해 약 37배 싼 가격 또한 매력이다.

이 사카린은 한때 발암물질 논란에 휩싸였지만, 현재는 안전성이 입증되어 정상적인 사용 농도와 방법으로는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우리나라에서의 사카린 사용은 1973년부터 허용됐다. 1980년대 후반 새로운 합성감미료인 아스파탐이 개발돼 출시되면서 국내 매스컴에서 사카린 유해론이 불거졌다. ‘아스파탐’은 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 두 아미노산으로 구성돼 안전 이슈에서 벗어난 저칼로리 감미료이며, 청량음료에 주로 사용된다. ‘아세설팜칼륨’은 설탕보다 200배 강한 단맛을 지닌 무열량 감미료로 과일, 채소, 어육의 조림에 주로 사용된다. ‘수크랄로스’는 설탕을 원료로 합성, 제조되는데, 설탕과 가장 유사한 단맛을 내며, 열량 없이 설탕보다 600배 강한 단맛을 내 인기가 높다. 건과류, 껌, 잼류, 음료류, 가공유, 발효유, 영양보충용식품 등에 사용된다.

이들 감미료는 모두 체내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설되므로 혈당치와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주지 않아 당뇨환자용 설탕대체제로 좋다. 게다가 FAO/WHO합동 식품첨가물전문위원회(JECFA)가 이들 감미료의 일일섭취허용량(ADI)을 정상인 체중 kg당 사카린 5 mg, 아스파탐 40 mg, 아세설팜칼륨과 수크랄로즈 15 mg으로 권장하고 있다. 2017년 식약처가 시중 유통 중인 과자, 캔디 등 가공식품 30개 유형(906건)에 사용되는 4종의 감미료 함량을 조사한 결과, ADI 대비 사카린나트륨은 3.6%, 아스파탐은 0.8%, 아세설팜칼륨은 2.9%, 수크랄로스는 2.1%로 매우 안전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설탕보다 건강하다”는 인식으로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저칼로리 감미료가 오히려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붐이 일고 있는 감미료 사용에 제동을 걸고 있기도 하다. 농식품수출정보(KATI)가 전한 호주 디킨대의 발표에 따르면, 그동안 설탕의 대체재로 소개되어 온 저칼로리 감미료가 저열량임에도 불구하고 제2형 당뇨병과 심장질환 등 건강 문제와 관련이 있으며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교란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게다가 연구진은 저칼로리 감미료가 입맛의 과잉을 초래할 수 있는 초가공 식품에 사용되며 이로 인해 특히 아이들의 입맛을 길들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설탕 대신 비영양 감미료가 함유된 식품이 건강에 이점이 있다고 오해할 수 있음을 연구진은 경고하고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설탕이고 감미료고 과하면 해(害)가 된다. 안전성이 입증돼 허용된 것이고 허용량만큼만 사용하면 전혀 건강에 문제가 없다. 각각의 장점을 살려 적당량 스마트하게 잘 사용하면 둘 다 훌륭한 음식의 재료가 될 수가 있다. 음식과 식재료, 첨가물 각각의 타고난 장점을 잘 사용하는 스마트한 소비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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