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선식품·건기식·식물기반 식품 청신호
미국, 신선식품·건기식·식물기반 식품 청신호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12.22 0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 전략 발표…국민 건강·영양에 8년간 80억 불 투입키로
비만율 낮추고 건강식품 라벨 기준 강화 등 5대 과제 추진
앨버슨스 유기농 상표 개발 등 발 빠른 대응
‘약식동원’ 인식 확산…식품점에 한국산 증가

미국인들 사이에서 ‘약식동원’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최근 국민 건강을 위해 2030년까지 10조5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지원금 운용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향후 미국 건기식은 물론 신선식품, 식물 기반 식품, BFY 식품 등 건강 및 웰빙 관련 식품 산업의 성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코트라 시카고무역관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지난 9월, 53년 만에 처음으로 식습관 개선 및 식량 접근성 향상, 저소득층 식품 구매 지원금 확대를 위한 ‘영양 및 건강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식량 공급뿐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에 의미를 담고 있어 미국 건강 관련 식품 산업의 성장이 예상된다.

코로나19 이후 건강 인식 확대로 미국 건강식품 산업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런데도 미국은 여전히 높은 비만율과 식이 관련 질병 보유율, 식량 접근성 부족,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품 가격 상승 등 여러 건강 및 영양 관련 문제에 직면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9년 미국의 비만율은 73.1%로 OECD 가입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높다. 이 수치는 2021년 기준 1.9% 증가해 15세 이상의 미국인 75%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라고 미국 행정부가 밝혔다. 아울러 전체 인구의 40%가 고혈압, 10%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

또한 딜로이트에 따르면 미국인 약 1700만 명은 식료품점에서 멀리 떨어진 저소득층 지역에서 살고 있어 식품 접근성이 어렵다. 특히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이나 유제품 등은 물류에 있어 냉장 보관이 필수인 점을 고려할 때 소규모 마트에서 판매가 쉽지 않아 소외지역에서의 해당 식품 접근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듯 식량 불안정 자체가 건강에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미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식습관 개선 및 접근성 향상, 건강식품 산업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기아 종식과 식습관 개선, 식량 접근성 확대, 식이 질병 감소를 목표로 한 ‘영양 및 건강 국가전략’을 발표했으며, 실행을 위해 약 80억 달러 규모의 민간 및 공공 지원금 운용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는 △소외지역 식료품점 건설, 대중교통 확장, 영양 보충 프로그램 지원금 및 수혜 자격 확대 △저소득층을 위한 건강 및 영양 분야 지원 확대, 식이 관련 질병 보유 환자에게 맞춤화된 건강 식단 및 채소, 과일 등 건강식품 섭취량 처방 △‘건강식품’ 라벨 기준 강화 및 식품 포장 전면 라벨링 체계 개발을 통한 소비자의 건강식품에 대한 이해도 강화 △신체활동 프로그램 확대 지원 △식량 안보를 위한 농업 신기술 개발 지원 확대 등 5가지의 주요 전략 및 세부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자료:  KOTRA 시카고 무역관
자료: KOTRA 시카고 무역관

이러한 정부 계획에 따라 식품업체들은 건강식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매장 확장, 가격할인 등 소비자의 건강한 식습관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미국 최대 식료품 체인업체인 앨버트슨스는 식물 기반, 유기농 관련 자체 상표 개발을 우선순위에 두고 2023년까지 100개의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2025년까지 6개의 건강 캠페인을 런칭할 계획이다. 또 식료품점인 마이어는 저소득층 영양 보충 지원 프로그램인 SNAP 수혜자를 대상으로 과일, 채소, 저지방 유제품, 통곡물 등과 같은 신선 농산물 구매에 대해 추가 할인 쿠폰을 제공할 예정이다. 약국 전문 체인점인 월그린은 2030년까지 매장 내 신선식품 라인을 20%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식품업계의 건강식품 생산 확대로 인해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요즘 ‘음식이 약이다(Food as Medicine)’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즉 의학적 질병을 예방 또는 치료하기 위한 맞춤형 영양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약으로써 식품의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올해 7월 딜로이트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8%는 올바른 식품은 건강을 유지하고 식이 관련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또한 75%는 올바른 음식을 먹는 것이 최고의 약이 될 수 있으며 50%는 약처럼 작용할 수 있는 음식에는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딜로이트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식품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건강과 웰빙을 고려하고 있다. 신선식품에 대해 기꺼이 추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해 건강식품 중에서도 신선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러한 인식 확대는 한국 식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국은 2022년 기준 OECD 가입국 중 일본 다음으로 가장 낮은 비만율을 보인다. 그래선지 미국 현지에서는 “한국 음식은 건강하다”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 이에 최근 미국 파인레스토랑에는 김치와 고추장을 활용한 메뉴가 대거 등장하고 있으며 식료품점에는 다양한 한국식품의 자체브랜드 상품이 나열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