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하는 PB식품, 팬데믹 이후 인기 상승에 경쟁력도 충분
진격하는 PB식품, 팬데믹 이후 인기 상승에 경쟁력도 충분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3.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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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영향 비용 절감 중요 요소…품질 향상으로 신뢰도도 제고
미국 소비자 4명 중 3명 선호…구매도 늘려
독일선 비슷한 품질에 가격 낮아…수요 증가
다양성·지속 가능성 갖춘 프리미엄 PB로 선택폭 넓혀
대형 식품 업체 부담 느껴 가격 인상 자제

가격 하나만으로도 소비자들의 훌륭한 선택지였던 PB가 고품질과 소비트렌드를 반영하면서 팬데믹 이후 시장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PB의 가장 큰 경쟁력은 뭐니 뭐니 해도 가격이다.

KATI에 따르면, 팬데믹 초기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는 가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유명 식품 브랜드를 통해 안정감을 취하려던 미국 소비자들이 팬데믹 이후 공급망 문제, 인플레이션 등으로 소비 판도가 뒤집혀 비용 절감이 식품 선택의 중요 요소가 되고 있다.

지난 1월 2000명의 미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어테스트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은 쇼핑을 할 때마다 할인제품을 찾는다고 답했고, 41%는 좋은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러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가격을 낮추는 것이 프로모션 행사보다 소비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73%가 PB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었으며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계속해서 PB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작년 6월 미국식품산업협회는 소비자의 41%가 팬데믹 이전보다 더 많은 PB 제품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PB 제품 강세는 비단 미국만이 아니다. 코트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에 따르면,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식품 가격이 무려 21%나 상승한 독일에서는 식품 소매업 매출 점유율의 42.8%를 PB가 차지한다. 과거 주변 국가들에 비해 식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먹는 것 하나는 큰 걱정 없었던 독일이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점점 더 많은 소비자가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일반 브랜드보다 좀 더 저렴한 PB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플레이션 시대가 계속되면서 비용 절감이 식품 선택의 중요 요소가 되고 있는 가운데 PB 제품이 가성비뿐만 아니라 고품질과 지속 가능성 등 수요 트렌드를 반영해 경쟁력을 갖추면서 소비자 신뢰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인플레이션 시대가 계속되면서 비용 절감이 식품 선택의 중요 요소가 되고 있는 가운데 PB 제품이 가성비뿐만 아니라 고품질과 지속 가능성 등 수요 트렌드를 반영해 경쟁력을 갖추면서 소비자 신뢰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사실, 지난해 독일에서는 PB 제품의 가격 인상률이 일반 제품보다 높았다. PB는 일반 제품에 비해 이윤 폭이 더 낮으므로 에너지 비용과 운송 비용 인상에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이다. 그런데도 PB 제품은 여전히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제품의 품질을 비교 평가하는 독일 최고 권위의 소비자 기관 슈티프퉁바렌테스트는 25개의 최우수 브랜드 식품과 최우수 PB 식품을 구매 비교 평가한 결과 PB 식품이 39.48유로(약 5만4600원), 34% 더 저렴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칩, 분유, 생수, 다크 초콜릿, 어린이용 디저트, 토르텔리니, 채소 스프레드, 사과잼, 발사믹 식초 등의 PB 제품이 월등히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PB 제품의 인기는 가격만이 전부는 아니다. 제품 품질 향상으로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인기의 한 요인이다.

슈티프퉁바렌테스트는 2019년 11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3년간 테스트를 통해 검증된 최우수 25개 품목의 브랜드 제품과 PB 제품의 품질과 현재 가격을 비교 테스트했다. 결과에 따르면, 올리브유와 사과주스, 생수는 품질 평가에서 브랜드 제품과 PB 제품이 같은 점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PB 제품의 가격이 월등히 저렴했다. 또 과일 스무디, 커피, 토르텔리니는 PB 제품이 가격도 더 저렴하고 품질 또한 더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생아 분유는 브랜드 제품이 근소하게 평점 수치가 더 높았지만 가격은 PB 제품 대비 무려 171% 더 높았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에서는 PB 브랜드와 일반 브랜드 제품이 동일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경우, 제품의 품질은 별반 차이가 없으며, 단지 포장비와 광고비가 더 절약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므로 소비자는 저렴한 PB 제품의 품질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소개했다. 또한 현지 매장 관계자도 “소비자들이 돈을 절약하기 위해 일반 제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PB 제품을 사게 되는데, 막상 사용해 본 후 일반 브랜드와 별반 차이를 못 느끼거나 제품에 만족하면 지속해서 충성 고객으로 남아 PB 수요를 더욱 증가시킨다”라고 밝혔다.

독일에서는 가격, 품질 외에도 유기농·비건 제품과 같은 지속 가능성, 친환경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PB 트렌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넓히고 있다.

독일 30세 미만의 젊은이들은 특히 동물 복지와 현지 생산, 단거리 운송, 식물성 식품 등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둔 제품에 관심이 높은데, 식품 생산 과정 이면에도 이러한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PB 브랜드에 대해 다른 높은 연령대보다 더 개방적이므로 이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료: Statista
자료: Statista

이처럼 소비자들이 PB 제품을 선호하는 데는 단순히 가격적인 요소만이 아니라 고품질, 다양성, 지속 가능성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더라도 PB 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PB 제품의 거센 도전에 주요 식품기업들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다. 특히 올해도 가격 인상 요인이 여전하지만 인상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가 유명 브랜드를 소비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프리미엄의 한계가 분명 있고, 가격 인상 추세 속에서 브랜드 제품에 대한 프리미엄은 쉽게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펩시, 크래프트 하인즈를 포함한 일부 대형 식품 회사들은 수요 촉진을 위해 가격 인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

한편, KATI는 PB 제품은 가격적인 우월함을 기본으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며 라인업을 다양화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 생산 기업들이 PB 제품을 단순히 가격이 싼 제품이라고 치부할 경우 경쟁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그러므로 PB 제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유명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소비자 니즈를 면밀히 분석하여 제품에 담아내고 동시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한 혁신적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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