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은 동양의 세련된 고급 음식”…독일서 김치·만두 인기 상승
“한식은 동양의 세련된 고급 음식”…독일서 김치·만두 인기 상승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4.2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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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깊은 맛에 라면·고로케 등과 어울리는 만능 식품
건강 식품으로도 주목…다양한 레시피로 마케팅
수입 220만 불…가격 경쟁력에 매운맛 조절 필요
만두, 한국산 얇은 피에 속 차고 맛·영양 우수해 선호
조리 쉬운 데다 유통기한 길고 가사 노동 경감
수입 300만 불로 4년 새 2배…시장 확장할 여지

한식은 건강하고 세련되며 고급스럽다고 인식하는 독일에서 우리나라 김치와 냉동만두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어 우리 식품 수출 기업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

코트라 프랑크무역관에 따르면, 김치는 독일 유기농 채소 발효 식품 제조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생산할 정도로 인기가 가히 놀라울 정도다. 또 만두는 영양간식으로 조명받고 있는데 특히 냉동만두는 유통기간이 길고 보관과 조리가 쉽고 간편해 주목받고 있다.


따라올 수 없는 ‘김치의 깊은 맛’


독일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김치가 면역력을 강화하는 건강식품으로 널리 소개돼 주목받았다. 또한 한류 열풍으로 한식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김치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김치가 인기 품목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독일 유기농 채소 발효 식품 제조사들은 생산설비에 김치를 추가하고 있으며, 제조사 홈페이지에도 김치와 잘 어울리는 음식, 김치 레시피 등 관련 홍보물을 올려 소비자 관심을 유발하는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독일 최대 드럭스토어 DM에서도 PB 유기농 김치를 판매하고 있어 우리 김치의 위상과 글로벌 상용화를 실감케 한다. DM의 유기농 김치는 글루텐프리와 무가당, 무향료, 무색소, 무방부제, 비건,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으로 DM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김치는 대부분 소형 유리 용기에 포장돼 있어 소비자들이 내용물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포장 방식은 김치를 먹어 본 경험이 없는 소비자들의 구매를 쉽게 할 할 뿐만 아니라 김치가 위생적으로 포장되었다는 인식을 준다. 또한 유기농 김치는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소형 포장이지만 다른 발효 식품에 비해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독일의 대한국 김치 수입은 2018년 이래 늘어나 2021년에는 224만9000달러라는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2년 193만4000달러로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이는 젓갈 김치에 대한 유럽의 복합식품 수입 규제 때문이며, 독일의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둔화의 영향도 컸다. 참고로 독일 식품 가격은 2022년 2월~2023년 2월에 무려 21.8%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현지 수입 식품 가격 또한 크게 올라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

△김치가 독일의 유기농 채소 발효 식품 제조사들 대부분이 생산할 정도로 인기품목으로 자리잡으며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전통 김치의 깊은 맛과 차이가 있어 현지에서는 우리 고유의 특성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이 좋은 방법이라 설명한다. 사진은 독일 유기농 채소 발효 식품 제조사의 김치 레시피 소개 장면. (사진=fairment.de)
△김치가 독일의 유기농 채소 발효 식품 제조사들 대부분이 생산할 정도로 인기품목으로 자리잡으며 시장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전통 김치의 깊은 맛과 차이가 있어 현지에서는 우리 고유의 특성을 강조한 마케팅 전략이 좋은 방법이라 설명한다. 사진은 독일 현지 제조사의 김치 레시피 소개 장면. (사진=fairment.de)

이에 대해 해외 식품 유통사 바이어 A씨는 우리 김치 제조사들이 유럽 복합식품 수입 규제에 잘 대응하고 있어 김치의 대독일 수출은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독일에서 김치를 생산하는 유기농 채소 발효 식품 제조사들 대부분은 소규모 사업장을 갖고 있지만, 맛은 결코 우리 전통, 김치 맛을 따라잡지 못한다며 독일의 그 어느 기업도 국내 기업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했다. 아울러 독일 시장 확장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며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도 전했다.

무역관도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 수 없는 김치의 깊은 맛이라며, 김치는 밥반찬으로도 훌륭하지만 만두나 찌개, 전, 볶음, 비빔, 고로케, 라면 등 다양한 조리에 활용해 맛과 풍미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만능 식품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한국 김치의 고유한 특성을 강조한 마케팅은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데 충분하며, 특히 건강에 관심이 많거나 한식에 관심이 많은 독일 소비자는 김치를 더 많이 접할 가능성이 크기에 이들을 표적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매운맛이나 산도를 조절해 외국인 입맛에도 잘 맞도록 제품을 다양화하는 것도 소비자 유치에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독일 김치 수출 시 참고 사항

한-EU FTA 체결로 독일 내 김치 수입 관세율은 0%이다. 단, 관세청을 통해 정해진 절차를 거쳐 건당 6000유로 이상이면, 반드시 인증 수출자 자격을 취득해야만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 유럽연합(EU) 복합식품 수입 규정

젓갈이 들어간 김치는 유럽 복합식품 수입 규제 품목에 해당한다.

2. EU 식품라벨링법

'Regulation (EU) No 1169/2011'에 근거해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객관적이며 구체적으로 표기해 알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라벨링 표기 의무 사항은 제품명, 원재료, 성분함량, 중량, 유효기한, 제조 일자, 제조사 및 유통사, 원산지, 보관 방법, 영양 정보, 알레르기 유발성분 등이다.

3. 유기농 인증은 필수는 아니지만 있으면 더 좋다.

독일에서는 유기농 채소 발효 식품사들이 주로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김치에 유기농 인증이 필수는 아니지만 유기농 인증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해 있으면 더 좋다. 참고로 한-EU 유기 가공식품 동등성 협정에 따라, 유럽과 한국에서 유기농으로 인정받은 유기농 제품은 해당 국가에서 유기농 인증을 통과하면 상대 국가에서도 별도 인증 절차 없이 유기농으로 판매할 수 있다.


맛과 영양 뛰어난 ‘한국산 만두’


독일 소비자들은 중국이나 태국, 베트남 등 아시아 음식을 저렴한 서민 음식으로 연상하는 반면 한식은 독자적으로 발전한 음식 문화로 건강하고 세련되며,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효과를 우리나라 만두가 누리고 있다. 특히 냉동만두는 유통기간이 길고 보관이 편리하며 조리를 쉽고 빠르게 할 수 있어 에너지 절약은 물론 가사 노동의 부담을 덜어줘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나라 만두와는 달리 한국산 만두는 만두피가 얇고 속이 꽉 차 있어 맛과 영양 면에서 타제품과 차별화되며, 간식으로도 훌륭하다. 현지 소비자들은 이러한 장점 때문에 한국산 만두를 선호한다. 또한 K-팝과 드라마 등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인해 독일 젊은 층 사이에서 한식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큰 이유다. 이들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게도 한식을 소개하는 데 적극적이다. 이러한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독일에는 많은 한국 기업과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어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 만두 소비량 또한 높다. 독일에서는 한인 마트나 아시아 마트에서 손쉽게 만두를 살 수 있는데, 제품 종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제품 선택의 폭이 넓어짐과 동시에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어 만두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에 따라 2022년 독일의 대한국 만두 수입은 전년 대비 49% 증가한 306만 달러를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8년과 비교하면 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HS 코드 1902.20(만두를 포함한 속이 채워진 파스타) 기준 시장점유율은 1.4% 정도로, 전체의 72.5%를 차지하고 있는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위스의 점유율에 비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한국산 만두는 다른 나라 만두와는 달리 만두피가 얇고 속이 꽉 차 있어 맛과 영양 면에서 타제품과 차별화돼 독일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사진은 독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만두 제품들.(사진=각 사)
△한국산 만두는 다른 나라 만두와는 달리 만두피가 얇고 속이 꽉 차 있어 맛과 영양 면에서 타제품과 차별화돼 독일 소비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사진은 독일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만두 제품들.(사진=각 사)

한편,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독일 냉동식품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독일냉동식품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에서 2019년까지 독일 냉동식품의 매출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락다운으로 일반 가정의 냉동식품 수요는 증가했음에도 식당이나 급식 시설이 문을 닫음에 따라 전체 연매출액은 감소했다. 이후 외식 산업의 회복과 함께 냉동식품의 매출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 2021년 독일 냉동식품 시장 규모는 약 159억2000만 유로로 전년 대비 5.6% 증가했다. 또 2021년 독일의 냉동 즉석식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7% 증가한 약 47만9천 톤에 달하며, 2019년 이래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만두 수출 시 유의 사항

김치처럼 만두도 한-EU FTA 체결로 독일 내 수입 관세율은 0%이며, 6000유로 이상이면 반드시 인증 수출자 자격을 취득해야만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채소 만두 제품에 요구하는 별다른 인증은 없다. 다만 육류가 들어간 만두는 유럽 복합식품 수입 규제 품목에 해당한다. 한국은 독일에 육류 청정국으로 등록돼 있지 않아 육류 수입 절차가 까다로운데,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독일에 등록된 한국 축사와 도축장이 있어야 하며 그들 또한 서로 연계돼 있어야 한다. 또 식품 라벨링도 김치와 동일하게 적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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