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임 전쟁에서 벗어나야 할 식품 안전-C.S 칼럼(443)
프레임 전쟁에서 벗어나야 할 식품 안전-C.S 칼럼(443)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3.06.13 0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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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앞두고 논란 가열
정파 떠나 추측 피하고 안전성 확보 위해 요구를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일본 식품위생법이 정한 기준치(1kg당 100베크렐)의 180배인 18,0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되었고, 놀래미로 불리는 쥐노래미에서도 1,200베크렐의 방사성이 검출된 것에 대한 언론보도로 논란이 크게 일고 있다. 처리 주체인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에서는 물고기가 잡힌 곳이 원전 근처 방파제였기 때문이라며 이 물고기들이 항만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그물을 설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고 한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해저터널에 바닷물을 주입하면서 오염수 방류가 초읽기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에서도 논란이 뜨겁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해양수산부에서는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국내 수입은 없으며, 2013년 후쿠시마 인근 8개 현의 모든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 이후 해당 지역 수산물의 수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식약처에서도 8개 현 이외의 모든 수산물 수입 건에 대해서는 수입 건마다 정밀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통되는 주요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해 ‘수입 수산물 유통 이력제도’를 활용해 수입부터 유통, 소매단계까지 거래 이력을 관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후쿠시마 원전 인근의 어민 단체장 일행이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오염수 방류를 앞둔 어민들의 불안감을 전하고 방류 반대 입장을 강하게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왜 꼭 후쿠시마에서 방류해야 하나? 소문 피해로 어업 자체는 물론 유통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라고 항의 의견을 피력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후쿠시마 어민과 지역 주민들을 설득해 왔다고 했지만 이들은 정부 대책에 뿌리 깊은 불안이 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기종을 설계한 경력이 있는 고토마사시씨는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알프스라고 불리는 다핵종제거 장치는 약 62개에서 64개 방사성 핵종을 처리하는 탱크에서 처리 후, 삼중수소 외에도 방사성물질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또 삼중수소 외에 방사성물질을 어느 정도까지 제거했고 정화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정확히 나와 있지 않으니 일본 정부의 방류계획은 옳지 않은 판단이라고 말했다.

일본 문제는 그렇다고 해도 이에 대한 우리나라 인사들의 반응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정치권의 반응이 극명하게 다르다. 정치인들이 불과 몇 년 전 자신들의 입으로 강력하게 펼쳤던 주장과 정반대되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왜 정치인들의 말에 국민이 신뢰를 갖지 못하는지 알 수 있다.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과 관련한 문제는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실제 조사 결과와 함께 제대로 된 모니터링 및 축적된 데이터와 분석 결과, 객관적인 해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전문가의 예측 등으로 말해야 할 것이다.

도쿄전력이 항만 주변에 그물을 친다고 한들 크기가 작은 어류까지 이동을 막을 수는 있을까? 다핵종 제거시설인 알프스에서도 제거되지 못하는 삼중수소 외에도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플루토늄 등은 비중이 무거워 심층수와 해저 밑바닥까지 오염될 수 있다. 또한 표면의 해수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우리나라 해안에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도 오염수 문제의 기본적 프레임에 있어, 한일 간 관계 개선만 우선한 나머지 방사선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나 단체에 대해 반일 프레임을 씌우거나 반정부 프레임으로 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일 간 외교적 관계 개선 노력은 노력대로 해야겠지만 우리 자신과 후손들이 직접 섭취하게 될 식품에 대해서는 지나칠 만큼 안전성 확보를 위해 일본 정부에 당당하게 요구할 것은 반드시 요구해야 후회할 일이 없을 것이다. 특히 식품과학자들이나 식품업계 종사자들도 섣부른 예측이나 추측성 발언으로 국민에게 혼선을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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