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업사이클링의 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3)
푸드 업사이클링의 시대-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3)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6.26 07: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산물 활용한 식품 세계적 추세…10년 내 830억 불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환경 살려…건강한 제품도

최근 버려지거나 가공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이 각광받고 있다. “버려질 수 있는 부산물을 맛있고 영양가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즉 “식품을 업사이클링 하는 것”은 최근 식음료 업계에서 가장 관심 있는 트랜드로 떠오른다. 시장규모도 2022년 520억 달러에서 2032년 833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업사이클링(upcycling)’이란 사전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옷이나 의류 소재 따위에 디자인과 활용성을 더하여 가치를 높이는 일” 또는 “버려지는 제품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주로 친환경, 재활용, 사료 등에 사용되던 것이 최근엔 버려지거나 가공 과정에서 생긴 부산물을 활용해 새로운 식품을 만드는 식품산업 분야로 확산돼 '푸드 업사이클링'이 각광받고 있다.

한 베이커리 식빵은 밀기울과 맥주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인 맥주박을 주재료로 빵을 만들어 팔고 있다. 이는 밀가루 빵에 비해 식감이 거칠고 열량을 내는 영양소도 부족하지만 오히려 칼로리를 걱정하고 장 건강을 원하는 소비자들은 밀기울과 맥주박이 주는 저칼로리에 식이섬유가 풍부한 장점을 즐기고 있다.

이 트랜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기후 변화에 대처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는 건강한 제품을 제공한다. 미국의 푸드 업사이클링 선두 기업인 Upcycled Foods Inc는 Kerry 그룹과 협력해 단백질 40%, 섬유질 15%, 업사이클 소재 30%를 함유한 슈퍼그레인+프로틴 크리스피를 만들어 업사이클 소재를 포함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또한 카카오 열매를 업사이클링해 사워 에일, 소스, 마리네이드 등 다양한 제품 플랫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소비자 수준에서의 1인당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비맥주가 선두 주자인데, 맥주 부산물인 맥주막을 에너지바, 화장품, 다이어리 등에 다양하게 활용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맥주박을 재료로 염색한 실크 원단과 이를 활용한 의류, 폐현수막으로 만든 우산, 맥아 포대를 활용한 잡화 등을 선보이는 패션쇼도 연다고 한다. 오비맥주에서만 해마다 60톤가량의 맥주박이 나오고 이를 처리하는 데 연간 수십억 원의 환경 부담금을 업사이클링이 줄여준다고 한다. 맥주 폐기물 업사이클링은 ESG 경영에도 기여해 기업 입장에서 일석이조,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 기업들 중에는 오뚜기가 참기름을 짜고 남은 참깨박을 활용하는 업사이클링을 실현 중이다. 풀무원도 콩 비지나 씻을 물을 업사이클링하는 방안을 궁리중이라고 하며, 풀무원 계열의 로하스프레쉬마켓 올가홀푸드는 못난이 농산물(맛과 영양에는 차이가 없으나 흠집이 있거나 중량 미달인 과일이나 채소)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제로 푸드웨이스트 캠페인’을 펴고 있다. 롯데찰성음료는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없앤 아이시스 생수병 리사이클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생산용수 재사용, 빗물 이용, 전력 및 연료 사용 감축,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용 등으로 업사이클링에 앞장서고 있다. 맥도날드도 커피박 찌꺼기를 비롯 매장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해 15만㎏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저감했다고 한다.

앞으로 이런 국내 식품기업들의 푸드 업사이클링 활동은 식품가공 폐기물 감소로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도 살리고, 과잉 영양의 시대에 건강 챙기기의 일환으로 각광받을 것이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인류가 가야 할 글로벌 트랜드라 우리 모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