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수지 적자 속 K-푸드 수출 확대 유망 국가는?
무역 수지 적자 속 K-푸드 수출 확대 유망 국가는?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05.15 1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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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세계 5위 경제 대국…한식 건강 이점·독특한 맛 인기
김치·소주·떡볶이 등 즐겨…수입 식품 시장 연 11.8% 성장
호주, 한국 식음료에 관심 고조…김치 5위 수출국으로 부상
조미김·스낵류 18% 점유…가격 경쟁력에 유기농 인증 도움
식량 대부분 수입하는 UAE, 한식 선호 대중으로 확산
불닭볶음면 등 할랄 인증 라면 소비 급증…과일 배도 판매

최근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주요 원인은 주력 시장의 수출 감소다.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국은 중국, 미국, 베트남, 홍콩, 일본 등으로 이들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약 59%에 이른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4개 주력 시장의 수출 감소가 이어져 무역수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수출이 재도약할 수 있는 유망 시장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코트라는 최근 수출 상위 50개국 중 수출 확대 가능성이 있는 나라를 선정했다. 여기에는 먼저 △제조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 인도네시아, 멕시코가 꼽혔다. 또 돈이 물리고 있는 자원 부국 UAE와 호주, 캐나다도 유망 시장으로 선정했으며 △작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와 우즈베키스탄, 이스라엘도 수출 확대가 가능한 나라로 보았다. 이들 국가 중 인도, 호주, UAE의 식품시장과 한식에 대해 둘러봤다.


 한식 부상하는 인도


우리 수출국 순위 6위를 기록하고 있는 인도는 영국을 제치고 세계 5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서며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 GDP 성장률이 5.9%로 전망되는데, 이는 G20 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또한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으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세계 3위의 내수시장(1.7조 달러 규모)을 형성하고 있다.

이러한 거대 시장에서 최근 한식이 부상하고 있다.

코트라 뭄바이무역관에 따르면, 인도 현지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가 상승하게 된 것은 한국 문화에 관한 관심 증가와 건강상의 이점, 독특한 맛, 한국 재료의 가용성 증대, 한류의 영향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K-Pop과 한국 OTT 콘텐츠의 인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와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또한 한식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현지 음식 블로거들과 인플루언서들은 한국 음식의 이미지와 비디오를 공유하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이를 본 젊은 세대들은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에 가서 떡볶이와 소주를 먹어보고 이를 SNS에 공유하기도 한다.

한식의 건강성도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 현지에서 한국 요리는 대체로 단백질과 섬유질이 풍부하여 영양가 있고 칼로리가 낮은 웰빙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건강한 음식을 찾는 인도의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한식에 대한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 요리는 인도 요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맛과는 또 다른, 독특하고 진한 맛으로 알려져 있다. 발효 음식과 매운맛을 사용하는 한국 음식의 특징은 새로운 맛을 즐기는 인도의 미식가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지만 한식이 종종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는 탓에 아직 인도에서 한식당은 누구나 쉽게 갈 수 있는 저렴한 곳으로 인식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김치, 고추장 등 한국 식재료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레시피 또한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 가정에서도 한국 음식을 직접 요리해보는 경우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세계 1위의 인구 대국, 세계 3위의 내수시장,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인도에서 최근 한식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라면, 떡볶이 등 간편조리 식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김과 음료 등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1위의 인구 대국, 세계 3위의 내수시장, 세계 5위의 경제 대국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인도에서 최근 한식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라면, 떡볶이 등 간편조리 식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김과 음료 등에도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리서치앤드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도의 수입식품 시장 규모는 158억 달러로 평가됐다. 이 시장은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약 11.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수입식품 시장의 성장은 도시화, 실소득의 증대, 외국 음식에 대한 젊은 세대의 수요 증가, 인도에 거주하는 외국인 인구의 증가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다.

특히 중산층의 부상으로 미국, 유럽, 동아시아 등 외국 음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새로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지 식당들은 외국 음식을 메뉴에 포함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멕시코, 일본 요리는 현재 인도 식당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한국 요리를 선보이는 식당들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아울러 최근 몇 년 동안엔 맥도날드, KFC, 도미노 피자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인도에 매장을 열기도 했다. 이들의 진출전략은 ‘현지화’였다. 채식주의 옵션과 더불어 매운 향신료의 맛을 메뉴에 도입함으로써 현지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인도의 피자 토핑은 종종 인도식 치즈인 파니르와 탄두리 치킨을 포함하는 한편, 멕시코 요리는 전통적인 인도 향신료를 사용하기도 한다.

[인터뷰] 인도 현지 바이어가 바라 본 한국 식품

라면·떡볶이 등 간편식 주류…김·음료 등 도입 추진 
한국 식품 다 허용되는 것 아냐…전략 제품 선정을

Q. 현재 인도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한국 식품은?

A. 한국의 라면, 떡볶이 같은 간편조리 식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인도 바이어들은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음식을 많이 접하게 되는데, 앞으로는 김과 음료, 과자 등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Q. 인도 소비자들은 어떤 종류의 제품 포장을 선호하나?

A. 한국 시장에서는 심플한 디자인과 차분한 컬러가 유행이지만 인도에서는 보다 밝고 알록달록한 디자인을 좋아한다. 바이어들은 포장지에 영문 표기가 돼 있는 것을 선호한다.

Q. 인도에서 금지됐거나 식품에 포함돼서는 안 되는 특정 성분이 있나?

A. 인도는 종교적인 믿음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이 많은 나라다. 쇠고기, 돼지고기, 과도한 MSG 등이 포함된 식품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굉장히 낮다.

Q. 한국 식품 기업에 제안하고 싶은 부분은?

A. 모든 한국 식품이 인도에서 허용되는 것은 아니다. 양국의 맛, 선호도, 음식 문화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인도 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분석을 통해 전략 제품을 잘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화되고 있는 호주 김 시장


한국의 수출국 순위 9위를 기록한 호주는 광활한 영토에 각종 천연자원이 풍부해 미-중 경쟁과 러-우 사태 이후 신뢰할 수 있는 대체 공급처로 주목받으며 2021~2022년 역대 최고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한국 식음료 문화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엔 김치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제5위의 김치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또 불고기 양념과 고추장 등을 이용해 가정에서 직접 요리하는 인구가 늘고 있는 등 일반적인 한국 식품에 대한 소비가 늘고 있어 기대치를 높여 가고 있다.

한국 기호식품 중 호주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식품은 단연 김이다. 코트라 시드니무역관에 따르면, 김은 이미 일식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음식으로 소개되며 호주인들에게 매우 익숙한 식품이다. 또한 해조류를 그대로 건조하여 만든 식품이라는 사실에 건강하다는 이미지까지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아시아 마켓과 한국 식품점에서 주로 구매할 수 있던 조미김을 이제는 현지 대형마트에서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김의 종류, 맛, 브랜드까지 개인의 취향에 맞게 구매할 수 있어 현지인은 물론 아니라 호주 내 교민들도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현지 식당의 대용량 제품은 중국산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현지 마트에서 B2C로 판매되는 조미김은 한국산 제품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김을 활용한 스낵류는 한국산, 일본산, 중국산 등으로 다양한데 스낵의 종류는 일반적으로 튀긴 김을 다양한 맛으로 구현한 제품이 많다.

해초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현지에서도 해초를 활용한 건강한 식재료 전문 브랜드가 생겨나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아그 시위드는 해초가 자연으로부터 온 건강하고 감칠맛 나는 식재료임을 강조하며 천연 조미료에서부터 초콜릿 등 스낵류까지 취급하고 있다. 또 홈페이지에는 해당 식자재를 활용한 다양한 음식과 조리법 또한 소개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입시장은 중국산이 가격 경쟁력으로 무기로 2022년 기준 전체의 64.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은 두 번째로 높은 1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 와 2022년 478만 달러 규모의 해조류를 호주로 수출했다. 한국은 지난 10년간 15% 이상의 꾸준한 점유율을 유지해오고 있다. 일본은 전체 수입의 5.5%를 차지하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호주에서는 이미 다양한 조미김 및 김 스낵 제품이 많이 출시된 상황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다. 따라서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만한 제품으로 시장을 어필할 필요가 있는데, 무역관은 건강에 관심이 높은 현지인들을 공략해 건강하고 몸에 가벼운 간식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유기농 제품일 경우 이와 관련된 인증을 취득해 강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라면 진출 활발한 UAE 할랄 식품시장


한국의 28위 수출 상대국인 아랍에미리트(이하 UAE)는 2022년 자원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와 재정수지 흑자를 기록했고, 2023년 GDP 성장률이 3.5%로 전망되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중동에서 가장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인다. 또한 대부분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식량안보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으며, K-팝과 한식 등 한류에 관한 관심이 대중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UAE에서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한국의 할랄 제품은 라면이다. 코트라 두바이무역관에 따르면, 약 10년 전부터 시작된 매운 라면 먹기 챌린지 영상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면서 UAE 내에서도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소비가 급격히 늘었다. 더불어 K-콘텐츠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한국 라면 수요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농심, 삼양 등 한국의 주요라면 제조사들은 할랄 인증을 취득했으며 그 결과 일반 식료품점에서도 아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할랄 인증을 받은 한국산 배가 판매되고 있다. 배는 과일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무슬림들이 먹을 수 있는 할랄로 간주한다. 그런데도 배에 할랄 인증을 취득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었다. 특히 한국산 배는 세계적으로 흔한 품종이 아니며 현지인들에게 낯설지만, 할랄 인증을 취득하고 홍보하면서 시장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할랄식품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57개 이슬람 국가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가 발표한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 2022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19억 명 무슬림들의 식음료 소비 규모는 1조2700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1조670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시장에서 재무, 거버넌스, 인식, 사회적 영향, 혁신 등의 지표를 반영한 글로벌 이슬람 경제지수 식품 부문에서 UAE가 5위를 기록했다.

또 2020년 OIC 국가의 할랄식품 수입 규모는 총 2000억 달러로, 2025년까지 연평균 3.3% 증가해 23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UAE는 1000만의 작은 내수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약 129억 달러를 수입하며 수입 규모 6위를 기록했다. 수입 식품 의존도가 높은 자국의 식량안보 강화를 목표로 식품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2021년까지 할랄식품 분야 내 총 11건의 투자를 추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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