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에 매운맛 즐기는 인도네시아 K-푸드 유망 시장
한류 열풍에 매운맛 즐기는 인도네시아 K-푸드 유망 시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10.2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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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라면 1위…국물 라면 다양한 요리법으로 수요 늘려야
차·과일·커피음료, 두유 즐겨…가공우유 바나나 맛 등 고성장
스낵으론 초코파이·빼빼로 등…국산 조미김 점유율 60% 넘어
작년 떡볶이 수출 3배 급증…온라인선 한국 식당 제품 유통
가정간편식 뜨는 품목…만두 외 비빔밥 밀키트 등 진출을
할랄 인증에 패키지 소형화…높은 가격 맞게 차별화 필요

전 세계적으로 BTS 팬이 가장 많은 국가로 알려진 인도네시아는 한류 확산이 가장 빠른 곳 중 하나다. 또 인구 2억 7천만 명 중 젊은 층이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새로운 문화에 대한 호감도 높다. 여기에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인식과 함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2020년부터 식품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등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어 K-Food 진출에 여러모로 유리한 곳이다. 이에 aT 자카르타 지사는 최근 이 시장을 주목하며 코로나19 이후 인도네시아 식품소비 동향과 함께 우리나라 식품의 수출 확대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펴냈다. 이 가운데 올해 현지에서 유망한 식품과 수출 확대 방안을 간추려 정리했다. 

■ 2021년 인도네시아 유망 K-FOOD

◇라면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라면이다. 인도네시아는 라면 소비 세계 2위 국가이며, 한국 라면은 수입 라면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K-드라마가 뜨고 라면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한국 라면의 브랜드 인지도 또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삼양과 농심이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로, 특히 ‘불닭볶음면'은 현지 라면 제품 대비 가격이 7배 이상 비싸지만 한국 라면 전체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인도네시아인도 한국인 못지않게 매운맛을 좋아하며 토종 매운 고추인 짜베(Cabe)를 식사할 때 즐겨 먹는다. 라면을 조리하는 과정은 한국처럼 물에 면과 스프를 넣고 끓이는 국물 라면보다 면을 끓인 후 스프를 넣어서 비벼먹는 비빔라면이 일반적이다. 스프를 넣어 비벼먹는 불닭볶음면은 매운맛과 현지인에게 익숙한 비빔면 스타일 모두 만족시키고 있다.

비빔라면뿐만 아니라 신라면과 같은 국물 라면도 꾸준히 성장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열대기후이기는 하지만 기온이 24도 아래로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 추위를 느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국물 라면을 찾는 소비자들이 있다. 불닭볶음면과 신라면을 중심으로 짜파게티, 진라면, 안성탕면, 팔도, 너구리, 순베지라면 등 많은 한국 라면 브랜드들이 진출해 있다.

한국 라면의 인기는 현지 식품업체들이 한국 라면을 카피한 제품에서도 엿볼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Mie Sedaap이 2019년 출시한 매운닭볶음면(Korean Spicy Chicken)과 아리랑(Arirang) 라면을 들 수 있다. 특히 아리랑 라면은 겉으로만 보면 마치 한국에서 제조한 라면같이 한국어로 표기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서체도 옛체여서 한국라면을 즐겨 먹는 인도네시아인도 아리랑 라면의 원조를 한국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한편, 라면은 불닭볶음면과 같은 매운 비빔면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으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런 만큼 제품 다양화 및 홍보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국물 라면을 단순히 라면에 스프만 넣는 것을 넘어, 라면을 끓일 때 새우나 홍합을 넣은 해물라면, 각종 치즈를 넣은 치즈라면, 양념불고기를 넣은 소고기라면, 어묵과 떡볶이 떡을 넣은 떡볶이 라면 등 요리법을 인플루언서를 통해 소개해 홈쿠킹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고 aT는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빠른 도시화와 함께 교육과 생활 수준이 높은 도시인이 증가함에 따라 가공식품 수요가 늘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또 한류 확산과 코로나19를 계기로 라면과 떡볶이 등 가정 간편식은 물론 과자, 김스낵, 음료 등 한국 식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각 사)
△인도네시아는 최근 빠른 도시화와 함께 교육과 생활 수준이 높은 도시인이 증가함에 따라 가공식품 수요가 늘어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또 한류 확산과 코로나19를 계기로 라면과 떡볶이 등 가정 간편식은 물론 과자, 김스낵, 음료 등 한국 식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사진=각 사)

◇음료

인도네시아는 연중 고온다습한 기후로 수분 섭취가 매우 중요해 음료 수요가 높다. 특히 술 대신 비알코올 음료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문화로 음료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수보다는 단맛이 첨가된 차가운 음료를 찾는 편이며 식사 시에도 단맛의 가공음료를 즐겨 마시는데 주로 차, 과일 맛 음료, 커피음료 등을 마신다. 현지 음료 시장에서는 일반 음료 외에도 기능성 음료가 인기 있으며 건강 관련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능성 음료로는 포카리스웨트, 마일로 및 단카우 등이 있다.

한국산 음료는 밀키스, 두유, 바나나우유, 뽀로로 과일음료 등이 있으며 한인마트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현지 대형마트에 유통되고 있다. 일반 음료뿐 아니라 에너지음료, BTS커피 등 신제품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인구의 50%가 넘는 MZ세대는 우유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강해 차, 과일 맛 음료와 함께 관련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공우유 성장이 기대된다.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2020년 인도네시아 가공우유 시장은 한화 약 1조 4000억 원 규모로 2025년에는 거의 2배인 수준인 한화 약 2억 4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처음 수입된 한국산 가공우유는 2021년 상반기에 50% 이상 성장하며 시장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네시아로 수입되는 한국산 가공우유는 주로 바나나, 딸기, 멜론 맛 등으로 그중 열대지역 국가인 인도네시아 사람들에게 익숙한 바나나 맛이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과 연관되는 가공우유 이외에 스타 마케팅으로 높은 성장을 이룬 제품으로 BTS 커피를 들 수 있다. BTS가 연속으로 세계적인 히트곡을 내면서 빌보트 차트 1위에 오르자 더불어 BTS 커피도 같이 판매가 늘고 있다.

◇과자류 및 김(스낵)

인도네시아는 젊은 인구 비율이 높으며 무슬림이 많은 종교적인 영향으로 술을 거의 마시지 않아 차와 함께 간식을 자주 먹는 편이다. 날씨도 습하고 더워 짜거나 단맛이 강한 스낵을 선호한다.

현지 기업으로는 인도푸드가 가장 유명하다. 외국계로는 도리토스 또르띠야 칩과 치토스 등을 비롯하여 페레로 로쉐 초콜릿 제품이 유명하다. 한국산 스낵으로는 초코파이, 빼빼로, 커스타드, 허니버터칩, 알새우칩 등 과자류를 비롯하여 스낵김 등을 대형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한국산 스낵김은 동남아 김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태국의 타오케노이와 경쟁하고 있으며, 다양성과 고품질을 내세워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한국산 브랜드 마마수카는 조미김을 앞세워 2020년 시장 점유율 60%를 넘었다.

한편,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김을 밥과 상관없이 스낵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은 크게 김밥용 마른김과 조미김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스낵으로 먹을 수 있는 조미김이 많이 팔린다. 조미김도 오리지날맛, 계란맛, 불고기맛, 옥수수맛, 와사비 맛, 매운맛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또 김 스낵은 아이들이 자주 먹는 간식거리다. 김 스낵은 인도네시아 시장에 2006년경부터 소개되었다. 김 스낵을 먹으며 자랐던 아이들이 20대가 되면서 충성고객이 되었고 특히 2030 여성들이 김 스낵을 다른 간식보다 칼로리가 적고 건강에 좋아 고급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많이 찾고 있다.

◇가정간편식

가정간편식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및 외식 제한으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자 소비자들은 슈퍼마켓이나 식당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집에서 쉽게 조리할 수 있는 즉석조리식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콤파스(Kompas) 등 현지 주요 언론매체들은 가정간편식을 2021년 대표 식품으로 뽑았으며, 앞으로도 신 포장기술이 더해진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냉동 가정간편식도 커지고 있다. 인도네시아 냉장창고협회에 따르면, 2020년 냉동식품은 전년도에 비해 17% 증가한 1,158만 톤이며 2021년에는 전년 대비 25~30%가 증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가정간편식이 각광받고 있지만 한국 식품을 이용한 가정간편식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aT는 냉동만두뿐 아니라 한 끼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냉동 김밥, 냉동 도시락, 떡볶이 밀키트, 비빔밥 밀키트, 불고기 밀키트 등 제품 다양화를 통해 한국 식품을 간편히 집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게 식문화 정착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이러한 밀키트는 오프라인보다 젊은 세대가 많이 찾고 자세한 제품정보를 홍보할 수 있는 온라인에서 먼저 시장을 테스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떡볶이

라면과 같이 K-드라마의 영향으로 길거리에서 떡볶이 먹는 장면을 통해 한국 떡볶이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라면은 소비자들이 포장된 완제품을 마트에서 구매해 집에서 조리해 먹는 경우가 많은 반면 떡볶이는 분식점이나 식당 등에서 외식을 통해 널리 알려진 후 완제품 구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떡볶이 메뉴가 인기를 끌면서 떡볶이 완제품의 매출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에 2020년 떡볶이 관련 제품의 대인도네시아 수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 성장했다. 또 컵라면처럼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컵떡볶이를 비롯하여 밀키트 형태를 띤 제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떡볶이로는 ‘쌍팔년도 떡볶이’, ‘떡볶이의 신 매운 떡볶이’, ‘오뚜기 쌀떡볶이’ 등 한국에서 수입한 제품을 볼 수 있으며, 온라인에서는 한국제품뿐만 아니라 ‘삼원하우스 떡볶이’, ‘무지개 떡볶이’ 등 인도네시아 현지 한국식당에서 제조한 떡볶이 제품도 볼 수 있다.

△K-드라마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떡볶이, 어묵 등 한국 길거리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에 진행된 프로모션의 한 장면.
△K-드라마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면서 떡볶이, 어묵 등 한국 길거리 음식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사진은 인도네시아에 진행된 프로모션의 한 장면.

한편, aT는 인도네시아 수출 확대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을 덧붙였다.

먼저, 할랄인증이 중요한 요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4년 10월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식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모든 제품에 할랄 인증을 표시해야 한다. 할랄 산업이 부상하는 만큼 이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 제품군에 따라 패키징의 소형화가 요구된다. 고추장을 비롯한 소스의 경우 일회성으로 한국 음식을 요리하는 현지 소비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소스를 한두 번 사용할 수 있도록 소포장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인도네시아 소비자들은 한국제품을 좋아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현지 업체들이 김치나 떡볶이 등 한국 식품을 현지에서 많이 생산한다. 따라서 한국 수입품과 현지 생산품 간 차별화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글 마케팅이 유행하고 있다. 현지에서 제조한 한국 식품의 포장지 표기에 한글도 병행하고 있어 자칫 한국 수입품과 비슷해 보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 제조하였음을 보여주는 로고나 인증마크, 영양성분 표시 등을 명확하게 보이게 해 주어야 한다. 레이블 표시 이외에도 디자인, 기능성 포장, 원재료, 독특한 한국식 맛 등을 통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한국산 제품이 프리미엄 품질이라는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심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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