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부는 K-푸드 열풍과 짝퉁 한식-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10)
파리에 부는 K-푸드 열풍과 짝퉁 한식-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10)
  • Jay Lee
  • 승인 2023.07.25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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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BBQ·치킨·팥빙수 등 한식당 우후죽순
외국인 운영 업소 70% 차지…중국인 압도적
한식 세계화 일조 불구 좋은 이미지 흐릴 수도
일본·태국 식당처럼 인증제로 차별화 전략 필요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이종찬 J&B Food Consulting 대표

최근 필자는 파리에 세미나 참석차 다녀왔다. 파리하면 세계에서 손꼽는 미식가의 나라이며 맛있는 음식들이 입을 즐겁게 한다. 그래도 여행이 길어지면 한식이 먹고 싶어진다. 일정 중에 한식이 생각나 구글에서 파리의 한식당을 검색하니 수많은 곳이 나왔다.

파리에서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들은 맛도 있지만 예술적인 시각 효과를 자아내며 눈을 즐겁게 한다. 필자가 사는 LA에도 맛있는 한인 식당이 즐비하다. 미국 내 한인 식당은 맛과 양으로 경쟁한다면 파리는 맛과 예쁜 데코레이션으로 승부하는 것 같다.

파리에도 한국의 BBQ, 비빔밥, 치킨, 팥빙수 등 각종 K-푸드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생겨나고 있다. 해외로 진출하는 한식 프랜차이즈들에겐 기회의 땅으로 보인다.

한 번은 점심시간이 되어 아무 생각 없이 한인 식당을 검색해 들렀다. 한국 인기 그룹의 이름을 딴 곳이었다. 당연히 한인 주인으로 알고 들어갔지만, 한인 종업원도 없고, 메뉴판에는 한글과 불어가 쓰여 있지만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었다. 알고 보니 중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맛도 무언가 빠진 듯 어설프다. 예전 바르셀로나에서도 똑같은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여기 파리에서도 많은 한식당을 외국인들이 운영하고 있었다. 특히 중국인들이 하는 한식당이 인기가 있다고 하니 중국인 너도나도 식당을 오픈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현재 파리에서 운영되는 한식당은 200개 이상으로, 70% 이상이 외국인이 운영한다고 한다. 파리에서 운영 중인 아시아 식당 중에는 중국 식당이 5000개 이상으로 가장 많다. 그 뒤를 2000여 개의 인도 식당이 잇는다. 일식당도 매우 많은데, 대부분 중국인이 운영한다. 마찬가지로 최근 오픈하는 한국 식당 주인도 중국인이 압도적으로 많다.

한국인이 운영하든 외국인이 운영하든 한식의 세계화라는 파이를 키우는 점에서는 일조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진짜 한식을 세계에 알리기 전에 어설픈 맛과 서비스로 한식의 이미지가 깎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우려스럽기도 하다.

한때 파리에서는 일식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중국인이 일식 창업 또는 인수에 나섰다. 현재 이런 상황이 한식당에도 재현되고 있다. 요즘 한식당이 매물로 나오면 중국인들이 값을 두 배로 쳐주며 산다는 오퍼도 많다고 한다.

일본 식당은 일본인이 운영하고 일본인 셰프가 일하는 경우 인증 스티커를 붙여 차별화한다. 태국 식당은 정부가 타이 셀렉트 레스토랑 인증 제도 및 조리 프로그램 등을 시스템적으로 지원한다. 한국 식당도 인증 제도 등으로 정통임을 나타내어 차별화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가 이를 인증하고 지원함으로써 '짝퉁 식당'과 구분해야 한다.

특히 내년에는 파리 올림픽이 열린다. 전 세계 관광객들이 파리로 모여들 것이다. 파리 올림픽이 한식을 더욱 알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한 철 장사하는 짝퉁 한식당들로 인해 한식의 이미지가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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