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식용 논란, 이제는 끝낼 때-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7)
개고기 식용 논란, 이제는 끝낼 때-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7)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7.24 07:4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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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식용 불법 명문화 안 된 三國…중국·베트남·한국
기생충·바이러스 위험도…불법 유통 방치 말아야

전국 31개 동물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개 식용 종식을 위한 국민 행동’(국민행동)은 지난 7월 8일 ‘2023개 식용 종식 촉구 국민 대집회’를 열어 개 식용 관련 불법행위를 엄중히 단속·처벌하고 완전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절차를 마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또한 국회에 이미 발의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안)과 개 식용 금지 내용을 담은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조속히 심사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맞불 집회를 펼친 대한육견협회는 반려견과 식용 개는 전혀 다르다며 “식용 개의 사육과 유통, 식용은 합법”이라고 주장하며 “반려견을 「축산법」 시행령의 가축에서 제외시키고 식용 개는 「축산물위생관리법」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세계보건기구(WHO)는 개(犬)고기는 콜레라, 광견병과 같은 질병의 근원이며, 가축에 기생하는 에키노코쿠스(Echinococcus) 같은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베트남 등지에서는 개고기에서 콜레라균이 종종 검출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개고기 식용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농식품부가 ‘개고기 식용’ 금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들렸었는데, 아직 아무런 액션이 나오지 않고 있다. 2년 전 경기도민 설문조사에서는 도민 64%가 이를 찬성한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우리 정부는 개 식용 ‘인정 vs 근절’ 문제에 어정쩡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개고기 식용문제는 과학도 아니고 문화도 아닌 정책적 판단인데도 말이다.

우리 정부는 이미 애완견 사육을 위해 ‘강아지 공장’에 대한 위생·환경 기준을 마련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운영 중인 개 사육장이 1만7076개에 달하지만, 실제 16%인 2692개만이 신고했다고 한다. 신고하지 않은 84%에 달하는 개 사육장 대부분은 애완용이 아닌 식용 개 사육장일 것으로 추측한다. 현행법상 애완용 강아지 사육장만이 관리 대상이고 식용 개 사육장은 불법이라 위생·환경 기준의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전통시장에 가 보면 여전히 개고기를 파는 골목이 많다. 보신탕, 사철탕, 영양탕 같은 식당 간판도 아직 남아 있다. 우리나라 「축산법」상에는 개가 가축으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축산물가공처리법」에는 축산물로 등재돼 있지 않아 사람이 먹는 고기, 즉 식육으로의 판매가 불법인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개고기를 파는 영세 상인들을 전통적 생계형으로 봐 단속, 처벌의 사각지대가 된 상황이다.

과거 중국의 영향으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예로부터 개를 식용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 접어들어 개를 존중하는 의식 확산과 풍요로운 먹거리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가 개 식용을 금지하는 추세다. 필리핀은 1998년, 태국과 대만도 2000년대 초반에 이미 개 도살과 식용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중국은 개고기 식용의 원조라 전 세계에서 개고기 소비량이 가장 높다. 매년 전 세계 도축량의 3분의 1 수준인 천만 마리 이상의 개를 도살해 식용 고기로 거래한다고 한다. 그러나 2020년 중국은 국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개를 가축이 아닌 애완동물로 재분류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이 발생한 후 야생동물의 거래를 막기 위한 중국 당국의 새로운 제한 조치다. 이는 중국 농무부가 문명화와 식습관 변화, 개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과 관습이 바뀌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이제 개 식용을 불법으로 명문화하지 않은 나라는 중국 다음으로 소비가 많은 베트남과 우리나라뿐이라고 한다. 그러나 연간 5백만 마리에 달하는 개를 잡는 베트남도 최근 개고기 식용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는 않으나 베트남 정부는 검역을 거치지 않은 개·고양이 식용은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커 식용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과거 가난과 기근으로 단백질원이 부족해 개고기라도 먹은 것이지, 개고기 식용이 전통도 문화도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2023년이다. 개고기가 아니라도 육류가 넘쳐나는 시대다. 또한 대체육도 차고 넘친다. 게다가 개(犬)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이다. 미국을 포함한 상당수의 유럽 등지의 국가에서는 말(馬)을 먹지 않는데, 이는 중세 기사의 상징이고 사람을 구해주는 동물이라 그 명예를 지켜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문화고 전통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에는 사람 못지않게 명예로운 ‘진돗개’가 있고 주인을 구한 개 이야기도 무수하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개고기 식용을 반대한다. 게다가 공식적 위생관리도 제대로 못 하는 개고기의 불법 유통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즉시 「축산법」상 가축에서 개를 제외하고 개고기의 식용 유통과 판매를 근절해야 한다. 다른 먹을 고기가 없다면 몰라도 육류 생산이 충분하고 식물, 곤충, 미생물, 배양육 등 대체 단백질도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개고기까지 먹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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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ius 2023-08-19 04:33:23
예전에 일본관광객이 kpop을 좋아해서 한국을 왔다가
개 식용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기겁을 하고 일본으로
돌아간일이 있었습니다.
정말 한국인으로써 이런 비문명적인 행위가 창피합니다.

베트남이나 중국 북한 뭐 기대도 안합니다.

권고가 아니라 강제성이 필요한것같습니다.
불쌍해서 이런 감정도 하나의 논리입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타국가의 모범이 되는 국가 브랜드
마켓팅을 선보인다면 그것이 진정한 kpop 한류일것입니다.

교수님의 동물 아니 생명을 사랑하시는 실천에
존경을 표합니다

2023-07-25 21:09:41
부끄럽다 한국. 제일먼저 했어야지 너무나 뒤쳐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