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감미료, 수크랄로스의 두 얼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8)
떠오르는 감미료, 수크랄로스의 두 얼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48)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8.07 0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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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파탐 대체물…설탕 원료로 합성한 안전 물질
강한 단맛에 고온에서 안정…음료·통조림 등 사용

최근 비만과 당뇨병이 사회적 문제로 등장함에 따라 설탕 등 당류를 대체할 저칼로리 감미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로슈거, 제로칼로리의 주역인 열량 없는 감미료가 주목받고 있다. 그중 최근 세계건강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감미료에 탐닉하는 인류에 경고를 날리고 제동을 걸기 위해 발암물질 2B군으로 지정한 아스파탐을 대체할 후보로 ‘수크랄로스’가 떠오른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설탕 대체 감미료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WHO의 경고에 대해 산업계는 반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세는 문제가 없다지만 일부 엇갈리고 있어 소비자들은 계속 헷갈리는 상황이다. 감미료의 역할과 효과, 안전성에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다.

수크랄로스(Sucralose)는 흰색 또는 엷은 회백색의 결정성 가루로 냄새가 없는 강한 단맛의 감미료인데, 설탕을 원료로 합성해 만든다. 이는 견과류, 껌, 잼류, 음료류, 가공유, 발효유, 영양보충용식품 등에 사용된다. 원래 살충제의 첨가제로 활용하고자 했던 화학물질이었으나 화학자 Shashikant Phadnis가 test(시험 하라)하라는 말을 taste(맛 봐라)로 잘못 듣고 이를 맛보는 바람에 매우 강한 단맛을 발견해 감미료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수크랄로스는 우리나라에서 허용된 22종의 감미료 중 설탕과 가장 유사한 단맛을 내면서도 열량 없이 설탕보다 600배 강한 강력한 단맛을 낸다. 인공감미료 중 강한 단맛을 주는 사카린보다도 2배,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보다도 3배 더 강한 최강 단맛이다. 이들 감미료 가격은 킬로그램(㎏)당 아스파탐이 약 4만7천 원, 수크랄로스가 4만9천 원, 아세설팜칼륨이 2만1천 원, 스테비아가 4만6천 원 수준이다.

설탕 대비 감미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지므로 설탕의 600배 단맛을 내는 수크랄로스가 가성비 갑으로 최소량을 사용할 수 있어 식품기업들로부터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아스파탐이 고온에서 잘 분해돼 가열 살균하는 식품에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데 반해, 수크랄로스는 고온에서도 안정하기 때문에 레토르트, 통조림 등 멸균 식품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모든 식품에 0.04~1.2% 사용토록 허용돼 있다.

이는 우리나라를 포함 CODEX,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지에서 식품첨가물로 허용되어 있다. WHO의 식품첨가물전문분과위원회(JECFA)에서도 안전한 첨가물로 정하고 있으며, 1일 섭취 허용량(ADI)을 체중 kg당 15mg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ADI가 40mg으로 지정된 아스파탐에 비하면 낮은 편이라 보다 주의해야 하는 첨가물이긴 하다. 그리고 반수치사량인 LD50는 쥐의 경우 체중 kg당 16g으로 일반 독성이 매우 낮은 안전한 물질이다. 이는 구연산(11.7g), 비타민C(11.9g)보다 독성이 약하며, 소금(4g)의 1/4밖에 되지 않을 정도다.

대체 당 감미료는 따로 먹는 원재료가 아니라 가공식품에 부재료로 소량 넣는 첨가물에 불과하다. 소량으로 다량의 설탕 같은 단맛을 즐기면서 혈당이 올라가지 않는다면 당뇨,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순기능이다. 그리고 칼로리를 줄여야 하는 비만 인구나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설탕 대체 감미료를 잘 사용하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감미료는 모두 체내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배설되며 설탕 사용에 비해 충치 예방효과도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 독성이 약하다고 지나치게 과량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식약처가 시판되는 가공식품에 사용된 6개 인공감미료 섭취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열 명 중 한 명꼴로 수크랄로스의 ADI를 초과 섭취해 지나치게 많이 먹고 있다고 한다. 또한 수크랄로스는 장내 유익균의 수를 줄여 장 감염의 위험을 높이며, 약물저항성을 높여주거나 약물대사를 촉진하는 체내 효소를 발현시켜 항암치료 중인 환자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이처럼 수크랄로스 역시 다른 첨가물, 감미료처럼 건강효과와 독성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이번에 아스파탐을 대체해 수크랄로스로 갈아탄 가공식품들은 언젠가는 제2의 아스파탐 사건에 직면할 수 있으니 늘 조심해야 한다. 오히려 이번에 백신을 맞고 안전성을 검증받은 아스파탐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수크랄로스는 다른 감미료에 비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 소소익선(小小益善)의 물질이므로 가능한 표시를 잘 확인해 적절한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설탕과 감미료,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 각각의 장점을 살려 적당량 잘만 사용하면 모두 다 훌륭한 음식의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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