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크셰이크 리스테리아 식중독 사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53)
밀크셰이크 리스테리아 식중독 사건-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53)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9.11 0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치사율 높은 저온 식중독균…유가공품 등서 증식
수산물 등 생식 주의하고 냉장 온도 잘 관리해야

8월 20일 미국 워싱턴주의 한 햄버거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밀크셰이크를 먹은 고객 3명이 숨지고 3명이 입원한 사건이 있었다.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밀크셰이크가 원인이었다. 주 보건당국은 아이스크림 기계가 제대로 청소되지 않아 우유로부터 오염된 리스테리아균이 밀크셰이크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평균적으로 매년 1600명이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되고, 그중 260명은 사망한다고 한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2020년 3월, 미국에서는 한국산 팽이버섯(200g 플라스틱 소포장백)이 긴급 리콜되었다. 이는 리스테리아균에 오염된 한국산 팽이버섯으로 인해 3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4명이 사망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정부도 미국으로 팽이버섯을 수출하는 4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2개 업체의 팽이버섯에서 리스테리아균이 검출됨에 따라, 생산‧유통 과정의 위생관리를 강화한 바 있다.

리스테리아 식중독균(Listeria monocytogenes)은 1980년대 후반 북미, 유럽에서 양배추, 우유, 소프트치즈, 샌드위치, 샐러드 등에서 집단으로 발생해 공중보건학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뉴질랜드산 수입 홍합에서 최초로 검출된 이후 국내에서 생산된 원유, 우유, 냉동만두, 피자 등 냉동식품과 미국산 아이스크림 등에서 검출돼 사회적으로 이슈화된 바 있으나 아직 리스테리아균 감염에 의한 식중독 발생 사례는 없었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한 수막뇌염 및 패혈증 환자에서 이 균이 자주 분리되고 있어 향후 높은 집단식중독 발생이 예상된다.

리스테리아균 감염 질병인 리스테리아증(Listeriosis)은 소, 양, 돼지 등 동물이나 조류에 감염 시 뇌염과 유산, 패혈증을 일으킨다. 사람에게 리스테리아증이 발견된 사례는 1923년 미국에서 처음 보고됐다. 주된 증상으로 발열, 두통, 구토 등 전구증상이 흔히 일어나며, 복통, 설사 등의 위장염 증상은 없다. 리스테리아균 감염은 상당 기간이 지난 후 증세가 나타나며 고열과 심한 두통, 목 마비 등의 증세를 보인다. 특히, 노약자나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 임산부 등에게 위험한데, 일단 감염증을 일으키면 환자의 30%가 사망하는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

이 균은 자연계에 널리 상재되어 있고 0∼45℃의 광범위한 온도 범위에서 증식한다. 특히 냉장 온도에서도 오랫동안 생존, 증식할 수 있는 대표적 저온균인데 고염, 저온 등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이 가능해 환경이나 식품 중 균의 오염 자체를 예방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원인 식품으로는 우유, 치즈, 아이스크림 등 유가공품, 가금육, 식육 등 육류 제품, 생선과 어패류, 만두, 냉동식품, 채소류 등이 알려져 있다.

사실 세균 등 미생물 오염 문제는 대부분 원료 유래다. 우선적으로 우유, 육류, 생채소 등 식품 원재료에서 리스테리아 균이 발생 또는 오염되지 않도록 소독과 위생적 생산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후 대형마켓, 편의점 등 식품 유통업체에서 냉동·냉장식품 저장 시 철저한 온도관리, 식육, 생선 등을 다른 제품과 분리 보관하는 등 2차 오염에 주의해야 한다. 소비자도 식품의 5℃ 이하 냉장 온도관리와 청결 유지 등 위생적 음식 관리 습관을 잘 지켜야 한다.

최근 육회, 생선회 등 배달 식품에서 식중독균 오염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이런 잠재적 위험 식품들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섭취하거나 냉장, 냉동 등 온도관리가 필수다. 식품위생의 기본은 시간과 온도관리이므로 생산·유통·소비 단계에서 빈틈없는 콜드체인 구축이 중요하다. 그동안 육회 등 날고기, 살균하지 않은 우유의 섭취를 삼가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팽이버섯 등 버섯류도 꼭 가열‧조리해 섭취해야 하고 살균된 우유를 사용한 아이스크림이나 밀크셰이크, 생채소, 회나 굴 등 수산물 생식을 조심해야만 식중독 발생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