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팬데믹 시대의 식품안전 이슈와 대응 방안-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54)
포스트팬데믹 시대의 식품안전 이슈와 대응 방안-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354)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3.09.18 0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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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 위험 증대로 푸드체인 전반 위생 관리 필요
식품 제조서 유통까지 전영역 안전 투자 늘려야

과거 1784년 산업혁명 이후 약 240년간의 변화보다도 지난 3년간의 코로나 사태가 산업과 시장에 더 큰 변화를 일으켰다고 한다. 식품산업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그 간 천덕꾸러기 신세였던 라면, 레토르트식품, 통조림, 냉동식품 등 장기 보존 가공식품이 비축 식량으로 활용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고 재택근무 활성화로 가정간편식(HMR) 시장도 급팽창했다. 게다가 온텍트 시대가 되면서 온라인 배달, 무인판매 자판기가 일상화되고 전 세계가 더욱 가까워지며 해외 직구와 수출도 급성장 중이라 한다. 코로나 사태로 온 인류가 고통받는 사이 오히려 K-푸드는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불과 20∼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식품안전 문제는 대부분 농약, 중금속 등 화학적 위해에 의한 것이었다. 1950년대 2차 대전 종전 이후 부족한 식량 탓에 무분별한 농약의 사용으로 온 강토가 오염돼 농산물에 잔류하는 화학물질의 안전성이 주된 골칫거리였다. 그러나 1990년 이후부터 농약, 중금속 등 화학적 위해의 안전관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토양과 물로부터 기인한 곰팡이, 병원성세균,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위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코로나도 바이러스이고 야생동물 또는 가축으로부터 유래됐기 때문에, 요즘 동물성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커 식물성이나 대체육이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환경-가축-사람의 질병과 건강이 모두 하나라는 원헬스 개념의 건강관리가 떠오르는 것이다.

최근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넘어 전염병 위험이 커지고 있고 Pet food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식품에서 발생하는 오염원 제어를 위해 선진국에서는 ‘농장에서 식탁까지(Farm to Table)’ 토탈 안전관리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식품의 오염원은 대부분 원료 유래라 농장에서 시작되므로 1차 산업(농업용수, 수확, 도축, 생유가공)부터 관리를 시작해야 하며, 가공, 제조, 저장, 유통, 판매까지 푸드체인 전반의 위생관리가 필요하다.

코로나 이후 우리나라 식품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성장하며 식품기업 대부분이 여유가 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소비자들까지도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문제다. 지금은 인류가 가장 안전한 식품을 먹고 있는 시기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는 자신이 먹는 음식이 가장 불안한 시기라고 느끼고 있다고 한다. 이건 우리나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글로벌 트렌드다.

소비자들의 상품(商品)의 품질과 안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이물, 미생물, 미량의 화학물질 등 단 하나의 사소한 안전 이슈라도 발생하면 즉시 그 제품은 물론이고 해당 회사의 제품과 전체 기업 이미지, 심지어는 다른 회사들의 유사 제품들까지도 소비에 타격을 받는 시대가 되었다. 계란 살충제 사건, 라면 스프 EO/ CE 발암물질 리콜, 국제암연구소(IARC)의 아스파탐 발암물질 2B군 지정 등을 보더라도 해외 식품안전 이슈가 발생하면 바로 다음 날 우리나라로 불똥이 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식품산업을 지키기 위해서는 코로나가 끝난 지금 농수축산물 생산자와 식품 제조·가공기업, 유통업체 등 푸드체인에 관련된 모든 영역에서 식품안전에 최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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