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2024 미국 유통시장에서 요구하는 K-푸드
[특별기고] 2024 미국 유통시장에서 요구하는 K-푸드
  • Arnold Jeon
  • 승인 2024.01.03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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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과 세트도 입점…한류 바람 타고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 낼 절호의 시기
가장 한국적인 메뉴가 글로벌 최고 경쟁력 보유
아놀드 전(Arnold Jeon) 미국 Foodot Inc 대표
Arnold Jeon 미국 Foodot Inc 대표
Arnold Jeon 미국 Foodot Inc 대표

지난 십수 년간 중국이란 거대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쉽게 매출 성장을 누려왔던 한국의 식품 제조사들에 그간 미국은 고려할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 정도였겠으나, 중국 시장의 침체와 글로벌 정치 이슈가 맞물림으로 인해 미국 시장은 반드시 뚫어야 하는 목표시장이 되었다. 또한 K-팝과 드라마, 푸드 등 그야말로 K-시리즈가 글로벌 대세 키워드가 된 지금이야말로 미국에서 최소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기가 아닐까 한다.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현지 유통에 대한 이해가 우선 필요하다. 흔히 미국 시장을 교포 시장과 아시안 시장, 히스패닉 시장, 백인 시장이라 불리는 메인스트림 시장으로 구분한다. 딱히 틀린 말은 아니나 한국식품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면 교포 시장과 메인스트림 시장으로만 구분하는 것이 명확한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교포 시장과 메인스트림 시장은 상품 자체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NRF(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발표에 따르면 2022년 미국 내 유통회사 순위 1위는 월마트다. 2위는 아마존이고 3위는 코스트코, 4위는 홈디포다. 5위는 크로거, 6위가 트레이드 조를 인수·합병한 알디(Aldi), 그리고 7위가 타겟이다.

이외에도 수많은 유통사가 있지만 메인스트림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이들의 전략과 취급하고자 하는 한국식품이 어떤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면 한국 식품 제조사들의 미국 사업화 전략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주요 유통사들은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식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전략을 채택,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식품 중에서 어떤 카테고리로 확장이 될 것인지 논하기는 쉽지 않지만, 미국의 인구 증가율로 예측해 볼 때 이들은 아시안 식품 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핫하게 평가받는 한국식품의 취급 비중을 점차 늘려나갈 것은 확실해 보인다.

라면·만두·김·고추장 주류 시장 보편적 식품…김치도 유망 
한식 수용성 높은 코스트코·트레이드조 先공략 전략 필요 
식품 포트폴리오 강화 속 핫한 한국 식품 취급 비중 늘려

유통사별 주요 소비자층과 현재 한국식품 취급상황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보자.

표3에서 보는 바와 같이 라면과 만두, 김, 고추장은 이미 미국의 주류시장에서 보편적 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2023년 초 김치가 미국 코스트코 전 점포에 입점하면서 조만간 김치도 주류시장의 보편적 식품으로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5개 상품군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여진다.

△K-푸드가 미국 식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식품을 잘 수용하는 유통채널 공략과 함께 한국적인 상품 콘셉트, 현지 시장 니즈를 반영한 포장 방식을 구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국 트레이드 조의 매장 모습. (사진=Arnold Jeon)
△K-푸드가 미국 식품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식품을 잘 수용하는 유통채널 공략과 함께 한국적인 상품 콘셉트, 현지 시장 니즈를 반영한 포장 방식을 구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미국 트레이드 조의 매장 모습. (사진=Arnold Jeon)

미국 유통사별 취급 품목을 보면 두 가지의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다.

첫째는 한국식품에 대한 수용성이 가장 높은 주류시장의 유통채널은 코스트코와 트레이드 조라는 것이다. 즉 한국의 식품제조사들이 미국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코스트코와 트레이드 조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우선되어야 한다.

미국 주류소비자들의 기호와 니즈에 맞는 상품 콘셉트를 정하는 것과 포장 방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 같은 상품개발전략에 대한 투자와 또한 그 채널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가진 미국 현지 파트너(유통사 혹은 브로커)를 찾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둘째는 한국에서는 너무 흔한 상품이고 마트보다는 식당이나 집밥 개념의 상품이 미국에서 가공식품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잡채와 김밥, 비빔밥, 떡볶이 등의 제품은 한국에서는 길거리 메뉴 혹은 식당 메뉴, 집밥 메뉴의 성격이지만 미국에서는 이와 같은 상품들이 K-컬처, K-드라마와의 연계성 및 정보 서치의 용이성, 상대적으로 쉬운 상품 이해도 그리고 취식의 간편성 등으로 인해 현지인이 보다 쉽게 수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트레이드 조의 주 사용층은 20~30대 중반의 백인소비자이다. 이들은 얼리어답터로서 소비 및 평가뿐 아니라 자신들의 SNS 계정을 통해 자발적 홍보대사 역할까지 수행하기에 이들을 겨냥한 상품전략 개발은 미국 사업 추진 시 반드시 함께 고려되어야 할 포인트라고 하겠다.

미국 유통사가 추구하는 K-푸드를 예상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한국 레스토랑의 변화추이를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는 본촌치킨, 교촌치킨, BBQ치킨 등 한국 스타일의 치킨 레스토랑의 급속한 확산이다. 4~5년 전만 해도 대부분의 한국식 치킨점들은 비싼 판매가격과 낮은 인지도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최근에는 줄을 서서 구매하는 상황으로 급변했다.

오징어 게임 등 한국 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것이 큰 요인이겠지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이것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음식문화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LA 인근에는 8개의 치킨집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그 3배인 24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집밥·길거리 음식, 간편·접근성…가공식품 성공 가능성 높아 
잡채·비빔밥·떡볶이·부침개·소스 등 바이어 수요와 부합

2024년 미국 주류 유통사가 희망하는 한국식품을 예상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잡채와 떡볶이, 김밥, 부침개 그리고 한국식 소스류만큼은 바이어들에게 상대적으로 쉽게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또한 이런 제품들을 냉동이 아닌 상온 식품으로 개발해 낸다면 그 성공 가능성은 한층 더 커질 것이다.

2023년 3월 미국 NBC 뉴스에 나온 기사를 보면, 이 중에서 떡볶이는 무엇보다 미국 시장에서 쾌속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패키지 형태의 가공식품이 코스트코 등 전국 유통매장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고 있으며 떡볶이 전문점이 확대되고 있다. 물론 방탄소년단 가수 지민이 서울의 한 푸드마켓에서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포착돼 SNS에서 화제가 된 순간도 있었다. 떡볶이는 또한 세서미 스트리트에 등장하는 최초의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 ‘지영’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가끔 외부강의를 할 경우가 있는데 이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어떤 식품이 글로벌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 라는 질문이다. 나의 답은 명확하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경쟁력이 있는 시대가 되었다.” 매운맛라면, 김, 김치, 만두, 고추장, 잡채, 떡볶이를 보라. 100% 한국적인 식품들이다.

최근에는 미국 코스트코에 한과세트를 납품하는 데 성공했는데, 상상이나 했겠는가? 한과세트를 미국 코스트코가 입점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지극히 한국적인 것에서 상품 콘셉트를 찾고 메시지와 포장 방식에서 현지 시장의 니즈를 잘 반영해 낸다면 그것이 어떤 상품이든 2024년 미국의 유통사가 찾는 한국식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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