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세분화에 포장 최소화 등 지속 가능성 홍보
유럽 수요 둔화 속 식물성 제품 유망 시장 부상
아시아 요리 틈새 공략…저탄소 밀키트 판매도
일본 1조2200억대…간편·시간 절약에 만족
한식 인기로 잡채·불고기·부대찌개 제품 출시
전 세계 밀키트 시장은 성장 폭이 다소 둔화하긴 했으나 편의성과 시간 절약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성향을 반영함은 물론 지속가능한 옵션으로 수요가 꾸준히 발생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 aT가 발표한 글로벌 밀키트 시장현황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밀키트 시장은 약 149억6600만 달러(한화 약 19조4707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이 가운데 북미 시장이 전체의 57.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유럽이 23.7%, 아시아태평양 11.5% 순이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규모가 가장 큰 미국 시장은 2023년 한화 약 10조2779억 원 규모를 기록했다. 엔데믹 이후 수요 증가가 다소 완화되긴 했으나 약 3조7729억 원 규모를 기록한 2019년 이후 연평균 28.0% 성장한 수치다.
미국 밀키트 시장은 크게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다양한 생활 양식과 목적, 취향 등에 적합한 제품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으며, 연말·연초 파티용 음식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나 추수감사절에 적합한 제품, 체중감량에 적합한 저칼로리 밀키트 제품 등이 판매되고 있다.
또 대부분 브랜드에서 아침·점심·저녁용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구분해 판매 중이다. 아침 식사용 밀키트의 경우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군이 많으며, 저녁 식사용은 바비큐, 스테이크 등 아침 대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2~4인분으로 구성되어 가족 단위로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제품이 주로 판매되고 있다.
채식주의자 및 플렉시테리언이 섭취할 수 있는 채식 식단 밀키트의 출시도 증가하는 추세다. 대부분 브랜드에서 제품 카테고리에 ‘채식 식단 밀키트’를 추가하였으며, 비건용과 플렉시테리언용, 페스카테리언용 등 다양한 채식주의자 단계에 부합하는 밀키트를 세분화하여 출시하고 있다.
다양성과 함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업계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밀키트 제품으로 홍보·판매하는 경우 주로 제품 포장과 원재료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밀키트 포장이 주요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데, 재활용 가능 용기 사용이나 배달 용기의 크기 감소, 비닐 포장 최소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제품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업체별로 보면, 헬로프레쉬의 경우 신선도 유지를 위한 아이스팩에 재활용 종이를 사용하였으며 물로만 포장한 아이스팩을 사용해 미세 플라스틱 발생을 줄이고 있다. 또한 재료 포장에 재활용 및 퇴비화가 가능한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제품 배송용 상자 역시 재활용된 골판지를 사용하고 있다.
홈 쉐프는 제품 포장재에 번호를 기입해 번호별로 재활용 방법에 대한 지침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폐기해야 하는 포장재의 경우 적절한 폐기법을 안내하고 있다. 블루에이프런은 2025년까지 100% 재활용 포장재로 전환할 예정이며, 배출 가능한 아이스팩을 도입하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포장재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엔 지속가능한 원재료 사용도 늘어나고 있다. 지역생산이나 동물복지 식품 등 환경을 고려한 원재료와 공정한 노동 관행을 통해 생산한 원재료로 구성된 밀키트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헬로프레쉬다. 이 업체는 특정 시기에 생산되지 않는 원재료를 다른 제철 원재료로 대체하는 등 ‘제철 농산물 밀키트’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수입 원재료 사용을 지양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또 지역에서 생산된 로컬식품을 원재료로 사용해 포장을 단순화하고 이동 거리를 단축함으로써 탄소 배출량을 낮춘 원재료를 사용한 밀키트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복지 식재료도 사용하고 있는데, 2023년 3월 동물 착취를 통한 원료 수입 중단을 선언하며 동물 학대가 우려되는 태국산 코코넛을 더 이상 수입하지 않기로 했다.
2023년 유럽 밀키트 시장은 한화 약 4조6120억 원 규모로,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엔데믹 이후 밀키트의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국가가 모여있는 시장인 만큼 소비자 수요와 선호 역시 다양하게 발생해 이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식물성 식품에 대한 높은 수요를 바탕으로 식물성 밀키트 시장이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아시안 요리 밀키트가 이색적인 메뉴 또는 아시안 소비자에게는 친숙한 메뉴로 관심을 받으며 새로운 틈새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요구로 지역생산 농산물과 친환경 포장 등 관련 제품이 늘고 있다. 특히 쌀·곡물 등 식재료에도 종이 포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진공포장 등 플라스틱 비닐 포장이 요구되는 식재료의 경우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 중이다.
한 예로, 구스토는 소스·조미료 등을 포장할 때 주로 사용되는 비닐 포장재 대신 자체적으로 완두콩을 이용해 개발한 식용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포장재 중 72%가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하고 있다. 또한 지역생산 농산물과 농가 직배송 등 식품 원재료의 운송 및 이동 경로를 단축해 탄소발자국을 줄인 ‘저탄소 발자국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2023년 일본 밀키트 시장은 전년 대비 8.4% 성장한 한화 약 1조7867억 원 규모로, 2019년 약 1조 2215억 원 규모로 집계된 이후 연평균 9.9%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소비자는 밀키트의 간편함과 시간 절약에 큰 만족을 표하고 있으며, 특히 18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가정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생선구이, 조림 등 수산물을 주재료로 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아울러 한식의 인기 및 인지도가 향상되면서 현지 한식당을 중심으로 한국식 BBQ와 잡채, 불고기, 부대찌개 등 한식 밀키트가 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도 가정에서 손쉽게 한식을 요리할 수 있어 만족하고 있으며, 제육볶음과 오징어볶음 등 매운 요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보관 및 운송이 쉬운 냉동 밀키트가 늘고 있다. 라쿠텐 세이유 넷슈퍼에서는 일본식 또는 양식 메뉴로 구성한 냉동 밀키트를 판매 중이며, 돼지고기볶음과 버섯볶음, 오징어볶음 등이 인기다. 무인양품은 1인 가구를 타깃으로 육류나 수산물, 손질 채소, 소스 등 비교적 단순한 재료로 구성한 냉동 밀키트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레시를 통해 일식·중식·양식 메뉴로 구성한 냉동 밀키트를 배송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