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관리점 등 지적 많고 설비 관리에 자원 낭비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지내는 것만큼 불편하고 피곤한 일도 드물 것이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군에 입대해 군복이나 군화를 받게 되면 자신에게 맞든 맞지 않던 무조건 옷이나 신발에 맞춰 입고 신으라는 식의 군 생활을 한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특히 크기가 맞지 않는 옷이나 신발을 착용하고 훈련을 계속 받아야 하는 시간만큼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이기도 하다.
이런 문제는 비단 의복이나 신발 등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거주 공간이나 사무공간 등도 인원수와 활동 범위에 알맞지 않으면 청소 문제나 냉난방, 조명, 관리비 등 여러 가지 불필요한 문제들이 수반될 수밖에 없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된다.
회사의 경영시스템이나 안전관리시스템도 각 회사에 적합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싸해 보이지만 그것을 유지·관리하느라 지나치게 많은 인력과 자원의 낭비가 뒤따르게 된다. 또 시간이 흐를수록 발생하는 문제로 인해 인증‧유지가 더 힘들어져 일부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본질적인 위해요소의 분석과 중요관리점(CCP)에 대한 중점적 관리보다 겉으로 눈에 띄는 하드웨어적인 면에 더 비중을 두어 실제적인 HACCP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이로 인해 정기 점검 때 자주 지적되는 내용들이 일반 HACCP의 경우 위해요소 변경사항 확인에 대한 지적률이 6.7%, 위해요소분석 지속 보완이 6.1% 정도다. 또 위해요소분석 개념 절차 이해도 6.0%, 위해요소분석 근거자료 부족이 5.6%, 검증계획 및 절차에 따른 검증 실시가 제대로 안 된 경우가 5.2%가량 지적되고 있다.
소규모 HACCP 인증 업체의 경우 HACPP 관리 평가항목별 지적률이 높은 순위는 모니터링 기록이 20.8%로 가장 높다. 이어 유효성 평가가 18.0%, 모니터링 장비 검·교정 14.6%, 위생 및 HACCP 교육 14.2%, 한계 기준 설정 7.7%, 개선 조치 실시 및 기록 5.4%, CCP결정 5.2% 등이다. 또 한 가지는 자사의 특정시설이나 설비 또는 시스템이 반영되지 않은 일반화된 기준서와 양식들을 활용하다 보니 실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이 발생한다.
식약처에서는 지난해 4월 6일 일부 개정 고시된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에 의거, 개선된 소규모 업소 등 안전관리증기준(HACCP) 평가표에 따라 평가 기준을 개선해 소규모 안전관리 인증기준(HACCP)제도의 내실화 및 신뢰성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은 HACCP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실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자사에서 사용하는 원료와 제조공정 및 포장재 등에 대한 위해요소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해당 위해요소를 예방, 제어 또는 허용 수준 이하로 감소시킬 수 있는 중요관리점을 어떻게 결정했는지, 자사 제품설명서에 해당 제품에 대한 내용이 제대로 반영되어 작성되었는지, 공정흐름도가 현장과 일치되게 작성되었는지, 자사 인적 구성에 맞는 HACCP 팀 구성이 되었고 HACCP 팀장과 CCP모니터링 요원은 자질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으로 구성되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사항을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회사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의무품목 확대로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 식품이 HACCP 인증을 받은 상품인 만큼 이제 각사가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해 가며 내실 있는 우리 회사 식품안전관리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가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