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의 나라 인도, 식물성 대체육엔 열린 시장
채식의 나라 인도, 식물성 대체육엔 열린 시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06.17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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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단백질 영양·면역력에 관심…정부 부처·민간 단체 섭취 캠페인
유명 연예인·배우, 대체육 업체 홍보 모델 활동 인지도 향상
부유층 이어 일반 소비자도 구매 의사…3명 중 2명 수용적
5년 내 시장 2배로…식품 업체·스타트업 이어 외국계 진출
미국 비욘드미트 등과 제휴 카레, 치킨 패티·너겟 등 생산

최근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는 대체육이 인도에서도 점차 개인의 건강과 먹거리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굿푸드 인스티튜트 조사에서도 인도인 중 약 63%가 식물성 대체육으로 식단을 변경할 의사를 밝힐 정도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이에 코트라 뭄바이 무역관은 최근 인도 대체육 시장의 성장 전망에 대한 보고서를 펴냈으며, 이를 간추려 정리했다.

대체육, 인식 확대로 수요 증가…기대감 커

흔히 인도는 채식주의 인구의 비중이 높은 나라로 인식되곤 한다. 실제로 인도 인구의 약 3~40%가 채식주의자인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전 세계에서도 가장 많은 채식주의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이다. 물론, 과반수 이상의 인구가 육류를 섭취하고 있기는 하나 미국, 일본, 한국 등과 비교했을 때 절대적인 1인당 육류 섭취량은 적은 편이다.

그런데 대체육의 등장으로 인해 더욱 많은 이들이 양질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이 식품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더욱이 기존에 채식만을 고수하던 집단에서도 식물성 원료를 통해 만들어지는 대체육에 대해서만큼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대체육은 인도의 채식주의자와 비채식주의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식단을 제안하고 있다.

인도인들은 자극적이고 기름진 식습관으로 인해 당뇨, 소화 장애, 비만 등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쉬웠다. 그런데, 경제가 발달하면서 자신들이 섭취하는 식품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의식하기 시작했고, 건강상 이점으로 인해 대체육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게 되었다. 특히 코로나를 기점으로 많은 사람이 면역력 증진에 관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 또한 대체육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는 데에 이바지했다.

최근엔 인도의 유명 연예인 커플인 Virat kohli와 Anushka Sharma가 대체육 제조업체 Blue Tribe의 홍보 모델로 활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인도에서는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 및 발리우드의 유명 배우들이 대체육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덕분에 초기에는 대도시의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만 소비되었던 경향을 보였으나 점차 일반 소비자들도 대체육 구매를 위해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를 보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인도 식품 시장에서 대체육의 성장은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편, 포브스 조사에 따르면, 인도인의 70% 이상이 기존의 전통적인 식단을 통해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절대적인 육류 섭취가 부족한 데에서도 일부 기인하는데 이를 대체육이 보완할 수 있게 되었다. 또 CNBC의 기사에서는 인도 얼리 어답터의 약 54%가 이미 대체육에 익숙하며 그들 중 80%가 대체육을 시도해보겠다고 밝혔다.

시장 급성장에 스타트업 및 다국적 기업 진출 이어져

인도의 식품 가공 산업은 약 4,000억 달러 규모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몇 년간 인도의 많은 식품 가공 업체에서도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체육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인도의 대체육 시장 매출 규모는 2억2,0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글로벌 뉴스와이어에서는 2026년까지 4,757만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 2019~2020년에만 8개의 관련 스타트업이 만들어졌으며, 2020~2021년 사이에 5개의 다국적 기업이 인도에 진출했을 정도로 최근 들어 대체육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아직 인도에서 대체육은 비싸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 누구나 쉽게 접하게 되는 식재료가 아니다. 하지만, 대체육 및 비건 식품 회사 Good Dot에서는 다진 대체육류와 버거 패티 등 관련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해 많은 소비자를 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고급 식료품 유통 회사인 Urban Platter에서도 자사 식물성 육류 제품을 출시하여 판매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과 손을 잡은 스타트업들도 있다. Imagine Foods는 미국의 대형 농업 식료품 제조사인 ADM과 협업해 대체육을 이용한 카레, 케밥, 볶음밥 등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인도에서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는 The Allana Group에서는 미국의 Beyond Meat과 협업하여 대체육을 이용한 치킨 패티와 치킨너깃을 인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한편, 인도의 식사에서 대체육이 차지하는 부분은 전체 육가공 식품의 6% 미만이나 장기적으로는 더욱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선에서는 이러한 대체육 제품들이 장기적으로는 공유 주방 및 식품 배달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또 향후 인도 정부의 지원 정책과 콜드체인이 정착되면서 대체육의 시장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KOTRA 뭄바이 무역관
자료: KOTRA 뭄바이 무역관

인도 정부와 단체도 대체육 가치 주목

대체육의 가치에 주목한 인도 정부와 여러 단체에서는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서는 Eat Right India 캠페인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식단의 지속 가능성을 도모하고 환경 보호를 꾀하도록 하고 있다. 이 덕분에 대체육이 더욱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The Right to Protein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적절한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리며 영양과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인도 동물 보호기구 연맹에서는 Plant Factor를 실시하여 대체육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식단을 혁신시키기 위한 과제를 수행 중이다. 비영리 기구인 Good Food Institute에서는 기존의 동물성 육류 제품의 대체 식품으로써 대체육을 홍보하며 대중의 인지도를 제고시키고 있다.

자료: USDA
자료: USDA

한편, 뭄바이 무역관과 인터뷰한 BVeg Foods 공동 설립자는 “2035년까지 대체육이 기존 동물성 단백질과 맛, 질감 및 가격 측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정도의 수준까지 발전한다면 전 세계에서 먹는 모든 육류, 해산물, 달걀 및 유제품의 15%가 대체육으로 바뀌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만큼 대체육이 갖는 시장성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Global Agricultural Information Network의 보고서에서는 인도에서 대체육을 소비하는 집단을 크게 여섯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즉 채식주의자 및 반채식주의자, 밀레니얼세대, 도심의 중산층,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 및 윤리적 소비자, 단백질 결핍자, 육식주의자 및 육식에 죄책감을 느끼는 소비자 등으로, 제각기 다른 사유로 대체육을 선호하고 있지만 그만큼 수요자 기반이 탄탄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대체육 시장은 아직 틈새시장에 불과하나 빠른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다. 각 수요자 집단별 특성을 잘 파악하여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다 보면 보다 빠른 시일 내에 시장에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무역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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