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2017 결산 및 2018 전망-라면
[신년특집]2017 결산 및 2018 전망-라면
  • 이재현 기자
  • 승인 2018.01.16 0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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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포화에 HMR과 경쟁…2조1500억 그쳐
뚜렷한 신제품 없어 너구리·비빔면 등 장수 제품 리뉴얼

작년 라면업계는 중국,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인 3억 달러 이상을 달성하며 ‘라면 세계화’를 이룬 의미있는 한 해였다. 한국 라면의 다양성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와 국내 TV프로그램 등을 통한 관심 증가 및 SNS 입소문 등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국내 시장은 포화상태와 가정간편식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제품을 선도할만한 뚜렷한 신제품도 나오지 않아 저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재작년 강세를 보였던 중화풍 라면, 프리미엄 제품도 정체기를 겪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국내 라면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0.5% 감소한 2조1500여억 원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도 업계는 기존 장수 제품의 리뉴얼화를 통해 답답한 내수시장에서 성장을 이끌어야 했는데, 면류 시장 정체의 골이 깊은 상황에서 신제품 개발은 리스크 부담이 높은 만큼 이미 잘 알려진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중에서도 ‘제2의 짜파구리’를 꿈꾸는 국물없는 라면에 집중했는데, 농심은 2월 해물볶음우동인 ‘볶음너구리’를 시작으로 3월 드레싱누들 프렌치머스타드, 4월 짜왕매운맛과 참치마요큰사발, 5월 카레라이스쌀면 등 상반기에만 5종의 신제품을 쏟아냈다. ‘볶음너구리’는 출시 한 달 만에 1000만개가 팔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라면의 요리화…참치·콩국수라면 등 컨버전스 제품 부상
편리하고 다양한 용기면 두각…7400억 팔려 34% 차지
수출 31% 급증 3억4600만 불…불닭볶음면만 2000억  

△올해 라면업계는 지속적인 판매 감소를 타개하기 위해 제품 판촉 및 마케팅, 해외 시장 진출 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

오뚜기와 삼양식품, 팔도는 매콤한 비빔면에 초점을 맞췄다. 오뚜기는 3월 ‘함흥비빔면’을 출시했고, 삼양식품은 기존 불닭볶음면의 라인업을 확대한 ‘커리불닭볶음면’ ‘쿨불닭볶음면’ 등을 내놓았다. 팔도 역시 팔도비빔면의 한정판 제품 ‘초계비빔면’을 선보이며 외연 넓히기에 나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라면시장은 과거 중화요리, 부대찌개 등 한 가지 뚜렷한 트렌드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비자 기호를 반영해 색다른 맛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업체들의 전략이 눈에 띄었다”고 설명했다.

‘라면의 요리화’도 돋보였다. 편의점 인기메뉴 참치마요김밥을 라면으로 즐기는 농심 참치마요큰사발, 카레라이스를 면으로 재해석한 농심 카레라이스쌀면, 시원한 콩국수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한 오뚜기 콩국수라면 등 라면과 요리가 합쳐진 컨버전스(Convergence) 제품이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했다.

특히 용기면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 주목을 끌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용기면 매출은 7400억 원을 달성하며 전체 라면시장에서 34%의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에선 올해 비중이 3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용기면이 두각을 보인 곳은 편의점이다.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작년 용기면 총 매출은 전년대비 17.4% 늘었다. 농심은 기존 신라면블랙컵을 전자레인지 조리 가능 용기면으로 업그레이드한 신라면블랙사발을 출시하는 등 작년 용기면에서만 43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세븐일레븐, 동원F&B, 팔도 3사가 기술협력을 통해 선보인 ‘PB동원참치라면’은 출시 전부터 인터넷 및 SNS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커다란 관심을 받으며 출시 첫날부터 세븐일레븐 라면 판매 순위 1위를 지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용기면 소비 증가는 라면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나오는 현상으로 분석된다”며 “1인 가구가 늘어나고 편의점 이용이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맛의 제품을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었기 때문이며, 실제 라면 원조국 일본은 용기면 시장이 봉지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다”고 말했다. 라면업계는 올해도 고부가가치 용기면 개발에 사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시장에서는 힘껏 날아올랐다. 수출액이 3억 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 aT에 따르면 2017년 11월 기준 국내 라면 수출액은 3억4643만 달러(3678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2억6260만 달러) 31.9% 증가했다.

중국(25.9%)에서 가장 많이 팔렸으며 미국(12.3%) 일본(6.6%) 대만(5.6%) 호주(4.4%) 등이 뒤를 이었다. 중국과 대만 수출은 최근 5년간 각각 163%, 135%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고, 미국 수출도 한인마트를 넘어 월마트 등 미국 주요 유통채널에서 판매되는 등 인지도가 높아지고 간편성의 장점으로 소비가 늘며 최근 5년간 60.8% 증가했다.

농심은 미국 월마트 전 점포에 ‘신라면’을 공급하는 쾌거를 이뤘고, 팔도 역시 ‘도시락’ 용기면이 러시아 등에서 인기를 끌며 누적 판매 2조 원 달성했다. 다양한 맛의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원료를 고급화 해 현지인 공략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중에서도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을 앞세워 내수 부진을 만회해 주목을 끌었다. 삼양식품은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서 폭발적 수요를 이어간 ‘불닭볶음면’의 상승세로 2016년 930억 원 수출에서 작년 2000억 원 이상을 시현했다. 이러한 성과에 전인장 대표는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하기도.

올해 역시 국내 라면시장은 고착화된 저성장으로 인한 소비 여력 감소와 매년 지속되는 출산율 저하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또한 트렌드 주기가 빨라 올해도 시장을 선도하는 메가 히트 제품의 탄생은 어려울 전망이다.

그럼에도 작년 말부터 이어진 라면업계 가격 인상 효과로 매출 변동차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다양한 맛의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 입맛을 잡기 위한 판촉 경쟁의 확대가 예상돼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또한 기존 제품의 지속적인 판매 감소가 이어짐에 따라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업계간 협업 마케팅 및 다양한 레시피 제공을 통한 모디슈머 마케팅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스닉푸드 열풍이 불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의 국내 라면의 성장이 예상되고, 중국의 사드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여 중국에서의 수출 활성화 기대도 점쳐지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생산 공장 증설을 앞두고 있는 농심은 올해 해외에서만 10억 달러를 벌겠다는 목표다. 작년 매출은 6억45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중국과 미국 공장 증설 작업을 거쳐 오는 2025년까지 해외사업비중 목표를 40% 달성하고, 수출도 현재 100여 국에서 150개국으로 늘려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오뚜기는 올해 기존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면서 신제품 개발과 품질관리 등 식품안전에 중점을 두며 소비자 공략을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2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에 집중할 방침인데, 공식 서포터이기도 한 오뚜기는 라면 제품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엠블럼을 적용했으며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한정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진라면 골드에디션’도 출시했다.

이와 함께 올해는 진라면의 차별화된 마케팅, SNS 채널을 활용한 이벤트 및 고객의견 수렴,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이어갈 방침이다.

삼양식품 역시 ‘불닭볶음면’을 통한 해외시장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에 주력한다. 주요 수출국인 중국 및 동남아시아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시장 확대와 수출 제품의 다양화를 꾀할 계획이다.

특히 국가별 라면 시장 규모를 봤을 때 중국(16조 원), 인도네시아(4조4000억 원), 베트남(1조8000억 원), 태국(1조5000억 원), 필리핀(1조 원) 등이 시장 규모에 비해 불닭볶음면의 수출은 초기단계에 불과한 만큼 그동안 축적된 인지도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해 수출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중 중국 수출의 경우 작년 9월 핵심 유통 채널로 징동닷컴을 선정하고, 강소세이프사와 중국내 총판 계약을 맺는 등 3자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한 만큼 올해는 보다 안정적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팔도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현장 중심 영업활동과 제품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창의적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고, 신규 투자 및 신제품 출시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참이다. 이와 함께 해외 국가 및 거래선 확대와 해외 공통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 내 브랜드 입지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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