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만성 질환 유발하는 ‘비만’ 심각한 국민병
[기고] 만성 질환 유발하는 ‘비만’ 심각한 국민병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0.08.18 01: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화 명예교수 (전북대학교,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회장
△신동화 회장

길거리나 전철 등 대중을 관찰할 수 있는 장소에서 눈에 들어오는 사람들을 주의 깊게 관찰해본다. 눈이 가는 부위는 주로 복부다. 참으로 심각한 현상으로, 비만 정도는 약간씩 다르지만, 어림잡아 절반에 이르는 관찰대상이 배가 비정상으로 나온 복부비만으로 보인다. 허리띠를 배꼽 위로 올릴 수 없을 지경이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의 비만 빈도가 훨씬 높게 여겨진다. 만나는 사람 중 10명 중 2~3명은 고도비만인 경우로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 있다.

복부비만 여성보다 남성 많아

의학적으로 잘 알려진 사실은 비만의 경우 순환기계 질환, 암, 당뇨 등 비전염성 만성질환의 발생 빈도가 대단히 높고 자연히 생산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나이 먹은 계층뿐만 아니라 한참 일해야 할 젊은 층까지도 비만 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비만은 이유가 간단하다. 음식을 통하여 섭취하는 열량에 비교하여 운동 등 육체 활동으로 소비하는 양이 적어, 남는 열량을 몸에 비축함으로써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런 비축본능은 태초 인간의 생활 여건과 관계된다.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에 의하면 비축에 이용하는 대상은 설탕이나 지방 등 고에너지 식품이고 섭취량보다 소비하는 육체적 활동이 적을 때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에너지 불균형에 의한 비만은 음식으로 한정된다는 의견과 그 외에 유전적 소인과 소아기 성장 과정과도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 추가할 것은 대장내에 생존하고 있는 미생물(microbiome)군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것이 많은 과학적인 실험 결과를 통하여 밝혀졌고 세계 많은 관련분야 학자들의 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정 장내세균(Firmicutus)이 우세한 경우 비만이 유발된다. 이제 비만을 일으키는 이유는 상당 부분 밝혀졌다고 여겨진다.

정리하면 식이를 통한 관리, 즉 비만의 원인이 되는 당(전분질 포함)의 섭취를 줄이고 고칼로리 영양성분인 지방섭취량을 자제하고 채소류, 과실 등을 더 많이 식단에 올려 공복에 따른 더 먹겠다는 생각을 줄여주는 것이 먼저 해야 할 조치이다. 이어서 원론적으로 운동량을 늘려 몸 안으로 들어온 칼로리만큼 소비하는 방법일 것이다.

영양과잉 외 대장 미생물 영향도

줄여야 할 단맛을 내는 당류와 풍성한 맛의 지방은 인류가 수렵채집으로 생활했던 석기시대부터 가장 좋아하는 대상이고 지금도 우리 유전인자는 단맛과 기름진 음식을 먹으라고 속삭이고 있다. 이들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우니 단맛을 대체할 천연감미료의 사용 확대를 기업이나 외식업체, 더 나아가서 국가사업으로 진행해야 한다. 또한 동물성 기름을 대체할 식물성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여 소비자의 욕구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에너지 조절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까지 알려진 천연 감미료는 국화과 식물인 스테비아와 함께 단백질 계인 소마틴(thaumatin), 미라큐린(miraculin), 커큐린(curculin) 등 감미료가 설탕 대체품으로 검토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들은 설탕과 유사한 단맛을 갖고 있으며 당도가 높아 에너지 축적이 되지 않는다. 물론 질감에 따른 차이는 혼합하는 식재료(고분자물질 등)로 그 기능을 보완하도록 하여 소비자의 만족도를 손상하지 않고도 단맛을 즐길 수 있어 비만 억제가 가능하다.

발효식품으로 식생활 개선을

지방류의 풍성한 맛도 유사 물질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고 물성과 맛은 유사하되 비소화성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 맛은 즐기되 체내 소화효소에 의해서 이용되지 않는 소재는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장내 미생물 균 총을 개선하는 문제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식물성 중심 발효식품을 많이 먹고 있는 식생활에서는 육류중심의 서양식과는 다르게 장내 미생물군의 분포를 변화시키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여겨진다. 일상 먹고 있는 우리 전통발효식품의 미생물 구성이나 발효식품의 소재로 사용하는 부재료(prebiotic)를 비만 억제 미생물이 선호하는 쪽으로 변화를 주면 서서히 장내 미생물 분포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식단이 식물 위주, 특히 식물성 기원 발효식품에서 육류 선호 쪽으로 바뀌면서 에너지 수급의 불균형, 그리고 장내 미생물 균 총까지 변화시켜 국력을 크게 손상하는 비만병이 늘었다. 우리 식생활을 개선하여 이 망국병을 빠르게 막아야 우리 국가의 장래가 밝아질 것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