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두부의 변신이 필요하다
[기고] 두부의 변신이 필요하다
  •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0.10.12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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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화 명예교수(전북대학교·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
△신동화 명예교수
△신동화 명예교수

두부의 원료인 콩은 원산지가 만주나 평양근방으로 알려져 있으며 한반도 전역에서 야생 똘콩(야생)이 발견되는 것을 보면 이 지역이 시원지(始原地) 임을 증명하고 있다. 야생의 콩을 개량해서 지금의 살찐 콩이 되었고 이후 육종기술에 의하여 실로 다양한 콩 품종이 출현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두부는 중국 한나라 때 회남의 왕자 유안(BC 179-122)에 의해서 처음 선을 보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 후 여러 문헌에 당나라시대에는 없었고 11세기 송대에 들어 널리 사용되었다고 하나 아직도 정설이 확립되지는 않았다.

동이전에 살던 한국인의 조상들은 본디 유목인으로 요구르트나 치즈를 알고 있었겠으나, 한반도에 정착하여 농경민족이 되면서 콩을 이용, 우유와 비슷한 두유를 만들었고 이를 응고시켜 두부를 만들어 먹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618-906)에 산 응고물을 만들어 먹은 기록 등으로 봐서 북방민족이 두유의 응고물인 두부를 만들어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시 맷돌이 발견된 김해문화(AD 1-250)에서 추정하면 학자들은 처음 두부를 만들기 시작한 시기는 삼국시대(BC 57- AD 668)로 보고 있으며 이후 우리 식생활에 깊이 침투하였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두부 만드는 기술이 중국보다 뛰어난 것이 우리 생산 기술자를 파견해 달라는 중국 요청기록에서 볼 수 있다.

두부는 역사가 깊은 전통식품화 된 친근한 식품으로 한국인이 즐겨먹는 일상식이 되었고 동물성 단백질보다 식물성선호현상이 널리 확산되면서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랜 역사에 실려 있는 두부는 수백 년 동안 큰 변함은 없었으나 응고제인 간수가 허가된 식품첨가물로 바뀌었고 제조공정이 기계화되어 생산비를 낮추고 대량생산, 보급이 눈에 띄게 변화된 것이다.

이제 두부를 현대인의 구미와 식단에 맞게 변화시켜야할 때가 되었다. 지금의 두부 형태는 한국인의 찌개형태나 부치게 형태에 어울려 동양인의 식단에는 쉽게 침투할 수 있으나 건식이 중심이고 빵이 주식인 서양식단에는 어울리기 쉽지않다. 두부를 언제까지 물에 담가 포장하여 유통할 것인가. 이제 세계시장을 향하여 여러 나라 사람들이 쉽게 자기식탁에 올려놓을 수 있는 형태로 새로운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서양에서 정착된 육식문화는 동물복지와 건강상 이유, 가축사육에 따른 지구 오염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채식문화 즉, 식물성 단백질이용으로 전환할 절호의 기회이다. 식물성 단백질 중에서 가장 값싸고 풍부한 자원이 콩이고 우리나라는 콩 육종 및 재배에서 다른 나라에 비하여 앞서있다. 물론 대량생산체제에서 불리한 여건이긴 하지만 생산된 콩 단백질의 다양한 용도개발기술에서는 우리가 충분히 앞설 수 있다. 두유는 이제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두부제조기술도 앞서있는 상태이다. 이제 콩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켜 물성을 개량하고 발효기술을 도입하여 맛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히 두유에 참깨나 견과류를 혼합하는 물리적 처리 단계를 넘어 분자수준의 화학적 변화를 꾀해야한다.

응고제로 콩 단백질을 침전시키는 단순과정보다는 적절한 크기로 분자를 절단, 새로운 형태의 겔(gel)을 만드는 기술도 개발되어야 할 것이며 이미 세계 상품화 된 템페나 중국의 수후 등을 우리가 참고할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제품이다. 콩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시킨 후 조합하면 물성이 다른 제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기호성을 개선한 새로운 제품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한때 두유요구르트가 시도되었으나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한 이유는 우유요구르트에 적응한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맛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제 프로바이오틱의 시대가 왔고 이에 꼭 필요한 프리바이오틱도 같이 검토되어야한다. 두유를 이용한 프로바이오틱(딱히 젖산균이 아니라도)과 프리바이오틱이 같이 겸비된 제품은 콩을 기반으로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동양의 치즈라 불리는 템페는 곰팡이 발효 제품이긴 하지만 유사제품을 균을 이용하여 개발이 가능할 것이다. 콩 단백질을 이용한 식물성 치즈와 피자의 재료로 발전도 시도해 볼 일이다. 우리의 발효기술과 미생물 연구 역량은 새로운 분야 개척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육류 유사제품이 아니라 콩 단백질 특유의 특성을 살린 제품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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