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이후 ‘식품안전관리’ 패러다임 전망-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20)
COVID19 이후 ‘식품안전관리’ 패러다임 전망-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20)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0.08.18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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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마케팅·유통 등 판도 변화
언택트 넘어 ‘온택트 시대’ 대비해야

과거 인류는 산업혁명 이전과 이후로 나눠졌는데, 앞으로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것이다.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회, 경제 전반에 예측이 불가능했던 충격적 변화를 격고 있다. 식품산업도 마찬가지다. 바로 그런 변화들을 면밀히 예측하고 다가 올 ‘언택트 시대’를 넘어 ‘온택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작년 2019년 12월 중국 우한(武漢)에서 ‘우한폐렴’이 발병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는 올 1월 30일 그 원인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 코로나19)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리 정부도 2월 23일 위기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했고, 급기야 3월 12일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pandemic)’이 선언됐다. 2020년 8월 2일 현재 코로나19는 전 세계에서 17,601,361명의 확진자, 679,600명의 사망자(치사율 3.86%), 우리나라는 확진자 14,336명, 사망자 301명(치사율 2.10%)으로 안정돼 가는 분위기라 다행스럽다.

 이 와중에 유튜브와 SNS를 통해 식품 관련 ‘인포데믹 (infodemic)’ 부작용도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가 약이 없다 보니 자가 면역에 좋은 음식을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근 음식괴담의 정도가 도를 넘었다. 건강식으로 면역력을 높이자는 주장은 애교로 봐 줄 수 있는데, 치료/퇴치용 약으로 둔갑한 엉터리 민간요법들이 판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집회 금지, 재택근무 등으로 온라인 주문, 배달 등 소위 ‘언택트/온택트’ 마케팅이 급성장 중이다. 특히 라면, 가정대체식품(HMR), 비상식량, 건강식품 등이 특수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다. 장류, 김치, 우유, 유산균 발효유, 단백질 음료, 고기, 홍삼 등 소위 7대 면역 강화식품이 뜨고 있고 회식이 줄어든 대신 집에서 ‘혼술’을 즐기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와인, 맥주 등 주류산업도 급성장 중이다. 반면 개학이 늦어지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며, 단체급식이나 요식업체는 죽을 맛이라고 한다.

 코로나 이후 식품산업의 변화로 가공식품, 장기보존식품, 비축식량, 냉동식품, 멸균식품, 건조식품 등 가공식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온택트 소비 증가에 따른 혁신성장 산업이 부상하고, 편의점 구매 등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건강 및 면역관리가 필수 요소로 부상하며 건강식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다. 바이러스 등 동물 유래 병원체의 지속적 발생으로 축산, 육류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하고 대체육, 신식품, 신소재 식품 시장이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스크, 손소독 등 개인위생을 준수하고 안전의식이 고조돼 철저한 주변환경 소독 습관도 생활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안전관리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할 것이다. 가공식품에 대한 선호가 늘면서 식품의 판매기한을 의미하는 유통기한을 넘어 수명을 의미하는 ‘소비기한제도’ 연말 도입이 확정됐다. 냉장, 냉동, 실온 등 보관·유통기준 표시의 유연성이 확보되며, 환경과 보존성을 고려한 포장재·포장방법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로운 유형의 가공식품, 새로운 제조공법, 신식품 등에 대한 허가요건과 유형별 기준규격에 대한 유연한 제도 운영이 예상된다. 온택트 소비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배송업, 편의점 업종에 대한 규제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유주방, 주류배달, 해외 직구, 온라인 배달, 새벽배송, 자판기, SNS 광고 및 구매 등 관련 규제의 완화와 합리화 과정이 진행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부상한 건강기능식품의 표시, 온도 등 보존·유통기준 등 안전관리 제도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다. 개인위생과 안전관리에 대한 사회적 니즈 증가로 정부의 식품안전 규제는 보다 강화될 것이며, 반면 진단·시험법, 소독, 신식품, 신소재 등 안전 관련 혁신 성장산업은 규제 샌드박스의 적용 등 인허가에 유연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블록체인 기술 활용 이력추적시스템, 지능형 스마트 감시시스템, 시간-온도감지 지시계(TTI) 등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스마트 식품안전 감시체계가 발전,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로 인해 더욱 엄격하고 철저한 식품안전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다.

 식품산업에 있어 코로나19는 득(得)도 실(失)도 주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더 큰 기회의 장이라 생각된다. 새롭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할 것이고 온택트 마케팅이 일상화될 것이며, 이에 발맞춰 안전관리 또한 강화될 것이다. 식품산업 종사자들은 이에 대한 발 빠른 대비가 필요하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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