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라잉 열풍과 안전성 우려-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24)
에어프라잉 열풍과 안전성 우려-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224)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0.09.14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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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없이 바삭한 튀김요리 인기
발암물질 아크릴아마이드 주의를

요즘 에어프라잉이 대세다. 기름 없이 뜨거운 공기로만 바삭한 튀김요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건면(乾麵)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처럼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갈망이 기름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져 유탕(油燙)이 아닌 에어프라잉(air frying)에 열광하고 있다. 치킨에 이어 감자, 삼겹살, 옥수수구이, 고구마 맛탕, 홈런볼 등 과자까지 그야말로 온통 ‘에어프라잉’ 열풍이다.

△하상도 교수
△하상도 교수

‘에어프라이어(air fryer)’의 조리원리는 간단하다. 최대 200℃ 고온의 열선에서 열을 내면서 내부 공기를 회전시켜 음식을 익히고 수분을 순식간에 날려버린다. 이는 기본적으로 헤어드라이어의 원리와 유사하다. 기름 대신 공기를 가열한 후 에어프라이어의 상단에 달린 팬이 전기열선으로 가열된 공기를 아래쪽으로 강하게 밀어냄으로써 강제 대류현상을 일으켜 익히는 원리로 용기 구석구석 뜨거운 열기가 전달돼 음식이 골고루 익게 된다.

에어프라이어가 등장하기 전 기존에 사용하던 오븐이나 전자레인지는 공기회전 없이 외부공기를 차단하고 열로만 조리해 조리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분이 빨리 제거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음식의 바삭함이 에어프라이어만 못하다. 게다가 음식 자체의 기름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음식에 남게 돼 기름을 좀 빼고 먹고 싶은 소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기존 기름에 튀기는 유탕과 비교해 볼 때 이 방식은 기름을 사용하지도 않고 뜨거운 공기로만 조리하므로 유증기나 기름 떼도 없어 위생적이고 깔끔할 뿐 아니라 비용면에서도 이익이다. 음식 자체의 기름으로만 튀기고 오히려 그 기름을 빼내 버리기 때문에 건강문제로 지방(lipid = fat + oil)을 걱정하는 현대인들에게 인기가 매우 높다.

물론 에어프라잉 튀김요리의 맛이 2% 부족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튀김 맛의 절반은 기름 맛, 공기에 튀겨 먹는 요리는 식감이 부족해 진정한 튀김이 아니다.”라며 부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두산백과에서 말하는 튀김의 정의를 보면 “끓는 기름에 채소나 어육을 밀가루에 묻혀 튀겨낸 요리”를 말하기 때문이다. 물론 튀김의 재료는 따로 정해진 것이 없다. 고구마, 감자, 단호박, 새우, 오징어, 양파, 깻잎, 쑥갓 등 다양한 식재료가 대상이 된다. 무엇보다 튀김 기름의 온도가 중요한데, 어패류는 180∼190℃, 채소류는 170∼180℃가 적당하다고 한다. 《튀김의 발견》에서는 튀김을 “식재료가 잠길 정도로 충분히 많은 양의 고온의 기름을 사용하여 단시간 내에 익혀 낸 요리”로 정의한다.

물론 에어프라잉 조리음식도 단점이 있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을 고온에서 조리할 때 발암물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에어프라이어로 고온에서 감자튀김, 빵 등 탄수화물 음식을 장시간 조리하면 발암물질로 추정되는 아크릴아마이드가 다량 생성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식약처가 삼겹살, 연어, 식빵, 냉동감자를 온도·시간을 달리해 조리한 후 발암물질인 벤조피렌과 아크릴아마이드의 생성량을 분석한 결과, 삼겹살과 연어 등 단백질 음식에선 벤조피렌이 불검출됐고,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도 안전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식빵은 180℃에서 24분 또는 190℃에서 16분 이상, 냉동감자는 190℃에서 40분 이상 조리했을 때 아크릴아마이드가 유럽연합(EU) 권고 기준치(식빵 0.05㎎/㎏·냉동감자 0.5㎎/㎏) 이상으로 검출돼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밀가루나 감자처럼 탄수화물이 많이 든 식품을 고온에서 오래 조리해 먹으면 암 위험이 커진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바로 아크릴아마이드 때문인데, 이것은 감자, 시리얼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을 고온 조리했을 때 아스파라긴산과 당의 화학반응에 의해 생성된다. 식품의 조리온도가 120℃ 이하에서는 생성되지 않고, 그 이상의 온도에서 가열시간에 비례해 생성된다. 2002년 4월, 스웨덴 식품규격청이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사실을 처음 보고했고 미국 식약청(FDA)도 지난 2013년부터 음식 속 아크릴아마이드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최근엔 영국 식품기준청(FSA)도 뒤를 잇고 있다.

아크릴아마이드는 먹어서 우리 몸에 이익 될 게 전혀 없는 물질이다. 현대 식단에서 완전히 제거할 순 없지만, 조리법만 살짝 바꿔도 그 섭취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특히, 굽거나 튀기거나 볶을 땐 검게 태워서는 안 되며, 황금빛이 돌 때까지만 조리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에 삶거나 찌는 조리법 보다는 못하지만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가공 및 조리법이 좋다고 하니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고 고온이나 지나치게 오랫동안 조리해서 섭취하는 것만은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부 교수(식품안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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