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급증하는 ‘채식(비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기획] 급증하는 ‘채식(비건)’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11.05 0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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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엄선 조사, 젊은층·50대 중심 건강·다이어트·성인병 예방에 큰 관심
국내 기업도 비건 식품·대체육 등 출시…SNS선 ‘비건 맛집’ 인기
10명 중 4명 채식 경험…9%는 현재도 즐겨
동물성 식품 거부…락토오보는 우유·계란 섭취
샐러드·비건빵 대표적…간편식·간식·음료 등
대부분 6개월 이내 실시…1~3년 22% 차지
장 건강 도움…부정적 인식·제품 구입에 어려움

기상이변은 이제 이변이랄 것도 없는 뉴노멀(New normal)이 된 가운데 건강에도 좋고, 동물권을 보호하는 장점도 있지만 그보다 더 나아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수단으로서 채식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전 세계 환경운동가들은 육식을 멀리하고 채식을 권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도 채식, 비거니즘의 파도가 거세지고 있다. 비건(Vegan)은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것을 넘어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거나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은 화장품 등을 구매하는 등 소비 습관을 바꾸기도 한다. 주로 성인병 예방이나 건강을 고려해 채식주의자가 된 기성세대와 달리 젊은 비건들은 동물 보호, 페미니즘 등 자신의 신념을 이유로 채식주의자가 된 경우가 많다.

이런 비건, 채식인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도 비건 식품, 대체육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며, SNS에서는 '비건 맛집' ‘비건 요리’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국채식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들은 작년 기준 150~200만 명으로 추산돼 10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품 성분 분석 앱 엄선은 채식에 관심 있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8월 31일부터 9월 9일까지 575명을 대상으로 채식(비건)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채식경험을 가진 소비자가 전체 중 44%였으며, 이 중 현재 채식을 하고 있다는 분들이 9%를 차지했다. 채식을 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연령대를 보면 20~30대가 주를 이루며, 50대 이상도 10% 가량을 차지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꽤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료=엄선)
△(자료=엄선)
△(자료=엄선)
△(자료=엄선)

현재 채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조사 결과 채식 경험 없음, 과거 채식 경험이 있음, 현재 채식 중인 소비자 순으로 채식에 대한 긍정도, 관심도, 지식 수준이 높은 편이었다. 채식 경험이 없는 소비자들도 채식에 대한 채식에 대한 긍정도(3.7/5.0점 만점)와 관심도(3.3점)가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모든 그룹의 응답자가 긍정도(평균 4.13점) 및 관심도(평균 4점)에 비해 자신이 생각하는 채식에 대한 지식 수준(평균 2.96점)은 낮은 편이라고 인식했다.

이러한 채식에 대한 높은 긍정도와 관심도를 가져온 장점으로는 ‘건강에 전반적으로 도움이 된다(54%)’는 점을 가장 높은 비율로 꼽았다. 그 뒤로 △다이어트에 도움(38%) △동물 보호 및 복지(35%) △각종 염증 및 질병(성인병 등) 예방(26%) △지구 환경에 도움(25%) △기타(잘 모르겠음, 2%) 순으로 장점이 꼽혔다.

이런 장점에도 채식 경험이 없거나 과거 채식을 시도했던 소비자가 채식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채식 유지의 어려움’을 각각 53%, 49%가 선택해 가장 높은 원인으로 꼽아 채식 선택 시 사회적인 상황에서의 메뉴 선택상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음을 나타냈다.

현재 채식을 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채식의 장점과 단점으로 장건강에 도움이 되고 몸이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는 것, 동물복지와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인 반면 외부 약속이나 일반 식당 메뉴 선택 시의 불편함, 비건에 대한 주변 인식이 긍정적이지 못한 점, 공복감을 단점으로 꼽았다.

△(자료=엄선)
△(자료=엄선)

아울러 채식 경험이 없는 소비자는 △육식 선호(42%) △건강보다 맛에 대한 선호(27%) △제품 선택 및 구매의 어려움(18%) △건강(영양에 좋지 않을 것 같음(12%) 순으로 선택했다. 과거 채식 경험이 있는 소비자들은 더 이상 채식을 이어갈 수 없는 이유로 △제품 선택 및 구매의 어려움(33%) △건강보다 맛에 대한 선호(20%) △건강(영양에 좋지 않을 것 같음(16%) △육식 선호(14%) 순으로 선택해 많은 소비자들이 다른 식품만큼 맛있는 채식 제품의 현실적인선택이나 구매방법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과거 채식 경험이 있거나 현재 채식 중인 응답자들은 채식 유형 중 ‘페스코(육류, 가금류만 섭취 안함)’와 ‘락토오브(우유, 계란은 섭취)’ 채식을 선택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모든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지 않는 ‘비건’은 각각 4%, 10%로 낮은 편이었다.

채식 기간은 과거 채식을 했던 응답자들은 1달 이내가 절반을 넘는 64%을 차지했고, 6개월 이내도 24%로 6개월이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채식을 한 응답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현재 채식을 진행하고 있는 응답자는 3년 이상 진행 중인 응답자가 10%, 1년 이상 3년 이하 기간도 12%를 차지해 장기간 채식을 유지하고 있는 비중도 꽤 높음을 알 수 있었다.

△(자료=엄선)
△(자료=엄선)
△(자료=엄선)
△(자료=엄선)

실제 구매시 선호하는 비건 제품은 샐러드와 비건빵이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샐러드는 채식 무경험 응답자의 경우는 31%, 과거 채식을 했던 응답자는 49%, 현재 채식 중인 응답자는 5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비건빵의 경우에는 순서대로 각각 35%, 38%, 42%를 차지했다. 그 외에 △대체육 △간편식 △간식류 △반찬류 △음료 및 차류 △음식재료 등 다양한 제품이 순위를 차지했다.

비건 식품 및 제품 수급방법으로는 직접 요리해 섭취(76%)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또한 △일반 할인점 또는 슈퍼마켓(34%) △일반 온라인 커머스(20%) △채식제품 전문 사이트(12%) △채식 전문매장(6%) △비건·채식 커뮤니티(6%) △전문 레스토랑(6%) 순으로 구매해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식경험이 전혀 없는 소비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도 진행했다. 채식 무경험 소비자들은 비건 식품을 섭취한 경험은 전체 중 74%의 소비자가 가지고 있었으며 채소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또 채식 경험이 없어도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체식에 대한 계획이 있다고 응답해 채식을 해보고 싶다는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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