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업계, 채식주의자 겨냥한 ‘비건 라면’ 건강한 맛 경쟁
라면업계, 채식주의자 겨냥한 ‘비건 라면’ 건강한 맛 경쟁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6.16 0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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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야채라면’ 이어 풀무원·삼양식품 등 속속 출시…MZ 세대에 각광
식물성 재료에 튀기지 않은 건면 저칼로리
오뚜기 제품 ‘채황’은 영국 비건협회 등록
칼칼한 매운맛 ‘정면’ 4개월 만에 200만 개

식물성 식품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요 먹을거리 제품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라면업계도 이에 동참해 주목을 끌고 있다.

단순 채식주의자를 넘어 비건(완벽 채식주의자)까지 즐길 수 있도록 식물성 재료만 사용한 것인데, “라면은 건강에 좋지 않다”라는 고정관념을 깨며 미닝아웃(가치관에 따라 브랜드를 선택하는 방식) 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 소비자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오뚜기, 풀무원, 삼양식품 등이 비건 라면을 일제히 선보이며 ‘건강한 맛’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오뚜기는 버섯, 무, 양파, 마늘, 양배추, 청경채, 당근, 파, 고추, 생강 등 10가지 채소에서 우러나오는 깔끔하고 담백한 채소 국물맛으로 만든 채소라면 ‘채황’을 내놓았다. 면은 감자전분을 사용했고, 분말스프는 표고버섯과 된장을 사용했다. 이 제품은 영국 비건협회인 ‘비건 소사이어티(The VeGan Society)’에 등록된 제품이기도 하다.

풀무원식품의 비건 라면 ‘자연은 맛있다 정면’은 칼칼한 매운맛으로 채식을 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도 인기를 끌면서 출시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를 넘어섰다. 특히 풀무원식품은 ‘식물성 지향 식품(Plant Forward Foods)’ 선도 기업을 선언하고 ‘두부 면’ 등도 개발했다.

삼양식품은 100% 식물성 원료로만 맛을 낸 ‘맛있는 라면 비건’을 출시했다. 표고버섯, 파, 브로콜리 등으로 맛을 낸 국물에 청양고추 조미유를 별첨해 칼칼함을 더했다. 면은 튀기지 않은 건면으로, 감자 전분을 20.4% 함유했다.

△식물성 식품이 부상하는 가운데 라면업계도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채식라면’을출시하고 경쟁에 돌입했다.
△식물성 식품이 부상하는 가운데 라면업계도 식물성 성분으로 만든 ‘채식 라면’을 출시하고 경쟁에 돌입했다.

라면업계에서 때아닌 식물성 식품 열풍이 분 까닭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 수는 올해 250만 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인구도 5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글로벌 채식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정서가 반영된 이유도 있겠지만 코로나19 이후 건강한 먹거리를 찾으려는 소비 심리가 작용한 점이 주효했다.

또 다른 이유는 라면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이다. “인스턴트 음식” “건강에 좋지 않다” 등 부정적인 음식 대명사로 취급받던 것에서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한 끼 식사”라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라면업계의 노력이 작용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이들 제품은 면은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하고, 분말스프에 함유된 나트륨 함량을 줄여 저칼로리를 표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면업계의 식물성식품 도전은 점점 확대되는 시장을 공략하면서 동시에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라며 “향후 라면업계의 개발 방향은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눈여겨볼 점은 라면시장 1위 기업인 농심의 행보다. 지난 2013년 6가지 야채로 국물 맛을 낸 비건 라면 ‘야채 라면’을 출시한 바 있는 농심은 아직까지 추가 제품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 가든(Veggie Garden)’ 사업의 본격화를 알린 만큼 향후 새로운 식물성 식품 라면 개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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