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을 위한 기록의 중요성-C.S 칼럼(335)
발전을 위한 기록의 중요성-C.S 칼럼(335)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0.12.2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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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출·동결건조 등 식품 기술 기록 통해 발전
오늘의 기록 내일의 발전 토대…사명감 가져야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역사는 기록된 것만 남는다. 아무리 좋은 역사가 있어도 기록되지 않으면 잊혀져가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만다. 개개인도 훌륭한 삶을 살다 가신 분들이 많지만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뿐 아니라 미래세대에서도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만 인식하고 기억하고 발전시켜 나간다.

문자적인 기록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흔적이 남아있고 기억될만한 사진이나 영상이 있다면 좋은 기록물이 된다. 개인의 일기나 자서전도 하나의 기록물이고 보존하는 유품도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에서가 아닌 공적 단체나 기관을 통한 객관성 있는 기록물은 더더욱 신뢰와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러나 그러한 역사 기록도 어찌 보면 승자의 관점에서 쓰여지는 경우가 많아 절대적으로 신뢰할 만하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록 유산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쟁이 많아 상당수가 불타고 분실된 가운데서도 조선왕조실록과 훈민정음해례본, 난중일기, 동의보감 등 총 16건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을 정도니 기록과 보관을 잘 하는 국가임에 틀림없다.

임진왜란이 발발해 국가의 귀중한 기록을 보관하던 춘추관과 성주, 충주 사고가 불탔고, 전주사고만이 남았다. 하지만 이 또한 위기에 처하자 전주 유생 안의와 손흥록이 보관된 실록과 문헌 1,368책을 60여 개의 궤짝에 담아 내장산, 강화도, 묘향산 등으로 옮겨 다니며 지켜냈다. 의성이라 일컬어지는 동의보감의 저자 허 준은 피난 중에도 정리해가던 의서들을 짊어지고 다녔다. 생명의 위협은 물론 모함을 받아 왕실의 오해까지 사면서 지키고 지속적으로 정리·기록해 세계사에 빛나는 의서 ‘동의보감’을 집대성했다. 이러한 사실만 봐도 우리 민족이 얼마나 역사 기록과 보존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의지가 남달랐는지 알 수 있다.

식품에 관한 것도 기록이 없으면 식품산업이 유지·발전되기 어렵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식품은 인류의 생존과 함께 해 왔다. 성서 기록에 의하면 원료가 되는 농·수·축산물들은 창조의 질서상 사람보다 먼저 이 세상에 등장했다. 인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BC3000년 경부터 건조, 발효, 조미료의 첨가, 염장, 당장, 냉장 등 초보적 저장기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기록과 전승되어 오던 저장, 가공, 포장 등의 기술이 점점 발전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추출, 농축, 고압증숙 등 다양한 가공기술에 이어 동결건조, 초고압살균, 방사선살균, 진공포장, 가스치환방식저장, 기체조절저장기술 등 다양한 기술의 발달도 결국 전승과 기록을 통해 발전되어 온 것이다.

기록에 있어서 생명은 사실적(Fact)기록이다. 사실과 다른 기록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혼돈을 일으키고 반드시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래서 각 회사마다 경쟁력 있는 제품의 제조가공기술에 관한 기록들은 비밀에 부칠 뿐 아니라 특허출원을 통해 모방하지 못하도록 한다.

‘적어야 산다’로 통하는 기록의 중요성은 개인이나 회사, 단체, 국가 할 것 없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이든 이전 기록들을 살펴보고 현 시점에서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를 연구하고 실행해, 그 결과치를 다시 정리하고 기록하며 객관적인 증명을 통해 기록물로 남긴다면 훌륭한 역사적 기록이 되는 것이다.

오래된 사진 한 장을 통해 잊혀져가던 스토리를 소환해 발전시켜 가듯 오늘 성실히 기록된 작은 하나의 포인트가 후일 놀라운 발전을 이룩할 수 있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 점을 명심하고 기록물다운 기록을 남기는 것을 역사적 사명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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