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거는 기대와 아쉬움-C.S 칼럼(370)
국정감사에 거는 기대와 아쉬움-C.S 칼럼(370)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1.10.0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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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정책만큼은 국감 본연의 역할 충실해야
사후 조치 점검 통해 재탕 등 평가 안 나오길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바야흐로 국정감사 시즌이 돌아왔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국정 전반에 관하여 매년 정기적인 감사를 행하는 것으로, 이는 국회의 입법 기능 외에 정부 부처와 각 지방자치단체, 그 산하기관 등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을 행하는 핵심적인 대정부 견제 수단이다.

국정(國政)이란 입법, 행정, 사법을 포함하는 국가 운영 전반을 의미한다. 이러한 국가 운영 전반의 국정은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의 대상이 되며, 국정감사는 국정의 전반을 대상으로 하고, 국정조사는 특정사안을 대상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제헌헌법부터 제3공화국까지는 헌법상 의회의 국정감사권을 규정하여 일반감사와 특별감사로 구분하여 시행하였고 제4공화국 때 국정감사권이 부패와 피감기관의 사무 진행을 저해한다는 이유로 삭제되었다. 또 제5공화국 헌법에서는 특정한 국정 사안에 대해 조사할 수 있는 국정조사권으로 바뀌었으며, 1987년 제6공화국 헌법에서부터 국정감사권으로 되살아 난 것이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정부 기관의 정책 또는 관리와 운영이 제대로 되지 않는 정책들에 대해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개선 조치를 요구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국정감사의 중요성과 국민들의 기대에 비해 지금까지 해마다 국정감사장에서 의원들의 질의 내용이나 피감기관의 답변, 제출되었다는 자료 등을 보면 그야말로 국민들의 기대에 턱없이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관 상임위원회별로 집중해야 할 감사 내용에 충실하기보다 의원들의 소속 정당의 당리당략에 따라 소모적인 정쟁의 장이 된 적이 자주 있다. 올해 국정감사는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시기라 실제적인 국정감사보다 정쟁의 장으로 번져 국정감사 본질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 염려스러운 면이 있다.

국회사무처 2018년 학술연구용역인 ‘국정감사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정 감사의 문제점을 4개 지표로 설정해 조사 분석한 결과, 국회의원의 전문성 부족, 정책감사의 부재(국감의 정치쟁점화, 개인사 공격 등), 국감의 공정성(여당, 야당에 따른 피감기관의 태도 변화), 과다한 자료 제출 요구 등으로 분석되었다. 피감기관의 문제점으로는 부실한 자료제출, 감사처리결과 부실이행, 소관 상임위에 대한 과도한 접근(선심성 접대 등), 자료 제출 지연 등이었다. 증인들의 경우는 불출석, 자료제출 거부, 위증, 증언거부 등이 문제점으로 파악되었다. 국정감사 제도 측면에서는 국정감사 기간이 짧아 형식적인 감사로 치우쳐 상설 국감의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사후 처리의 불명확, 피감기관의 과다선정, 질의응답시간과 답변시간의 부족, 입법조사 기능이 미흡하여 입법조사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식품안전과 보건, 복지와 관련된 보건복지위원회는 정쟁 국감을 지양하고 그야말로 국정감사의 진면목을 보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식품안전정책은 정쟁 없는 순수 국정감사 본연의 역할이 절실한 분야이다.

국민들은 국정감사에 관한 소식을 접할 때 가장 아쉬운 대목이 정책감사 본질을 잃어버리고 정치적인 정쟁감사, 국정감사 이후 사후 조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상당수의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질의는 그럴싸하게 한 것들은 기억나는데, 그 후에 그와 관련된 사후 개선이 어떻게 실효성 있게 진행되고 끝까지 모니터링해 발표한 사례는 거의 보지 못했다. 이런 문제로 국정감사에 대해 해마다 재탕, 삼탕, 맹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일 것이다.

물론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는 국회의원들도 많다. 그러나 국민들이 국정감사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재탕, 삼탕에 맹탕으로 인식되고 국정감사 무용론까지 자주 거론되는 것이 그런 면만 부각시켜 보도하는 언론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부인할 수 없는 증거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권위는 의원들의 의정활동 역량에 의해 좌우됨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국회는 우리가 선거를 통해 뽑은 우리 국민들의 대표들이 활약하는 기관이다. 올해 국정감사는 이전보다는 나아지겠지 하는 소망 가운데 10월의 국정감사장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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