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이물질 신고 건수 발표의 함정-C.S 칼럼(371)
식품이물질 신고 건수 발표의 함정-C.S 칼럼(371)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1.10.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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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숫자 이슈화 대기업 경쟁력 깎아내려
정부 부처 분석 자료-언론은 심층 보도 필요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국정감사 시즌에 항상 빠지지 않고 언론에 보도되는 단골 메뉴 중 하나가 식품 이물질 신고 건수에 관한 기사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된 식품 이물질 건수를 업체별, 종류별은 물론 행정처분 내역에 대한 집계자료를 공개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관련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사 제목만 보면 마치 식품 대기업 제품들이 위생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국민 먹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국방급식 관련 이물질 건수 역시 매년 빠지지 않고 국정감사 때마다 이물질 사진들과 함께 경쟁처럼 언론에 공표되어 보도된다. 국방급식의 경우 국회 관련 소위인 국방위원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실을 통해 앞다퉈 보도자료를 내고 기사화하고 있다. ‘군급식서 철사, 식칼, 개구리까지…해당 업체는 납품 계속 등…군에 자녀를 보낸 부모들이 보도 내용을 접하면 걱정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것이고 국정감사를 통해 관련 부처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하여 언론을 통해 공표하는 것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의 마땅한 책무이자 역할이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매년 거의 변화가 없다. 접수 건수나 이슈화되기 쉬운 이물질 유형 등만 부각하거나 대기업 위주로 문제점을 지적한다. 식품 이물질 건수를 자세히 분류해 분석하면 문제는 달라진다.

생산량이나 판매량이 많은 수억 개 이상 팔리는 제품에서 2개 나오는 수준과 몇만 개 또는 몇십만 개 판매 수량 중에 2개가 발생한 것을 비교하면 어느 경우가 위생관리 수준이 높겠는가? 판매량 대비 발생비율을 ppm(백만분의 일)단위나 ppb(10억분의 일) 단위로 평가해야 정확한 비교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 대기업들의 위생관리 수준은 세계 최상위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보도자료만 보면 마치 우리나라 식품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들보다 위생관리나 이물 관리 수준이 낮은 것처럼 인식되기 십상이다.

식품 이물질 발생단계를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브랜드사 제조공정 이물질 발생 건수보다 유통과정 또는 소비자 취급과정에서 발생하는 벌레나 곰팡이 등이 많다. 이렇게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현재 보도되는 이런 제목들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언론사들도 의원실에서 배포하는 자료만 보도하는 행태에서 벗어나 심층 취재를 통해 정확한 보도를 해야 진정한 국민의 알권리를 채워주는 사회의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정감사는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국민의 세금이 쓰이는 기관들에 대해 감시와 비판을 하는 대정부 견제 수단이다. 그래서 지적과 호통 등으로만 인식되는 국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업무수행을 성실히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하여 국민에게 제대로 된 행정서비스를 수행할 때는 칭찬과 격려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는 단순한 자료로 이슈화시키는 것보다는 전체적인 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보도자료를 낼 필요가 있다. 국정감사 때 나오는 보도자료만 본다면 우리나라 식품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의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기사들이 많다. 어느 나라 국회가 자국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에 앞장서는가? 하지만 지금까지 국정감사 때마다 우리나라 국회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사 제목과 보도 내용은 우리 기업들이 문제투성이인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회의원실에 자료를 제공하는 정부의 각 부처도 국민이 오해하지 않도록 정확한 분석자료를 제공해야 할 것이며, 국회의원실에서도 제공받은 자료를 심층 분석해 국민의 입장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보완해 보도자료를 내야 할 것이다. 특히 대중매체에서 담당 기자들은 일반 국민이 감지하기 어려운 숨겨진 진실들을 취재하여 그야말로 사실에 근거한 정론을 펼쳐 올바른 여론을 형성해 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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