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과 대체식품의 상호 보완-C.S 칼럼(375)
축산업과 대체식품의 상호 보완-C.S 칼럼(375)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1.11.0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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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푸드시스템상 지속가능한 미래 식량의 축
축산업 강점 살릴 가공업·창업 활성화 등 절실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일반적인 시장의 원리는 특정 산업이 활성화되면 해당 상품들이 시장을 잠식해 감에 따라 그에 반비례하여 시장에서 축소 또는 퇴출되어가는 상품이나 산업이 있게 마련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가축분뇨와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약 18%를 차지하는 축산 메탄가스 배출을 축소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식량난 문제, 건강 문제 등을 고려하여 축산식품 대신 채식 위주의 식사로 전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글로벌기업과 중견기업들까지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ESG 경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동물성 제품의 섭취나 사용을 기피하는 사람들을 위한 비건(Vegan) 제품들이 갈수록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콩이나 곡물, 채소, 세포단백질 등을 활용한 육류 대체식품들이 연구개발 수준에서 벗어나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 야후의 창업자인 제리 양, 홍콩의 최대부호인 리카싱 등도 대체육 기업에 대거 투자하는가 하면 네슬레, 유니레버, 다논 등 글로벌 식품기업들도 다양한 형태로 대체식품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대체식품 연구개발 및 상품화에 많은 투자와 조직을 보강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대체식품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풀무원 역시 어류세포 배양에 의한 대체육 개발과 조류를 이용한 단백질 생산 등에 관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PC그룹도 미국 푸드테크기업의 아시아 사업파트너로 참가했고, 롯데그룹도 중앙연구소를 통해 버섯균사체 발효를 이용한 대체육 개발에 뛰어들었다. 또 농심은 비건 식품 브랜드인 ‘베지가든’ 론칭을 통해 비건 식품 시장확보에 나섰다. 식품기업뿐만 아니라 SK와 한화도 대체식품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며 대열에 합류했다. 이처럼 세계적인 부호들과 대기업들이 대체식품 시장에 활발히 뛰어드는 것은 그만큼 이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회입법조사처에서는 지난 10월 25일 ’비동물성 단백질 유래 대체식품 산업 전망과 과제’라는 분석자료를 발표해 식품산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결론적으로 ”최근 국가푸드시스템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으로 건강 식단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전제하고, 특히 식사의 질을 좌우하는 단백질을 공급하는 대체식품 수요가 높은 환경에서 이들 식품이 미래의 식량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축산업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으로 고려한 상호보완적 관계에서 식품생태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원리 상 쉽지 않은 제안이다. 시장에서 새로운 유형의 제품군이 뜨기 시작하면 기존 시장에서 반드시 시장세를 잃어가는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니즈와 추세가 대체식품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축산업계에서도 가만히 관망만 하며 침체에 빠져들 것이 아니라 축산업의 강점을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전국 지자체마다 자기 고장의 한우나 양돈이 최고라며 자랑하는 곳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농산물가공에 대해서는 많은 지원과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축산물 가공에 대한 창업지원이나 교육에 비중을 두는 지자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농촌진흥청과 전국 농업기술원 및 지자체별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축산식품가공 교육 및 창업 활성화 등에 비중을 두고 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대체식품 산업의 발전과 함께 축산업의 발전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상호보완적 관계는 이러한 실제적인 경쟁력 확보 방안들이 실행되어야만 대체식품과 축산업 발전의 쌍두마차가 힘차게 달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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