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견-C.S 칼럼(38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소견-C.S 칼럼(389)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2.03.0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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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곡창지대 공급망 마비 곡물가 폭등 예상
식품업계 전쟁 장기화 대비 철저한 준비를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설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쟁까지 일으킬까” 하는 예측과 달리 푸틴 대통령은 2월 22일 러시아군에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으로 진입할 것을 명령했다. 진입 명분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러시아계 반군 간 분쟁이 격화되면서 이들 지역의 평화유지를 명목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속내는 나토의 동방 확장을 막고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포기하게 하면서,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유럽 내 안정적인 판매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전 세계적인 범위에서 일어난 패권 다툼을 일컬어 역사학자들은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이라고 한다. 러시아는 오늘날뿐 아니라 19세기에도 영국과 패권 다툼을 장기간 지속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유 중 하나가 물류비용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해양 운송의 원활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겨울에도 얼지 않는 부동항을 확보하는 것이었다. 이를 국가적 전략적 목표로 두고 러시아가 발칸반도와 한반도로 남하하면서 유라시아 대륙은 양국 간의 첨예한 대립 구도로 늘 긴장 관계가 형성되었다.

러시아는 2014년에도 우크라이나의 영토이자 부동항인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해 버렸다. 이번 전쟁에서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상징적으로 포위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만, 해안가 도시인 마리우폴과 크림반도 북부지역 해안 도시 헤르손을 점령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겨우내 얼어있어 몇 달 동안 꼼짝할 수 없는 블라디보스톡과 같은 항구만 보유하고 있다. 다량 보유한 천연가스와 각종 수출물 동량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으로 공급하고 있는 터라 자국의 이익과 세계 패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어떻게든 부동항을 확보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이권과 함께 정치적 패권을 확보하려 하는 것이다. 만일 우크라이나 침공이 좌절되면 다음은 한반도를 노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우리에게 당장 미치는 영향은 국제 원유가 인상과 곡물가의 폭등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시국의 어려움을 딛고 가까스로 경제 회복의 불씨가 살아나려는 시점에서 발발한 이번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의 빵 공장이라 불리는 세계적 곡창지대인 이곳의 곡물 공급망이 마비됨에 따라 세계적인 곡물가 폭등이 올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직수입물량은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입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게 되며, 그 여파는 곡물가 폭등으로 이어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한편, 러시아는 국제연합(UN)의 상임이사국이자 국제사회의 리더국이다. 호전적인 장기 집권 대통령으로 인해 온 세계가 충격과 혼란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볼 때,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치관과 인성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러시아 자국 내에서도 반전 시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누구를 위한 확전인지 안타깝고 답답할 뿐이다. 장기 집권으로 잔뜩 교만에 빠져있는 푸틴의 눈에는 스위스, 스웨덴 등 중립국들이 등을 돌리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현실이 보이지 않는가 보다.

어찌 되었든 우리 정부와 글로벌기업들, 특히 식품업계에서도 이번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여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할 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점령이 무산될 경우 한반도를 넘볼 수도 있음을 늘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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