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된 국제 유가와 곡물가 상승-C.S 칼럼(391)
현실화된 국제 유가와 곡물가 상승-C.S 칼럼(391)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2.03.2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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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후폭풍…애그플레이션 가시화
정부·기업 만일의 사태 대비 추가 비축 필요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후폭풍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이른바 애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일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뜻한다. 그만큼 곡물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주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크라이나의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와 곡물가의 폭등이 현실화되었다. 특히 식품 제조원가에 영향을 직접 주는 유가와 곡물가의 폭등은 코로나 장기화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다소나마 기지개를 켜려던 상황이었기에 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명분도 없고, 잘못된 정보에 의한 이기적이고 편향된 독재자 한 사람의 그릇된 판단으로 시작된 전쟁이라는 점에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와 같은 것이다.

전시상황인 우크라이나는 곡물의 수출을 전면 중단시켰다. 또 러시아군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비옥한 땅에 제때 파종도 하지 못하고 있는데, 최근 사임한 우크라이나 농업식품부 장관은 사임에 앞서 올 봄철 파종면적이 예년의 절반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전쟁이 조만간 끝나지 않는다면 앞으로 얼마만큼 곡물가가 상승할지 모르는 일이다.

국제적으로 농산물 작황 전망이 어두울 때 가장 큰 문제가 곡물 투기 세력의 개입이다. 세계적인 저금리 시대에 투기자본이 곡물 등에 끼어들면서, 공급 부족을 겪는 곡물을 대대적으로 사들이며 공급망을 조작하고 폭리를 취한다. 가뜩이나 힘든 원료시장의 폭군으로 나서면서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곡물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세계적인 거대 곡물회사들을 일컬어 곡물메이저라고 한다. 우리나라 곡물 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보이는 미국의 카길과 함께 아처 대니얼 미들랜드, 프랑스의 루이스 드레퓌스, 브라질의 벙기, 스위스의 가낙 등을 5대 곡물메이저라 부른다. 이들 곡물메이저와 투기 세력들은 싼값에 주요 곡물들을 대량으로 사들였다가 가격 상승기나 전쟁, 천재지변, 이상기후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공급이 크게 부족할 때, 시세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으로 판매해 폭리를 취하며 세계 곡물 시장을 교란하고 장악한다.

식량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는 곡물 대부분을 수입해 가공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인 뒤 국내에 판매하거나 수출한다. 그러므로 국제 곡물가 상승과 유가 상승은 곧바로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우리 기업에겐 현 상황이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정부 부처와 기업에서는 각기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해 위기관리 차원에서 수습해 가야 할 것이다. 또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일정량의 곡물을 추가 확보하고 비축해 두는 지혜가 필요하다.

아울러 곡물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국제 곡물에 대한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국내 농경지를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여의치 않을 땐 해외 농경지를 확보해서라도 위기 상황에 대비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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