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장류 세계화 ‘장류산업진흥법’ 등 법률·제도적 뒷받침돼야 가능
전통 장류 세계화 ‘장류산업진흥법’ 등 법률·제도적 뒷받침돼야 가능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5.1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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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확대 통한 중소 업체 경쟁력 제고에 필수
건강 지향·소비 트렌드 부응한 신제품 개발 절실
혼합장·장류소스 소비 늘어 정부 지원 땐 성장성
글로벌화 위해 품질 균일화·기능성 규명 등 필요
한국장류협동조합-식품산업진흥포럼 주최 ‘한국 장류 산업의 현재와 미래’ 심포지엄

코로나19를 겪으며 면역력 등 기능성을 갖춘 전통발효식품인 우리 장류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적기임에도 대부분 영세한 중소기업으로 구성돼 있는 국내 장류산업 여건상 시대 트렌드에 부합하고 시장을 선도할 연구개발 한계 등이 발목을 잡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전통 장류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법률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장류협동조합과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은 11일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 장류산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전통 장류 소비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해외시장 공략을 위한 법률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장류협동조합과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은 11일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 장류산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갈수록 기술 양극화현상이 도드라지고 있는 대-중소기업간 품질 격차를 줄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신속하게 소비 니즈를 대응해 중소 장류업계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방안으로 ‘장류산업육성진흥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HMR의 급성장과 서구식 식습관이 자리 잡음에 따라 전통 장류 소비는 갈수록 줄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트렌드를 면밀히 분석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고, 해외시장을 겨냥한 프로젝트형 시장개척 사업 확대 등의 전략적 대응을 위해서라도 법률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중소장류업체 경쟁력이 향상돼 현재 약 80%에 달하는 대기업 중심의 시장점유율 중 30%가량을 차지할 수 있고, 연구개발비도 매출액 대비 2.95%(현재 0.69%)까지 증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수환 소장
△김수환 소장

이런 상황에 한국장류협동조합·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주최로 11일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 장류산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김수환 중소기업과협동조합연구소장은 “장류는 전통 발효식품 중 가장 오랜 역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김치, 전통주 등과 달리 독립 정책이 없다. 그러다보니 지난 10년간 863건에 달하는 연구는 농기평, 농진청 등 공공기관 중심으로 진행돼 장류업계 독립적 연구개발은 찾아볼 수 없으며, 인력양성 프로그램도 없어 산업의 심각한 쇠퇴를 초래하고 있다”고 장류산업의 정책적 부재를 꼬집었다.

전통주의 경우 관련 진흥법 제정 10년 경과 후 생산액 23.3%, 업체수 17.8%, 매출액 38.9%, 수출액 7.4%가 각각 증가했으며, 특히 김치는 생산액 148.1%, 업체수 79.2%, 매출액 148%, 수출액 19.1% 늘었다는 것이 김 소장의 설명이다.

김 소장은 “장류는 전통발효식품으로 학계 및 연구계의 관심이 높은 분야이지만 연구결과가 상품으로 구현되는데 한계가 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소비자 취향이나 요리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소스 등 제품개발이 필요하지만 업체 대부분 자체 R&D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진흥법이 제정된다면 유통기한 짧은 부분을 해결할 유통구조 개선, 대기업과의 양극화 및 품질격차 해소, 소비수요 트렌드 변화 대응력 제고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구책 마련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소장은 △소비자 선호 및 수요를 담은 소비트렌드에 부응 체계 구축 △장류산업정책 효율적 운영 촉진 △장류산업 정책 활성화 지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분담 △전통장류 및 장인의 육성인프라 구축으로 가업승계 촉진 및 균형성장 도모 △장류산업 대부분 소상공인인 점을 고려해 새로운 규제가 안 되도록 설계 △우리농산물 사용 증대 및 농가소득 증대 도모를 장류산업진흥법의 제정 기본방향으로 제시했다.

△신동화 회장
△신동화 회장

신동화 한국식품산업진흥포럼 회장은 “국내 장류시장은 서구화된 식단과 젊은 세대의 외면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현재의 장류 형태로는 소비 확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장류산업 발전을 위해 △소비자 소비트렌드 부응 △건강 지향적 요구 대응 △건강식품 개발 △새로운 용도 개발 △미생물 활용 △안전성 문제 해결 등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장류산업진흥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신 회장은 “전통발효식품의 대표 주자인 장류의 발전은 우리 민족의 식문화 자존심을 지키는 수단이다. 시대 변화에 부응한 장류 제품의 변신과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제품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이를 법적 뒷받침할 장류산업발전진흥법 입법화는 필수”라고 재차 주장했다.

△정도연 원장
△정도연 원장

정도연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 원장은 “우리 전통장류는 세계적으로 차별화된 우수한 발효식품으로 예부터 전승·발전돼왔지만 현대에 와서 기후변화와 소비자 기호도 변화 등으로 인해 전통성과 산업적 가치 부분에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중앙부처, 지자체, 대학, 산업체, 소비자가 함께 우리 전통장류가 세계적 식품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이를 위해 장류 인식개선 측면에서 전통장류에 대한 과학적 정의 및 홍보가 필요하며, 기업경영 측면에서 협의체 강화와 관련 인프라의 적극적 활용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또 연구측면에서는 토착미생물의 종균첨가제 활용방안과 지역별 차별화된 복발효 기술 등이 필요하며, 시장 및 수출관련 해서는 소비자의 니즈 반영과 목표시장 개척을 위한 대형 프로젝트 발굴을 요구했다. 이를 수반할 제도적 부분에서는 소규모 장류제조 기업체 해썹 시설지원 확대와 김치, 전통주 등과 같은 장류산업진흥법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진중현 상무
△진중현 상무

진중현 대상 상무는 일본과 같이 우리도 장류를 통한 글로벌 한식문화 전파의 초석 마련을 위해서는 장류 전용 정보화·자동화 체계를 구축해 맛과 품질이 일정한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 상무는 “우리 전통식으로 제조한 메주와 이를 사용해 만든 된장의 가격이 비싼 이유는 메주를 만드는 공정이 아직까지 완전하게 공업화가 진행되지 않아 제조경비가 많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전통 메주의 제조과정에는 자연에서 유래한 수십 종의 곰팡이와 세균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표준화가 어렵고, 메주의 모양과 발효 조건에 따라 나오는 다양한 결과물에 대한 공장 규모의 연구결과가 없으며 관련한 전문설비 및 소재에 대한 연구결과도 부재하다”고 말했다.

반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일본의 간장은 △고압 단시간 증자 △저온 사입 △단백질 분해요소 고생산 균주 3대 혁신 기술로 제조 경쟁력 향상 및 품질 고도화를 이뤘다.

진 상무는 “국내에 이미 일본식 장류 제조기술이 유입되고 있으나 현재 기술로는 선행 국가 및 기업을 뛰어넘기에는 한계가 있어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식품산업에서는 제조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스마트 팩토리가 구축돼 있지만 현실적으로 장류업체는 여건 마련이 힘든 만큼 장류 생산과 품질의 상관관계 해석에 특화된 장류전용 QMS(Quality Management System) 시스템 보급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정수진 교수
△정수진 교수

정수진 전북대병원 기능성식품임상시험지원센터 교수는 국내 전통장류 산업의 육성과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장류의 건강 기능성과 안전성의 과학적 근거 자료 확보는 물론 현대 소비자의 식생활 트렌드 변화 및 환경을 반영할 수 있는 장류 소비 촉진 방안 모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향후 전통장류 식품의 과학화, 산업화, 글로벌화를 위해서는 과학적 표준에 기초한 안전성 확보를 위한 식품위해인자 검출 및 추적기술, 식품위해인자 제어(바이오제닉 아민, 아플라톡신 등)와 함께 마이크로바이옴 분석기술을 적용한 기능성 평가기술 확대를, 장류의 지속적인 소비촉진을 위해서는 식생활 트렌드 변화와 현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혼합 장류(소스 등)의 연구개발은 물론 장류의 건강기능성 규명 R&D 자료 축적 및 빅데이터 확보가 시급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이를 위한 다양한 기능성 평가 모델 구축 등 코리안 패러독스 규명 플랫폼 구축을 주장했다.

△김수희 교수
△김수희 교수

김수희 경민대 교수는 HMR 시장 성장세에 간장, 된장, 고추장과 같은 전통장류 시장은 갈수록 생산액이 줄고 있으나 혼합장은 연평균 7% 이상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가정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제품은 전통장류의 시장 약화에도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더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간편식 제품군 중 밀키트는 2017년~2020년 사이 400%의 증가세를 보일 정도로 주목을 끌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전통장류가 집에서도 손쉽고 편리하게 사용이 가능하다면 변화하는 식품·외식산업의 환경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고 전통의 식문화를 유지하며 국민의 건강과 식생활을 지키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장류를 이용한 사용 편이성의 장류 소스상품 개발과 다각화로 시장수요에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장류산업진흥법’은 현재 국회 계류 중에 있으며, 업계에서는 오는 6월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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