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퍼펙트 스톰의 파고-C.S 칼럼(401)
심상치 않은 퍼펙트 스톰의 파고-C.S 칼럼(401)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2.06.13 0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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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 동반한 경제 침체 가시화
타격 심한 식품 업계 현명한 대처 절실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자주 듣는 사자성어 중 ’설상가상(雪上加霜)‘이란 말이 있다. ‘눈 위에 서리가 내린다’라는 뜻으로 어려운 일이 겹친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말이다. 요즘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려오고 있다. 원래 기상용어로 개별적으로는 크지 않은 태풍이 다른 자연현상과 동시에 발생하여 위력이 점점 세져서 초강력 태풍급으로 발전해 큰 피해를 겪게 되는 현상을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부터 상승세를 보이던 세계 곡물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작한 이래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식용유 가격은 더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거기에 물가상승을 동반한 경제침체 국면까지 맞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세계는 지금 전례 없는 재난을 맞이하고 있으며, 이는 전쟁, 기후변화, 코로나19 때문이라고 했다. 코로나19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의 장기화로 국제 물류 네트워크가 마비되면서 공급망이 붕괴해 세계 각국에서 필요한 식량과 에너지의 물량확보는 물론 가격상승으로 인한 부담의 짐이 너무 무거워진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세계 7대 밀 생산국의 생산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중국은 지난해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를 보았으며, 인도는 최근 120년 만의 폭염 피해를 입었다. 서유럽 최대 농업국가인 프랑스도 이상고온 현상으로 올해 작황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지금의 형국이 자연재해와 인간들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재해가 겹친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인 ‘퍼펙트 스톰’ 상황인 것이다. 코로나19에 세계 주요 곡창지대들이 가뭄, 폭염, 폭우 등의 자연재해와 전쟁의 장기화로 세계 곳곳에서 식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굶주리는 사람들의 숫자가 코로나19 이전 8000만 명 선에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1억3500만 명 정도로 늘어났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현재는 3억2300만 명을 돌파해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고 밝혔다. 가장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지역은 아프리카, 남아시아, 중남미 개발도상국 등이다. 특히 에티오피아와 소말리아 등 사하라 사막과 인접한 나라들이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극심한 식량난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먹을 것이 없어 아이들이 죽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세계적인 공급망 붕괴 현상을 가져왔던 ‘코로나 펜데믹’의 여파에서 겨우 벗어나는가 싶었는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공급 차질과 국제유가 상승, 국내외적으로 불어닥치는 인플레이션은 특히 서민들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주는 넘기 어려운 파고(波高)이다.

유엔은 8일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12억 명이 식량과 에너지, 금융위기라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한 사람의 야욕에서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지구촌 전체인구의 1/5가량이 장기간 기아와 빈곤에 시달리며 살아가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을 지적한 것이다.

9일 역대 기획재정부 장관들이 모여 특별대담을 갖고 한목소리로 지금 우리나라를 둘러싼 상황을 ’총체적 위기’라고 진단하고, 한국경제가 ’퍼펙트스톰‘에 직면한 만큼 윤석열 정부가 개혁 추진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별대담 자리에 함께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새 정부는 민간 중심의 경제정책 대전환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사태 전 상황과 다를 바 없는 심각한 현실 앞에서 새 정부와 기업, 경제단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아갈 방향을 찾아 선명하게 제시하고 추진해 가야 할 것이다. 특히 타격이 심한 식품업계 경영진의 현명한 대처를 통해 ’퍼펙트 스톰‘의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게 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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