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가능한 위기 대응계획 수립의 중요성-C.S 칼럼(416)
실천 가능한 위기 대응계획 수립의 중요성-C.S 칼럼(416)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2.10.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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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시 고객·회사의 피해 최소화 방안 강구해야
대응팀 구성 시나리오별 정기 훈련 후 수정·보완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기업경영이나 단체운영, 국가경영에서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미리 준비하는 계획을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이라고 한다. 영세기업들 외에 어지간한 규모의 기업이나 단체는 모두 위기대응매뉴얼이나 비상계획을 가지고 있다. 대기업에서는 위기 대응 TF가 구성되어 위기 상황을 수습해 가도록 되어 있다.

사람은 상황이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환경이며 변수가 별로 없는 여건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을 잘한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불안정의 상황이 되고 급박하고 예측하기 어려우면 비이성적 판단을 내리기 쉽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와 판단을 할 수 있을 때 앞으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대응하며 수습해 갈지 정리하는 것이 위기 대응계획 또는 컨틴전시플랜이라 할 수 있다.

위기대응매뉴얼이 문서상으로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실제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실천 불가능한 매뉴얼이라면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기 대응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주기적인 훈련을 통해 회사 실정에 맞지 않아 개선해야 할 내용들이 발견되면, 현실에 맞게 수정·보완하는 작업을 거쳐 실천 가능한 매뉴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위기대응매뉴얼은 책장에 꽂혀 있는 장식에 불과하다.

매뉴얼의 천국이라는 일본에서도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의 여파로 엄청난 쓰나미와 함께 원자력발전소 폭발이 일어나자 수습 불가 상황이 되고 말았던 것을 전 세계가 기억하고 있다. 측정 불가의 방사능이 노출되고 해양과 인근 337㎢의 면적의 토양이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귀환 곤란 지역으로 오염되고 말았다. 이때 원자력 분야에 상당한 식견이 있다고 알려져 있던 간 나오토 당시 총리의 말에 따르면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인적 체계도 없었고 훈련도 하지 않았었다. 사고가 일어나고 처음 며칠 간은 원자로 상황을 파악하고 전문가들과 대책을 세워야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정확한 상황 파악도 하지 못했고 이렇게 중대한 사고가 일어날 것이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그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다는 점을 가장 안타깝게 생각한다”라고 당시를 회고한 바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주말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국의 대부분 국민이 큰 불편과 피해를 입은 것도 어떻게 보면 현실과 맞지 않은 위기대응매뉴얼과 시스템의 문제로 볼 수 있다. 내부지침에는 “화재 등 재난 상황 발생 시 카카오와 같은 핵심 서비스는 30분 이내 복구한다”로 되어 있었으나 현실은 어떠했는가?

위기 상황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발생할 수도 있으나,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평상시 합리적이고 이성적 판단이 가능한 상황에서 발생 가능한 온갖 위기 상황들을 예측해 보고, 그러한 상황 발생 시 어떻게 고객들과 회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최단 시간에 수습 가능케 할지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위기대응TF 구성과 수습 활동들을 위기 유형별로 시나리오를 작성한 다음 그에 대한 상황을 설정해 정기적으로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회사 실정에 맞지도 않은 두꺼운 매뉴얼 책자가 위기 상황 발생 시 회사를 어려운 상황에서 구해줄 수 없다. 지금이라도 위기대응매뉴얼이 실제 활용 가능한 매뉴얼인지, 다시 한번 심도 있게 검토해 보고 수정·보완해야 할 사항들은 과감히 현실에 맞게 고쳐가야 한다. 또 최소한 일 년에 한 번 이상은 시뮬레이션을 통한 교육·훈련을 시행해야 한다.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이 시사해 주듯, 위기를 잘 극복하면 회사가 위기 상황 발생 이전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위기 극복과 함께 새롭게 도약 가능한 위기 대응계획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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