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쌀, 원료 안전성 높이고 제조시간 줄여 고부가가치 원료로 각광
가루쌀, 원료 안전성 높이고 제조시간 줄여 고부가가치 원료로 각광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3.09.26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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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남아도는 쌀 생산 면적 줄이고 밀가루 대체
밥쌀 20만 톤 가루쌀 전환 식량 자급률 55.5%로
면·과자 등 신제품-지역 빵집 신메뉴 개발 지원
한국산업식품공학회 주최 ‘가루쌀 가공 기술 및 제품 개발’ 심포지엄

밀가루를 대체하는 다양한 용도를 가진 가루쌀의 식품업체 사용 확대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

가루쌀은 정부가 쌀 과잉 공급 문제가 심화되자 국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개발한 품종으로, 일반 쌀과 달리 쉽게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다. 쌀은 매년 20만t 안팎이 초과 생산되며 매년 평균 7000억원이 넘는 세금이 남아도는 쌀 구매에 쓰인다. 일반 쌀 재배 면적을 줄이고 가루쌀 재배 면적을 늘리면 쌀의 과잉 공급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고 밀과 함께 생산을 확대하면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심산이다.

가루쌀은 재배 방법이 일반 쌀과 같지만 밀가루를 대체하는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한국산업식품공학회가 14일 '2023 가루쌀 가공기술 및 제품개발 심포지엄'을 개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가루쌀 제품 및 기술 개발 사례를 공개했다.

심포지엄에서 농식품부 안유영 가루쌀산업육성반장은 ‘우리나라 식량주권을 위한 가루쌀 활성화 정책 추진방향’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농식품부는 쌀 수급균형 달성과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해 가루쌀 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루쌀은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나라 식량정책 목표를 달성하게 하는 주요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발표에 따르면 가루쌀은 벼 재배 인프라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논에서 밥쌀 대신 재배하기에 수월하다. 또 가루쌀은 6월 말에서 7월 초 늦은 모내기에 특화돼 겨울철 밀과 이모작에 적합해 밀 생산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가루쌀은 가루내기 적합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빵, 면, 과자 등 가공식품에서 새로운 국산 식품원료로 활용 가능하다. 이에 농식품부는 밥쌀 20만톤 재배를 가루쌀로 전환하고 밀과 함께 생산을 확대해 현재 44.4%인 전체 식량자급률을 2027년 55.5%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다.

농식품부는 가루쌀 생산부터 유통, 소비까지 일관된 체계로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외 쌀 가공식품 시장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쌀 수급균형 달성과 식량자급률 향상이라는 식량정책의 목표도 달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도별 식품업계의 가루쌀 수요 확대에 맞춰 안정적인 원료 공급에 집중할 방침이라고.

소비 측면에서는 식품업체의 새로운 제품 개발과 지역빵집의 신메뉴 개발을 지원한다. 또 가루쌀 R&D 과제에도 투자한다. 현재 면류, 빵류, 과자류 등을 중심으로 농심, 삼양식품, 이가자연면, 하림산업, 대두식품, 성심당, SPC삼립, 농협경제지주 등 업체들과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며 전국 20개 빵집에서 가루쌀 빵을 판촉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서는 전문 재배단지를 조성, 전략작물직불금 지급, 정부매입 등 지원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제도 확대를 시행해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로써 농식품부는 가루쌀 재배 면적을 올해 2000㏊에서 2026년 4만2100㏊로, 생산량을 올해 9만5000톤에서 2026년 20만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에 내년 가루쌀 관련 예산 정부안을 올해보다 대폭 늘려△생산단지 조성(31억원→91억원)△전략직물금(1121억원→1865억원) △정부매입(1조 4077억원→1조 7124억원)△제품개발(40억원→50억원)으로 잡았고, 신규로 △제품개발 50억원 △가공유통 20억원 △식품업계 융자 250억원을 투입한다.

안 반장은 “가루쌀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소비자 수요에 맞는 쌀 가공식품을 확대해 세계글루텐프리 식품 시장 진출을 활성화 하는 등 국내외 쌀 가공식품 전후방 산업을 확대하고 쌀 수급 균형과 식량 자급률 제고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심미분, 국산 쌀 사용 글루텐프리 쌀가루 제조 
원료 안전성에 공정 단축…다양한 제품 적용 가능

농심미분 경영지원팀의 김준공 팀장은 ‘가루쌀을 이용한 다목적 빵가루’ 제조 사례를 설명했다. 농심미분은 식품 사출(Food Extrusion) 기술을 적용해 글루텐프리 빵가루를 제조하고 있다. 이 제품은 국산 쌀을 주원료로 해 원료의 안전성를 높였고, 제조 공정 시간이 감소하는 등 강점들이 더해졌다.

김 팀장은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빵가루는 밀가루 빵을 제조해 분쇄해 만든 제품으로 제조 공정 시간이 길다는 한계점이 있다. 가루쌀과 사출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글루텐프리 빵가루는 국산 쌀을 주원료로 한다는 원료의 안전성과 짧은 제조공정 등 강점이 더해져 만든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가루쌀은 사출 공정에서 나타나는 단립종 쌀의 약점인 딱딱하고 질긴 식감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고, 해외에서 선호하는 가볍고 바삭한 식감을 구현하며 흡유율 또한 낮기 때문에 튀김류도 건강하고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농심미분의 가루쌀 빵가루는 다양한 모양 및 크기로 제조 가능해 적용 가능 제품의 범위가 넓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 팀장은 “가루쌀로 만든 글루텐프리 빵가루는 기술 개발을 통한 차별화된 품질로 국내보다 빵가루의 시장이 크고 강세한 해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 진입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C삼립, 쌀 발효한 풍미 소재 단맛·감칠맛 개선 
가루쌀 식빵, 관능 평가 7점 기준 5.5로 우수

SPC삼립 배기성 수석연구원은 ‘가루쌀을 이용한 식빵 제조’ 사례를 통해 가루쌀 식빵의 풍미를 개선해 최대한 쌀밥에 가까운 풍미를 구현하기 위해 풍미소재(해피하모니)를 첨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쌀을 발효해 만든 풍미소재는 GABA의 함량이 높고, 유리 아미노산 함량이 자사 기존 소재보다 높아 감칠맛을 높여주는 효과를 보였고, 노화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맥분 대비 3%를 첨가했을 EO 단맛의 질과 풍미개선 효과가 있었으며 반죽 물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배 연구원은 “가루쌀 식빵의 식감을 쌀밥의 쫀득한 식감과 유사하게 만들기 위해 탕종을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했고 맥분대비 20%의 탕종을 적용했을 때 씹힘성이 풍미소재만 적용했을 때보다 개선됐다”며 “완성된 가루쌀 식빵의 관능평가에선 7점 척도 기준 기존 식빵의 평균인 4.7에 비해 5.5의 높은 평가를 받아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제품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밖에도 포럼에선 사조동아원 최용석 생산본부장이 가루쌀을 재료로 한 프리믹스, 경기대학교 김현석 교수와 원광대학교 이창주 교수가 각각 가루쌀이 압출성형 과자류, 면류 제조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한국산업식품공학회 박영서 회장은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들을 통해 가루쌀 산업의 발전과 성장을 지원하고 쌀 소비 촉진과 확고한 식량 안보를 위한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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