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태국서 10년 내 일본 식품 추월 예상
K-푸드, 태국서 10년 내 일본 식품 추월 예상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3.11.03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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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쳐 인기 힘입어 10대서 성인까지 관심…대형 마트·편의점 판매
한국산 라면, 다양한 맛에 용량 커 식사용…수입시장 80%
젊은 층 한국 커피 음료에 빠져…RTD 합작 진출도
영화 속 과일소주 인기…새로운 경험 한국 스낵 수입 7위
간편식 냉동 떡볶이·만두 판매 급증…김치 수입도 증가
고추장 등 K-소스도 즐겨…건기식·펫푸드 향후 유망 품목
aT ‘~태국 주요 유통업체 분석 및 한국 농식품 진출 방안’ 보고서

최근 태국에서는 확산되는 K-컬쳐의 인기에 힘입어 10대뿐 아니라 성인들도 한국 식품을 자주 찾으며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각 유통채널에서는 다양한 한국 식품과 간편식을 구비하고 있으며, 한식프랜차이즈도 거리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또 대형마트에서는 한식 푸드코트를 개장해 손쉽게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최근엔 한국형 포차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태국에서는 K-푸드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행을 주도하던 일본 식품 대신 앞으로 5~10년 안에 한국식품이 지금보다 더 대중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한류 인기엔 분명 한계가 있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시장 경쟁력을 갖춘 제품 생산과 현지 소비자선호도 분석을 통한 제품의 개발 등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aT 방콕지사도 최근 ‘포스트 코로나 대응 태국 주요 유통업체 분석 및 한국 농식품 진출 방안’ 보고서를 통해 시장 확대 가능성은 분명하나 지속적인 판매가 이루어지도록 중장기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보고서 중 인기 식품과 유망품목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태국 내 인기 식품


자료 : aT
자료 : aT

● 한국 라면, 수입시장 1위

태국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약 55그릇으로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외식 위주의 식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가정 요리 비율이 늘어나 조리가 간단하고 편한 라면의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다.

태국 라면시장은 마마, 와이와이, 염염 등 3개 브랜드가 전체 라면시장의 86.7%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소형 브랜드 및 수입산 라면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선두주자 마마는 라면시장의 47.6%를 점유하고 있는데, 브랜드 명이 라면의 보통명사로 자리 잡을 정도다.

시장에서는 맛과 향이 강한 태국 라면부터 한·중·일 라면들이 모두 판매되고 있다. 특히 한국 라면은 한류 열풍으로 ‘불닭볶음면 챌린지’, ‘라면 먹방’ 등 관련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소비가 증가했는데, 현지의 모든 유통채널에서 각종 한국 라면이 매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한국 라면은 태국 라면을 포함한 다른 나라의 라면과 비교해 다양한 맛을 가진 제품군이 있으며 용량이 2배 이상 큰 편으로 한끼 식사용으로 충분하다는 점이 현지 소비자들에게 어필되고 있다.

한류 열풍이 계속되면서 한국 라면 소비는 계속 늘고 있다. 한국에서 출시하는 새로운 맛과 제품 및 한국 드라마에 등장한 제품에 즉각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유사 한국 라면도 등장해 경쟁하고 있다.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현지 수요가 높아지자 태국, 일본, 중국 등에서 한국 라면과 비슷한 디자인의 라면을 출시하거나 포장지에 ‘KIMCHI’, ‘맛있다’ 등 한국 라면을 연상시키는 한글을 사용해 소비자에게 혼동을 주고 있다. 이들 라면은 한국 라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어 가격에 민감한 현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태국의 라면 수입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전체 수입 금액은 4257만 달러로 코로나 이전인 2018년과 비교해 55.4% 증가했다. 한국은 태국의 라면 최대 수입국으로, 2022년 기준 수입액은 3407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입시장의 약 80%를 점유하고 있다.

● 부드럽고 달콤한 한국 커피음료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2023년 태국의 커피 시장 규모는 한화 약 2조4174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17년 180잔에서 2022년 300잔으로 급증했다. 또한 젊은 층의 소비가 늘면서 커피전문점 증가는 물론 이들의 RTD 시장 진출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태국 커피음료 시장은 버디와 네스카페가 주도하고 있으며 한국 커피음료로는 아라버스 커피와 트루 커피가 진출해 있다.

이 가운데 태국 유제품 기업 더치밀이 서울에프엔비와 협업하여 출시한 아라버스 커피는 기존 태국 커피음료보다 부드럽고 풍미가 좋아 세븐일레븐 등 주요 판매 채널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또 태국의 통신 대기업 트루에서 운영하는 트루 커피숍은 커피음료 시장 진출을 위해 2021년부터 남양유업과 함께 트루 커피를 생산해 판매 중이다.

프리미엄 즉석커피로 분류되는 이들 제품은 알루미늄 캔에 보관되는 현지 제품과 달리 맛의 변화를 막아주는 플라스틱 소재 용기로 제작돼 차별화하고 있다. 또 한국의 달고나 커피가 유행하면서 많은 현지 커피전문점들이 해당 메뉴를 출시하는 등 한국 커피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한국산 커피음료는 2020년부터 수입이 증가하면서 주요 커피음료 수입국 중 3위를 차지하고 있다.

● 과일 소주 큰 인기

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위스키의 소비가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OTT 플랫폼으로 접한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에 소주가 자주 노출되면서 인지도와 관심이 높아졌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소비가 늘어났다.

현지에서는 과일 맛 소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딸기 맛 제품이 반응이 좋은데, 이는 딸기가 비싼 편에 속하기 때문에 비교적 저렴한 과일소주로 대리만족을 얻는 것이다. 현지에서 한국 소주의 가격은 130바트 대에 형성되어 있으며, 태국 소주의 가격은 90바트 정도다.

이처럼 소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태국 주류 업체의 소주 시장 진출도 늘어나 출혈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현재 태국 내 소주 시장의 선두주자는 ‘건배 소주’로 2019년 브랜드 설립 후 4년 동안 한화 약 114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고, 2020년부터 3년 동안 태국 전체 소주 시장의 평균 60%를 점유하고 있다. 건배 소주는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태국인들의 기호에 맞춘 딸기 맛, 포도 맛, 요거트 맛 등 다양한 맛의 소주를 출시하여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국의 대표 음료 및 주류 브랜드 카라바오의 계열사인 Tawandang 1999도 새로운 소주 브랜드 ‘태양 소주’를 출시해 모던한 이미지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선물, 니르바나 등 현지 소주들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어 현지 소주 시장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김치 찾는 현지인 늘어

한류 열풍으로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접하는 빈도가 높아지면서 김치를 찾는 현지인들이 늘었다. 이에 한국산 김치의 태국 수출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가파르게 증가했고, 2021년부터 조금씩 감소세를 보였으나 2022년 다시 2018년 수준으로 회복했다. 한국 김치의 가격은 5천 원~2만 원/500g 선으로, 1500원/500g 선인 중국 김치와는 가격 차이가 크다. 한편, 비비고는 편의점 판매를 염두에 두고 용량을 100g으로 줄인 소포장 배추김치와 고수김치를 출시했으며,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여 태국 시장에 적합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 빠르게 증가하는 한국 스낵류

코로나 기간 K-콘텐츠를 접하는 빈도가 늘면서 새로운 경험을 선호하는 태국 MZ세대의 요구와 맞물려 한국 스낵류 소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국 스낵류 수입도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여 2022년 태국 스낵류 주요 수입국 7위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 식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한국 마트, 식료품점 수의 증가와 한국 스낵류의 제품군 확대로 한국 스낵류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태국 스낵류 시장은 팬데믹 이후 저당, 저지방 및 저염 등 건강트렌드가 우세하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태국 소비자는 달콤한 맛의 비스킷보다 과일 스낵과 에너지바가 건강에 좋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이에 허쉬와 몬델레즈 등 주요 초콜릿 회사들은 식물성 초콜릿을 개발하였고, 이에 맞춰 태국 식품업체도 곡물을 활용한 건강스낵 출시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또 MSG 무첨가, 무방부제, 글루텐프리 제품 등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곡물이 함유된 개미식품의 ‘곡물그대로21’이 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 떡볶이‧만두 인기 두드러져

태국의 냉장‧냉동 간편식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도시화와 소비자의 구매 행동 변화로 빠르고 간편한 식품의 수요가 증가했고, 현대적 유통매장의 지속적인 확장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또한 계속적인 수요 증가와 건강의식 향상으로 냉장‧냉동 간편식 소비는 앞으로 연평균 10~12%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 중국, 일본, 이탈리아 등 다양한 국가의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메뉴 제공도 시장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최근엔 한국 냉장‧냉동 간편식이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품목은 떡볶이와 만두다. 한류 이전 태국에서는 일본산 만두가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한류와 간편식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한국 만두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식‧소스‧펫푸드 유망


최근 불어온 한식 열풍은 K-컬쳐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아 성장했다. 따라서 K-컬쳐의 인기가 지난 후에도 한국식품이 시장 내에서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최근 태국에서는 건강한 식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와 함께 태국 정부의 설탕세, 소금세 부과 계획 등 소비자 건강이 강력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 식품만의 풍미는 유지하되 건강한 식품에 부합하는 식품의 개발을 통한 진출전략의 수립이 중장기적으로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건기식, 대체육, 펫푸드 등은 아직 시장 초기 단계이나 현재 한국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와 인지도에 힘입어 추후 유망품목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K-컬쳐 인기와 집밥 트렌드 확대, 태국인 입맛에 맞는 맛으로 고추장, 갈비양념 소스, 불닭 소스 등 한국 소스도 인기를 얻고 있어 앞으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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