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보관 및 취급 시 유의 사항-C.S 칼럼(462)
생수 보관 및 취급 시 유의 사항-C.S 칼럼(462)
  • 문백년 사무총장
  • 승인 2023.11.2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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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순수해서 오랜 보관 문제없을 것’…오해
소비 단계 녹조 등 발생…햇빛 피하고 온도 지켜야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문백년 사무총장(한국식품기술사협회)

상당 기간 잘 마시던 생수통에 녹색 이끼 모양의 이물질이 둥둥 떠다닌다면 제조사의 잘못일까? 유통사업자의 잘못일까? 소비자의 취급보관 문제일까?

생수로 불리는 먹는샘물의 유통 및 보관, 소비단계 취급과정에서 여러 가지 유의할 사항들이 많다. 개봉 후 최종 소비까지는 많은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대용량(18.9ℓ) 제품은 최종 소비까지 시일이 오래 걸리기에 보관과 취급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먼저는 녹조 발생의 문제다. 녹조는 햇빛에 오랜 기간 노출되거나 강한 조명 등 빛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 소비가 많지 않은 곳에서 대형생수통을 구입해 마실 경우, 빠른 소비가 이뤄지지 않아 물이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녹조가 발생할 수 있다. 처음 생수통을 갈아 끼울 때는 분명 보이지 않았기에 소비자들은 놀라서 제조업체에 불량제품이라며 클레임을 청구한다. 이는 제조사 문제가 아니라 소비단계의 취급상 문제다.

물 소비량이 많지 않을 때는 대용량의 물을 주문할 것이 아니라 소비량에 맞는 적당한 용량을 주문해야 한다. 또 한꺼번에 많은 양을 주문해 보관하면서 마시기보다는 바로바로 소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 번 개봉한 생수는 최대한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보관 시 햇빛이나 조명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생수통 커버를 씌우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생수에 대한 오해가 많은 것은 ‘첨가되는 것이 없는 순수한 물인데 오랫동안 보관한다고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의외로 생수도 보관온도와 일광 노출, 조명 및 환경에 매우 민감하다. 대용량 제품뿐 아니다. 소용량 PET 제품이라도 장시간 햇빛에 노출되거나 실내에서도 할로겐램프 등 강한 조명 아래 장기 노출시 녹조현상이나 물곰팡이 등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여름철 해수욕장이나 계곡 등에서 많은 양의 생수를 제대로 된 창고가 아닌 통풍이 전혀 되지 않는 곳에 천막을 씌워 장기간 보관하거나 일광에 노출하는 바람에 녹조나 곰팡이가 발생해 종종 문제가 된다.

녹조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겨울철 영하의 기온이 장기간 계속되다 보면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면서 물에 용해되어 있던 각종 미네랄 성분들이 응집 현상을 일으켜 은빛의 응집물이나 갈색 또는 검은색 응집물이 둥둥 떠다니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든 현상은 유통보관 상 온도 편차가 심하거나 햇빛 노출, 강한 조명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이다. 특히 비닐하우스 내에 설치해둔 대형생수통의 경우 일광 노출이 많은데다 고온 다습한 환경이라 이런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대형생수통의 경우 물이 약간 남아 있는 상황에서 물통을 빼 보관하다 보면, 곰팡이나 물때 등이 생긴다. 이를 두고 제조업체에 클레임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이 종종 있는데, 업체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개봉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물질이 들어 있다면 제조업체에 클레임을 제기하는 것이 맞지만 유통과정에서 도매상이나 소매상 등에서 보관과 취급이 잘못되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제조업체는 제조과정에서 위생 및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며, 유통사업자는 보관 및 취급과정에서 적정온도 보관 및 직사광선에 장시간 노출 방지 등에 신경을 써야 한다. 소비자는 소비단계에서 올바른 사용법, 보관법을 지켜야 하며 업체에 클레임을 제기하기 전에 소비단계에서 본인의 과실로 인해 발생한 문제는 아닌지 확인하고 업체의 과실임이 분명할 때 클레임을 제기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소비자 민원이 제기된 건에 대해 무조건 제조업체의 귀책 사유로 판단하면 안 된다. 또 유통업자와 소비자의 책임과 의무에 대한 다양한 교육‧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쳐 국민건강에 기여하고 불필요한 분쟁으로 사회적 낭비가 없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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