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사] 2024 갑진년(甲辰年), 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를 시작하며....
[신년인사] 2024 갑진년(甲辰年), 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를 시작하며....
  • 하상도 교수
  • 승인 2024.01.02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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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식품 이슈에 균형추·길라잡이 역할
청룡의 해 맞아 식품 업계 풍요로운 성장 기대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하상도 교수(중앙대 식품공학부·식품안전성)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열렸습니다. 이는 육십 간지의 41번째로 푸른색의 '갑(甲)’과 용(龍)을 의미하는 ‘진(辰)’이 만나 ‘청룡(靑龍)’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중앙대학교의 상징이 청룡이라 제게는 더욱 뜻깊은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지난 2023년은 최근 인류를 괴롭히며 산업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꾼 코로나가 종식된 해로 다사다난했던 해였습니다. 그러나 올 갑진년은 권위, 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용(龍)의 해라 풍요롭게 성장할 식품 산업계에 큰 선물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2010년 9월부터 시작된 식품음료신문의 칼럼을 통해 식품 관련 주요 사건·사고나 이슈에 대해 객관적 논평과 해설을 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작년엔 식품 관련 사건·사고가 꽤 많았습니다. 수출용 라면 2-CE 초과 검출, 온라인 배달 육회(肉膾) 식중독균 오염, 미승인 GMO 주키니호박 유통, 자연독 토마틴 방울토마토 구토 사건, 미니 카스테라 보존료 안식향산 재검사, 수입 아보카도 살충제 검출,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 처리수 해양 방출, WHO의 감미료 아스파탐 발암물질 지정, 밀크셰이크 리스테리아 식중독, 美 수산물 비브리오 패혈증 식중독, 칭다오맥주 공장 방뇨 사건, 럼피스킨(LSD) 발생, 식품첨가물 아질산나트륨 자살유발물질 지정 논란, 볶음밥 증후군 세레우스 식중독균 발생 등에 대해 다뤘습니다.

식약처 등 우리 정부의 식품 관련 정책·제도, 규제에 대해서도 논평해 왔는데, 합리적이고 시의적절한 정책에는 칭찬과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불합리한 규제엔 비판과 제언을 덧붙였습니다. 대체(代替)식품의 정의와 안전관리 기준, 아시아 태평양 식품안전 규제기관장 협의체(APFRAS) 설립, 식품 재검사(확인 검사) 제도, 환경부의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 규제 자율화, 식품 이물(異物)관리 제도 등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 외에도 설탕 대체 감미료 에리스리톨, 김에 사용된 감미료 사카린나트륨, 고카페인 에너지음료, 식품 알레르기와 주의 표시, 수산물 소비행태와 국가 안전관리 체계, 황사와 미세먼지, 슈거플레이션,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H2O), 식품 업사이클링, 대체우유 시장, 개고기 식용 논란, 감미료 수크랄로스, 저탄소 식품산업, 유기농(Organic) 시장, 근(筋)테크 열풍, 슈링크플레이션 등을 생각해 봤습니다.

지난해 가장 뜨거웠던 뉴스는 누가 뭐래도 WHO의 감미료 아스파탐 발암물질 지정인 것 같습니다. 그 발단은 식품시장에 불고 있는 ‘제로슈거’ 열풍의 주인공인 설탕 대체 감미료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제동을 건 것입니다. 2023년 7월 14일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공식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 WHO의 결정에 대해 소비자들이 경각심을 가지거나 불안해할 때가 아니라 전문가들이 인체 발암성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해야 하는 단계라 했습니다. 즉, 아스파탐의 2B군 분류는 설탕보다 강한 감미료의 단맛을 탐닉하지 말 것과 당뇨와 비만 등 질병 예방을 위해 지나치게 감미료가 든 가공식품에 의존하는 소비자 행동에 제동을 건 경고 정도로 받아들이라는 겁니다.

두 번째 뉴스는 수출용 라면 2-CE 초과 검출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2021년 8월 6일 독일에 수출한 모듬해물탕면 채소믹스와 면에서 발암물질 에틸렌옥사이드(EO)의 대사산물인 ‘2-클로로에탄올(2-CE)’이 검출돼 난리가 났었습니다. 실제 검출된 물질은 EO가 아닌 비발암성 환경오염물질 2-CE인데도 말입니다. 수출 라면 EO 사건은 2021년 5건, 2022년 8건 모두 유럽에서 발생했는데, 우선적으로 유럽연합(EU)과 대만이 EO와 2-CE를 합쳐 관리하는 현재의 불합리한 규격을 CODEX(코덱스)와 연계해 2-CE 잔류량만 별도로 관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세 번째 뉴스는 칭다오맥주 공장 방뇨 사건으로 본 중국산 수입식품의 위생관리 논란인 것 같습니다. 작년 10월 19일 중국 칭다오맥주 제3공장에서 한 직원이 주원료인 맥아 보관창고에서 소변을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중국,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들의 불안이 증폭된 사건입니다. 이를 계기로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 식품에 대한 검역·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해야 합니다. 중국식품을 수입하는 유통업체들은 스스로 ‘1차 검역’을 한다는 생각으로 가격보다는 제품의 안전성을 우선 관리했으면 합니다. 소비자들도 식당이나 급식 원재료는 선택하기 어렵겠지만 가공식품은 표시를 보고 구매 여부를 판단하면 되니 ‘중국산’에 대한 합리적 선택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방송에 출연한 쇼 닥터나 검증되지 않은 가짜 전문가들의 말을 여과 없이 믿습니다. 물론 정부나 학계에 대한 낮은 신뢰도에는 우리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일부 학자들이 양심을 버리고 이해 당사자의 입 역할을 해 온 사례가 있었고 정부도 힘 있는 사람이나 목소리 큰 이해당사자의 요구를 받아 주면서 만든 불합리한 규제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앞으로도 언론이나 SNS를 활용해 식품시장과 정보의 감시자, 그리고 누명 쓴 음식의 억울함을 풀어 주는 해결사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생산자-소비자, 정부-산업계 등 이해관계와 찬반 논란이 불붙었을 때 객관적이고 공정한 균형추 역할도 해 나갈 것입니다.

갑진년(甲辰年)에도 ‘하상도의 식품 바로보기’가 뉴스와 SNS를 달구는 식품 관련 이슈의 중심에 서서 식품산업의 바람직한 길라잡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 애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식품음료신문과 식품 바로보기가 식품 분야 지식의 원천이 되도록 힘을 보태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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