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마케팅’ 열풍…식품·유통업계 “다 계획이 있구나”
‘기생충 마케팅’ 열풍…식품·유통업계 “다 계획이 있구나”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3.04 0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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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깡·꽃게랑·오징어땅콩·필라이트…영화 등장 후 뜻밖의 수요 몰려 특수 만끽
오마주·패러디 콘텐츠 등 만들어 대대적 홍보
유통가 스타상품 판매…맥주에 안성탕면 증정도

식품·유통업계가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계기로 관련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수상으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특수를 노린 것. 덕분에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내수 경기에 숨통이 트이겠다는 희망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필라이트’ 등 영화 속 등장하는 라면·주류·제과 업체는 뜻밖의 호재로 한 해의 실적 개선까지 노리고 있어, 이를 기회로 본 식품업체들도 각양각색의 오마주, 패러디 콘텐츠를 만드는 등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 활동들을 쏟아내고 있다.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필라이트’ 등 영화 '기생충' 속 등장하는 라면·주류·제과 업체들이 뜻밖의 호재로 한 해의 실적 개선까지 노리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필라이트’ 등 영화 '기생충' 속 등장하는 라면·주류·제과 업체들이 뜻밖의 호재로 한 해의 실적 개선까지 노리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기생충의 가장 큰 수혜기업은 ‘짜파구리’의 농심이다. 국내외 유명 SNS 인플루언서들 사이에서도 ‘짜파구리 먹방’이 이어지고 있다. 

농심은 오는 3월 미국 시장에 완제품으로 만든 짜파구리를 컵라면 형태로 출시할 예정이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을 전후해 해외에서 판매 요청이 줄을 잇자 아예 완제품으로 내놓기로 한 것이다. 농심은 국내 시장에는 완제품보다는 라면 수프의 자유로운 조합이 가능한 패키지 형태의 짜파구리를 내놓을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짜파구리 외 영화 속에 나온 다른 식품들도 뜻밖의 특수를 누리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영화에 등장한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참이슬’ 매출이 각각 18.9%, 17.4% 신장했고, 농심의 ‘새우깡’과 오리온 ‘오징어땅콩’ 등 과자류도 16.9% 늘었다. 빙그래 스낵 ‘꽃게랑’도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꽃게랑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증가했다.

이에 식품업계는 ‘기생충 특수’를 노린 각양각색의 오마주, 패러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팔도는 기생충을 패러디해 만든 자사 대표 상품 ‘더 왕뚜껑’ 광고 계약을 2월까지 연장 집행했다. 더 왕뚜껑 광고는 이미 계약이 종료된 상황이었으나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주목받자 연장을 결정했다. 극중 동익(이선균 분)의 막내아들 다송(정현준 분)이 그린 그림을 왕뚜껑으로 바꿔 재미를 더한 해당 광고는 이미 지난 10일 한 케이블TV의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 중간에 3차례 노출돼 효과를 봤다.

OB맥주는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기 전인 7일, 아카데미 4관왕을 예언하듯 기생충 포스터에 아카데미를 상징하는 오스카상이 카스 맥주팩을 어깨에 지고 있는 포스터를 공식 SNS 계정에 올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OB맥주의 ‘카스’는 영화에 출연한 배우 최우식과 시청자 선택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는 유튜브 영화인 ‘아오르비(AORB)’를 제작한 바 있다.

CJ헬스케어는 “내일 아침까지 술 마시겠다”는 봉준호 감독의 수상 소감에 착안해 ‘컨디션 헛개’를 홍보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컨디션-애술의전당’에 기생충 대신 헛개충 패러디 포스터를 올리고 술자리 감독상, 회식 각본상, 폭탄주 작품상, 꽐라 장편 영화상 등 기생충이 받은 수상내역을 패러디했다.

△영화 속에 나온 식품들이 뜻밖의 '기생충'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식품업계는 이를 노린 각양각색의 오마주, 패러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팔도오비맥주 공식 SNS)
△영화 속에 나온 식품들이 뜻밖의 '기생충' 특수를 누리고 있다. 식품업계는 이를 노린 각양각색의 오마주, 패러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팔도오비맥주 공식 SNS)

유통업계도 ‘짜파구리’ 패키지를 자체 제작해 판매하는 등 ‘기생충 스타상품’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편의점 GS25는 K-시네마의 인기를 이어가고자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자사 앱 '나만의 냉장고' 쇼핑몰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 채끝살 등으로 만든 ‘부채살 짜파구리’ 세트를 1000개 한정 판매하고, 봉준호 감독의 성인 '봉'이 들어간 제품에 대해 특가 할인 판매를 진행한다.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부채살과 채끝살 1+1 행사와 짜파게티와 너구리 봉지면 패키지 상품을 구성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세븐일레븐은 짜파구리와 너구리를 함께 구매할 때 14%까지 할인한 가격에 판매하고, 필라이트를 5개 구매하면 안성탕면을 무료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한다. 영화에서 술 안주로 등장한 새우깡, 오징어땅콩도 할인된 가격에 선보인다.  내달 한 달간은 삼성 앱카드를 활용해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같이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500원에 판매하는 초특가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마트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 메시지를 SNS에 남긴 10명을 추첨해 1만원 상품 교환원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롯데마트도 “너는 계획이 다 있구나”라는 극 중 대사를 활용해 밸런타인데이 판촉 활동을 해 호응을 얻었다.

업계 관계자는 “‘기생충’의 아카데미 석권이 영화계를 넘어 국민적 화제가 되면서 짜파구리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며 “한국 영화가 한국 음식, 문화와 손잡고 세계에 진출하는 좋은 사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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